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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투 마더스. 어서와 이런 막장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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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연속극, 일일 연속극 대부분을 선점하고, 주말 연속극에도 종종 나타나는 ‘막장’은 드라마를 즐겨보는 한국 TV 시청자에게 친숙한 ‘장르’ 중 하나다. 하지만 웬만한 막장 드라마에는 꿈쩍도 안할 이도 보면서 흠칫 놀랄 신개념 막장 영화(?) 개봉했으니, 이름 하여 호주에서 건너온 <투마더스> 되시겠다. 





한국 대부분 (막장)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투마더스>의 중심인물은 중년 여성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드라마 속 중년 여성이, 젊고 예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덕 시어머니 혹은 딸과 정신적 교감(혹은 갈등)을 이루는 친정 엄마에 한정되어있는 데 반해, <투마더스>의 엄마들은 웬만한 20대가 울고 갈 뛰어난 미모에 당당히 아들과 같은 20대 신체 건강한 꽃미남들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 로맨스의 중심에 서있다. 


그동안 한국에 수많은 막장이 있었다고 하나, <투마더스>는 한술 더 떠, 더 강도 높고, 농밀한 막장 서스펜스를 구사한다. 서로의 아들의 육체를 범한 위험한 엄마들. 보수적인 한국 정서뿐만 아니라, 비교적 성에 개방적인 호주에서도 쉽게 이해받지 못하는 발칙한 사랑이다. 





그것도 이 위험한 사랑에 제일 먼저 불을 지르는 이는 놀랍게도 20대 청년이었다. 평소 엄마 릴(나오미 왓츠 분)과 친자매 이상 친하게 지내는 엄마 친구 로즈(로빈 라이트 분)을 흠모한 이안(자비에르 사무엘 분)은 로즈 남편이 집을 비운 틈을 타, 그녀를 유혹한다. 


친구의 아들이라고 하나, 젊고 잘생긴 이안을 거부할 수 없었던 로즈는 급기야 선을 완전히 넘어버린다. 이 때 엄마 로즈와 이안의 부적절한 관계를 우연히 지켜본 톰(제임스 프레체빌 분). 엄마와 친구의 불륜에 충격을 받은 톰은 급기야 이안의 엄마이자, 로즈의 친구인 릴과 관계를 시작한다. 





엄마들이 각각 친구의 아들을 육체적 파트너로 공유하는 이 위험하고도 부적절한 관계는 릴의 파트너인 톰에게 또래의 여자 친구가 생기면서 일단락 마무리를 짓는 것 같았다. 톰의 결혼을 빌미로 로즈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이안을 힘겹게 떼어놓고, 로즈에게 실연당한 이안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 같았다. 


몇 년 뒤, 로즈와 이안, 릴과 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그들이 서로 뒹굴었던 바닷가에 톰, 이안의 아내와 손녀들까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 그 자체는 ‘충격’이었다. 이렇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쿨 하게 끝날 줄 알았던 영화는, 인륜을 어긴 응당의 대가(?)를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하지만 오랜 시간,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그 네 모자에게는 그 불행마저도 축복인 것 같다. 


아들이 엄마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살짝 비튼 <투마더스>는 그들에게는 친엄마와 매한가지인 엄마 친구, 친구 엄마에게 빠져버린 20대들의 미숙한 사랑을 보여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엄마,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을 은은히 드러낸다.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진 로즈와 릴은 예전처럼 엄마,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한 것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중년 여성상을 제시하였다. 


이 친구 아들과 엄마 친구(친구 엄마)와 육체적으로 교류한다는 말도 안 되는 관계를 수긍케 하는 것은 나이를 잊은 나오미 왓츠, 로빈 라이트의 뛰어난 미모와 기품, 영화의 주요 무대이자, 드넓게 펼쳐진 티끌 없이 맑은 바다의 존재의 공이 크다. 





기존 막장 드라마에 비해서 꽤나 높은 수위를 자랑하지만, 그럼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에 질퍽한 사랑의 꺼림칙함도 잠시 잊게 하는 신개념 막장 드라마. 차원이 다른 막장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동시에, 요즘 유행하는 연상연하 로맨스의 방점까지 확실히 찍는 불륜 드라마는 실로 처음이다. 하지만 그 시작해서도 안 될 사랑의 불편함까지 모두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8월 22일 개봉


한 줄 평: 단언컨대 완벽한 신개념 막장 불륜의 서스펜스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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