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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기술자들. 김우빈에 의한, 김우빈을 위한, 김우빈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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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의 영화 <기술자들>은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마찬가지로, 큰 것(?)만 상대하는 대도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훔치는 것 그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도둑들>의 인물군상들과는 달리, <기술자들>의 주인공들이 목숨을 건 배팅에 나선 것은 ‘복수’다. 





<기술자들>에서 메인이 되는 인물은 배우 김우빈이 맡은 지혁이다. 모델 빰치는 우월한 외모에,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금고털이이자, 작전의 설계는 물론 위조에 능한 멀티플레이어 지혁은 절친한 형이자 바람몰이에 능한 구인(고창석 분), 천재 해커 종배(이현우 분)와 손을 잡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큰 비즈니스를 벌이기로 한다. 


순식간에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보석상을 터는 데 성공한 지혁 일당. 그러나 이들의 목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혁의 솜씨를 눈여겨 본 정재계의 검은 손 조사장(김영철 분)은 자신이 벌이는 큰 판에 지혁 일당을 끌어 들인다. 순수히 조사장의 제안에 응한 지혁은 조사장의 부탁에 따라, 인천 세관에 숨겨진 고위층의 비자금 1,500억을 터는 계획에 착수하지만, 호락호락 조사장이 시키는 대로 응할 지혁이 아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하다는 김우빈을 앞세운 <기술자들>은 김우빈의 매끈한 비주얼만큼이나,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나 화려한 홍콩, 마카오를 배경으로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미남미녀 스타들의 섹시한 액션연기로 제대로 눈호강하게하는 <도둑들>에 비할바 아니며, 무엇보다도 극중 지혁의 설계와 달리 치밀하지 못한 느슨한 이야기 전개가 보는 이들의 몰입을 종종 방해한다. 


물론, 어딘가 모르게 허술해보이는 지혁의 작전을 수긍케하는 막판 반전이 숨어있긴 하지만, 이 또한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범주다. 





스릴있는 범죄 액션물을 표방하고자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 남자의 복수극이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너무나도 가벼워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기술자들>을 그나마 끝까지 지탱하게 하는 힘은 역시나 영화의 메인인 김우빈이다. 


잘생긴데다가, 몸도 좋고, 다정다감한 성격에 의리까지 있는 지혁은 단언컨데 웬만한 여자라면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사나이이다. 2013년 11월 개봉한 곽경택 감독 <친구2>를 통해 향후 한국 영화를 이끌어나갈 새얼굴로 주목받은 김우빈은 이번 <기술자들>로 그의 등장만으로도 관객을 매혹시키는 남다른 존재감을 입증시킨다. 





영화 전체의 완성도만 놓고 봤을 때는 지나치게 지혁이란 캐릭터와 배우 김우빈의 매력에 전적으로 의존한 나머지, 김우빈에 의한, 김우빈을 위한, 김우빈의 영화로 남았다는 아쉬움이 나올 법도 하지만, 요즘 김우빈을 눈여겨 보고 있는 여성 관객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선물이다. 12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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