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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부리

퀸시 존스 내한공연. 거장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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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 공원 SK 핸드볼 경기장에서는 세계적인 프로듀서 퀸시 존스의 내한 공연, <Quincy Jones The 80th Celebration Live in Korea>이 있었다. 잘 알려진대로 퀸시 존스는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스티브 원더 등 저명한 뮤지션들의 음반 프로듀싱으로 명성을 날린 음악계의 거장이다. 





최고의 프로듀서 이전에, 트럼펫 연주가, 재즈 편곡자로 활동한 이력의 소유자 답게, 지난 25일 공연은 세계 최고의 재즈축제 몽트뢰 페스티벌을 재현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마이클 잭슨을 발굴한 최고의 프로듀서 답게, 지난 25일 공연은 재즈 공연 외에도, 김태우, 유승우, 타이거 JK, 윤미래 등 한국의 뮤지션을 소개하고, 그가 이끄는 재즈 뮤지션 군단 '글로벌 검보(Global Gumbo)'와 함께 협업하는 무대가 펼쳐졌다. 





평소 한국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퀸시 존스가 직접 한국의 무대에 서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한국 관객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젊은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로 다가온다. 2시간 반 남짓 펼쳐진 무대 모두 한국 관객들에게는 쉽게 잊지 못할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무대였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꼽자면, 11살 천재 피아니스트 에밀리 베어의 공연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 성인 뮤지션 못지 않은 풍부한 감성을 피아노 선율에 담아 표현하는 에밀리 베어는 향후 전세계 음악팬들이 주목해야할 신동이라고 부름에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한국 대중들에게도 비교적 친숙하게 다가오는 제임스 잉그램, 패티 오스틴의 연륜이 묻어나는 관록의 무대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퀸시 존스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퍼레이드와 시다 가렛이 재해석한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도 마이클 잭슨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글쓴이와 같은 팬들에게는 최고의 팬서비스였다. 


하지만 음악 위주로 펼쳐지는 공연이라고 하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국가 대한민국에서, 구수한 농담을 섞어 한국 팬들과 즐겁게 소통하고자 하고,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퀸시 존스의 말에 통역, 자막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세계 정상급 뮤지션의 무대를, 음악 전용 공연장이 아닌 핸드볼 경기장에서 듣고 봐야하는 한국 공연 문화 현실을 다시금 곱씹어 볼 수 있는 하루였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무대로 빈곤으로 시달리던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퀸시 존스와 마이클 잭슨, 그리고 당시 최고의 뮤지션들이 함께 부른 명곡 'We are the world' 만으로도, 공연 중 몇 가지 아쉬움을 날릴 수 있었던 황홀한 경험이었다. 





올해 80세. 모두가 인정하는 전설 중의 전설임에도, 역사의 뒤안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젊은 음악팬들과 소통하고자하고, 현재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음악 세계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도전하는 퀸시 존스가 진두지휘하는 무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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