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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진짜사나이 류수영 퍼펙트 가이보다 빛났던 뭉클한 전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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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앞서 방영하는 <아빠 어디가>와 더불어 스타 예능인 없이도, 그 시대 대중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좋은 컨텐츠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좋은 예다. 기존 스타 예능인에 의지하기보다, 샘 해밍턴, 류수영, 손진영, 박형식 등 예능감 출중한 신선한 얼굴들을 앞세웠다는 점도 예능 관계자는 물론 예능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숙원인 새 예능 스타 발굴에 기여한 것도 <진짜 사나이>가 큰 사랑을 받는 비결 중 하나다. 





군대의 모든 훈련 중에서도 갑 중의 갑 '유격 훈련'이 끝난 다음날. 지난 30일 방영한 <진짜 사나이>는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입대한 김수로, 서경석, 샘해밍턴, 류수영, 손진영 이병의 진급 심사를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방영 내내 열정적인 훈련 태도로 항상 최우수 병사를 놓치지 않았지만 현재 심각한 어깨부상을 앓고있는 김수로. 한 때 육사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나이에서 오는 체력적 한계에 부딪치는 40대 이병 서경석. 유격훈련으로 '열외왕' 타이틀을 더더욱 굳건히 거머쥔 영원한 구멍병사 호주형 샘해밍턴. 샘해밍턴과 함께 구멍병사 듀오를 구성하고 있으면서 설상가상으로 갈비뼈에 금이 간 비운의 손진영까지. 이중에서 무난하게 진급 심사에 통과할 '진짜 사나이' 병사는 류수영 이병밖에 보이지 않았다. 


방영 초기, 사격 훈련에서 잠시 굴욕을 당하기도 했지만, 류수영의 병영 생활은 완벽 그 자체였다. 태생 자체가 모태 FM 군인이었던 장혁이 등장하기 전까지, <진짜 사나이> 최고의 퍼펙트 병사는 단연 류수영 이었다. 





게다가 류수영은 모두에게 추앙받는 에이스면서도 동시에 성격까지 좋다. 배우라는 직업상 예민하고 까탈스러울 법도 하나, 류수영은 모든 것이 칼같이 기계적으로 상부의 명령대로 복종해야하는 군대에서도 그 흔한 짜증도 내지 않고 모든 것을 웃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사격을 못해서 얻은 굴욕적인 별명 '평화주의자'가,  지난주 방영한 유격 훈련 2탄에서 공포의 레펠 훈련을 앞두고도 경치 구경 삼매경에 빠질 정도로 고된 병영 생활을 낙천적으로 이겨내는 긍정 끝판왕 류수영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애칭이 된 셈이다. 


하지만 군대는 <진짜 사나이>에서 늘 강조하는대로 혼자서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닌, 전우들의 팀워크와 전우애가 중요시 여겨지는 집단이다. 병사들 중에서도 뛰어난 체력과 모범적인 군생활로 독보적인 에이스 병사로 추앙받는 장혁과 류수영이 전형적인 군인 체질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큰 호감을 얻는 것도 그들이 전우들에게 보여준 자상한 배려가 한몫한다. 





류수영이 <진짜 사나이>에서 돋보인건, 혼자서만 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훈련에서 류수영은 샘 해밍턴과 함께였고, 한국 병영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열외되는 호주형 샘 해밍턴이 잘 할 수 있게 다독이고 챙겨주는 것은 언제나 류수영의 몫이었다. 


이번 진급심사에서 실거리 사격,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등 한국 나이로 35살 류수영이 보여준 체력과 운동신경은 20대 초중반의 남성들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에서 합격 기준을 훨씬 웃도는 기록을 세우며 특등으로 합격한 류수영은 3km 뜀걸음만 통과하면 모든 군인들의 로망 트리플 크라운도 가뿐히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류수영은 기록 대신, 전우를 택했다.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도 가볍게 넘기는 강철 체력 류수영에게 3km 뜀걸음은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진급 심사에 참여하는 모든 이등병들이 속속들이 완주하여 부대 내에 들어오는 와중에도  류수영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류수영은 언제나 뜀걸음에서 힘들어 열외하였던 샘 해밍턴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샘 해밍턴의 속도에 맞추느라, 류수영에겐 유난히 힘든 달리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류수영은 자기 때문에 류수영까지 뒤쳐지는게 미안해서 먼저 가라는 샘 해밍턴의 말에도 불구, 샘 해밍턴이 뜀걸음 도중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도록 끝까지 그와 함께 맞춰 달리는 배려를 보여주었다. 


류수영뿐만 아니라, 김수로, 서경석도 갈비뼈 부상으로 모든 진급 심사 체력 측정에서 열외를 하였던 손진영을 위해 같이 달려주는 뭉클한 전우애를 발휘하였다. 





하지만 뭉클한 장면도 잠시. 감동은 감동이고, 기록은 기록이었다. 끝까지 완주하였지만 기록에서 뒤쳐진 다섯 '진짜 사나이'는 뜀걸음 불합격은 물론, 체력 종목에서 불합격하는 위기를 겪었다.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에서 특등으로 합격한 류수영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나 류수영은 샘 해밍턴과 함께 달리느라 제한 시간 내 도착하지 못한 거라, 샘 해밍턴의 미안한 마음은 더욱 커져간다. 


다행히, 이병에서 일병으로 넘어가는 진급 심사는 무사히 전원 통과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일병으로 통과된다고장담할 수 없었던 체력 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합격과 1등이라는 영광을 뒤로하고 다소 뒤쳐지는 전우와 함께 달린다는 것은 쉽게 발휘할 수 없는 배려와 희생이었다. 앞서 모든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류수영과 평소 강한 승부욕을 내비춘 김수로인터라 뜀걸음에서 기록 욕심을 낼 법도 하다. 그러나 그들은 기록과 등수가 아닌 전우를 택했고, 그들이 보여준 배려와 양보는 샘해밍턴과 손진영까지 무사히 완주하는 기록 이상의 감동을 자아내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조차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약육강식 법칙을 은밀히 강요하는 세상에서, 1등이 아닌 전우(타인)과 함께 걷고 나아가는 법을 보여준 류수영의 배려는 남을 이기는 법만 배웠던 우리들에게 적잖은 센세이션을 안겨준다. 단순히 대한민국 군대와 병영생활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남(전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진짜 사나이>가 요즘 부실복무 논란으로 시끄러운 연예병사보다 더 진짜 군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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