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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라디오스타. 신정환과 고영욱. 뮤지만 남은 이현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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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가 채 방영되기 전에, 출연 소식만으로 (약간의) 논란을 빚은 이현도에 대해 <라디오스타> MC들은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그에게 "물어 뜯을 게 많은데 괜찮겠나?" 식으로 돌직구를 던진다. 그 때까지만 해도, 논란의 게스트 이현도를 굳이 <라디오스타>에 섭외한, 제작진들의 강력한 의지가 제대로 드러날 줄 알았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생각하고 있던 바와 달리, <라디오스타> 제작진과 MC들이 이현도에 대해 '물어 뜯을 거리(?)는 정반대였던 것 같다. 


뮤지션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이현도를 둘러싼 먹잇감을, 신정환과 고영욱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이현도가 동료 연예인들과의 축구, 게임 등에서 보이는 성격, 과거 가요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간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등 으로 한정한 <라디오스타>는, 세간의 물의를 일으키며 방송에 출연할 수 없는 신정환과 고영욱을 각각 Mr. S, Mr. K로 지칭. 과거 신정환과 고영욱이 <라디오스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이현도와의 일화를 다시 이현도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식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1993년 고 김성재와 함께 듀스를 결성한 이래, 그 이후 꾸준히 작곡가로, 프로듀서로 활동한 이현도는 뮤지션으로는 최고의 역량을 갖춘 궁극의 인물이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뉴잭스윙' 장르를 도입하면서도, 힙합 마니아층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여러 곡을 만들어낸 이현도는 충분히 음악계 후배들의 존경과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면서,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그를 위한 헌정 무대를 만듬에 있어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어디까지나 음악으로만 봤을 때 말이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롯이 이현도의 음악적인 면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힙합, 음악 애호가층과 달리, 많은 네티즌에게 있어 이현도는 '아르헨도'라는 비공식이고, 다소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인물이다. 때문에 방송 초반부터 이현도에 대해, 물어 뜯을 게 많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는 MC들이기에, 당사자에겐 꺼림칙하게 다가올 지라도,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지나가는 말이라도 언급하고,  그에 대해 최소한이라도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라도 잠시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옛날의 <라디오스타>를 비추어보면,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르헨도' 대신 이제는 방송에 나와서 항변조차 어려운 신정환, 고영욱, 그리고 대한민국 힙합의 전설 이현도를 위한 버벌진트, 뮤지, 하하&스컬 등 후배들의 훈훈한 헌정 무대만 가득했던 <라디오스타>의 허기를 대신 채워준 존재는 이현도의 후배 게스트 격으로 출연한 UV의 뮤지, 하하였다.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에서 꾸준히 예능감을 발휘해 온 하하와 달리, 그간 유세윤에게 가려진 숨겨진 입담, 모창실력을 뽐내며, 스튜디오 분위기까지 화기애애하게 빛나게 하는 뮤지는 <라디오스타>가 발굴한 또 하나의 예능 기대주였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기 이전, 지난 3일 방영한 <무한도전-여름 예능 캠프>에 입소한 경력이 있는 몇 차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뮤지는, 이번 <라디오스타>에 뽐낸 예능감을 통해, '역시 <무한도전> 게스트는 아무나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속설 혹은 <무한도전>만의 예능 사관학교 훈련의 효과를 다시금 재확인시킨다. 


물 만난 고기처럼 <라디오스타>에서 콸콸 쏟아내는 언변도 일품이지만, 힙합 래퍼로서도 절정의 실력을 드러낸 뮤지는 뮤지션과 예능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조만간 집을 바꾸고픈 그의 소망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충분한 가능성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처럼 뮤지라는 예능계의 뉴페이스를 주목하게하는 데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난 7일 방송 메인인 이현도를 다루는 과정에서 핵심이 아닌 소모적인 폭로전만 진행된 점에 있어서만큼은, 예전의 <라디오스타>가 아닌, 같은 방송사에서 매주 토요일 방영하는 <세바퀴> 등 여타 다른 토크쇼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명색이 이현도, 듀스 특집인데도 불구. 오롯이 이현도만의 이야기가 아닌, 신정환, 고영욱. 그리고 김국진이 그간 가리고 싶었던 LA 나이트 클럽 사업 경력, 버벌진트 서울대만 남은 <라디오스타>. 오랜만에 시청한 <라디오스타>는 김구라의 재등장에도 불구, 내가 알던 그 라스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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