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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춤추는 숲. 자본의 위력도 막을 수 없는 마을 공동체의 끈끈한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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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미산 마을. 행정구역상으로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서교동, 망원동에 위치한 작은 동네에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이 있었다. 


마을이라는 이름조차 낯설게 다가오는 서울이란 삭막한 도시. 보다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꿈꾸며 살아온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비교적 즐거운 공동체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는 시대. 넉넉하지 않지만 갓 볶은 커피와 갓 지은 밥도 나눠먹을 줄 아는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도시화가 되기 직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아왔던 훈훈한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성미산 마을에 정착한 주민 강석필 감독과 다큐멘터리 영화 <경계도시>를 연출했던 홍형숙 피디는 다큐멘터리 영화 <춤추는 숲>을 통해 유쾌하지만 다사다난했던 마을 풍경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는다. 


도시 속에서 색다른 삶을 꿈꾸며 살아온 성미산 마을 사람들에게, 마을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성미산은 그들의 고향이자 터전 같은 곳이었다. 마을 이름을 ‘성미산’이라고 부를 정도로 성미산에게 큰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에게 성미산은 자연과 벗할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체험 학습장이자, 편안한 휴식 공간이었다. 


하지만 2010년 한 교육재단이 그들이 갖고 있는 부동산을 이용, 성미산을 깎아 학교를 이전하겠다고 하자, 평화로웠던 성미산 마을에 전운이 감돈다. 성미산은 마을 사람들에게 단순히 동네 뒷산이 아닌, 그들의 삶터이자 놀이터이고 배움터이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평화로운 해결 방법을 모색하지만, 교육 재단과, 교육 재단의 편을 들어준 행정당국의 완고한 뜻을 쉽게 꺾을 순 없었다. 


해발 66미터의 아담한 동네 뒷산을 지키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로 뚝딱 만들어낼 정도로 파란만장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성미산 사람들은 1994년부터 성미산에 옹기종기 모여 살 때부터 그랬듯이 그들답게 춤추고 노래하며, 즐겁게 포클레인의 위협으로부터 산을 보호하고자 한다. 





자본의 위력에 힘없이 굴복당하는 성미산을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13살 승혁이는 말한다. 생명에는 주인이 없다고. 모든 생명에는 주인이 없는데, 학교를 만들려는 이 산에는 너무나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고. 그렇게 성미산 마을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함께 어울려 자라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며 건강하게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성미산을 지키고자 했던 마을 사람들의 그간 흘린 땀은 실패다. 결국 성미산은 자본과 권력에 위협에 자신의 일부를 내주어야했고,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무소속으로 직접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나섰던 쟁이는 깊은 상처를 안고 긴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 뒤에 더 강해진다고,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성미산을 지키며, 예나 지금이나 즐겁고 밝게 긍정적으로 그들이 꿈꾸어왔던 행복한 마을 공동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성미산의 따스한 온기를 받으며 서로를 포근히 감싸주는 성미산 마을 사람들의 유쾌한 성미산 지키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라면 한번쯤 꿈꾸고픈, 자연과 사람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진정한 힐링이 성미산 마을에 있었다. 


PS. 성미산 마을 주민이자, 성미산 마을에서 각각 도깨비, 뚝이로 불리는 배우 정인기와 고창석이 출연한 예고편도 놓치지 말아야할 포인트. 


한 줄 평: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울려지는 유쾌한 삶.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지요 


*오마이스타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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