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솔루션 제한 약속 어긴 백종원. 그가 보여준 속 깊은 오지랖

지난 15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뚝섬편>에서 음식점으로서 제대로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뚝섬 골목 사장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받은 백종원은 어지간하면 모든 출연 식당들에게 솔루션을 제시했던 지난 방송과 달리, 뚝섬편에서는 솔루션 진행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9일 방영분에서 백종원은 자신의 말을 뒤엎고, 결국 모든 가게에게 솔루션을 진행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그냥 해주지는 않았다. 처음에 백종원은 솔루션을 진행할 가게를 장어집, 족발집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샐러드집, 경양식집은 불합격을 통보한다. 허나 마음이 편치 않았던 백종원은 샐러드집, 경양식집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주 더 기회를 줄테니 자신이 요구하는 과제를 충실히 할 것을 조건으로 솔루션 가능성을 이어나간다. 

백종원이 칼 같이 끊어버리지 못하는 것은, 샐러드집, 경양식집 사장들이 솔루션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을 지나칠 수 없었던 탓이다. 비록, <백종원의 골목식당-뚝섬편>에 출연한 음식점들이 기본적인 위생관리조차 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규탄과 비판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장어집은 백종원에게 지적받았던 생선과 음식들을 그 자리에서 모두 폐기처분함은 물론, 장어집임에도 장어를 포기하고 고등어 구이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백종원을 흐뭇하게 했다. 이후, 백종원은 솔루션을 진행하며 장어집 사장에게 생선 고르는 법에 대한 노하우까지 전수하며, 가장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백종원의 가장 호된 지적을 받았던 장어집이 뚝섬 골목 사장들 중 가장 돋보이는 우등생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살면서 한번도 머리아플 일 없었다는 장어집 사장은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두통에 시달렸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반면 경양식집 사장은 기존 메뉴의 개선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백종원의 바람과 다르게 치킨스테이크 라는 신메뉴를 개발하여 백종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지만, 경양식집 사장도 방법을 몰랐을 뿐 노력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번 더 기회를 더 주는 쪽으로 백종원이 마음을 튼 것 같다. 대신 백종원은 명문대 출신 답게 책으로만 요리를 공부 하려는 경양식집 사장의 속성을 겨냥하여, 돈까스용 고기 100장을 망치로 두드리는 미션을 제시했다. 

백종원은 뚝섬 골목 사장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워낙 뚝섬 골목 음식점들이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 탓도 있겠지만, 백종원이 뚝섬 골목 사장들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몸으로 깨우친 기본기이다. 특히 몸으로 깨추여서 터득한 기본의 가치는 현장 실습보다 책에 의존하려는 습성이 강했던 경양식집 사장에게 더더욱 중요한 진리 였다. 

지난 8일 첫 방송에서 식자재 관리와 조리방법에 있어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백종원의 골목식당-뚝섬편>인지라, 뚝섬 골목 사장들이 환골탈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줘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허나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구제불능에 가까운 뚝섬 골목 사장들을 변화시키고, 그들을 믿어주고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백종원의 태도는 주목할 만하다. 

애초 공표한 솔루션 제한 약속을 어기고, 추가 기회를 준 것에 대해 자신의 오지랖 탓으로 돌렸지만, 그럼에도 백종원의 행보가 너그럽게 이해되는 것은 그가 진짜 초보 사장들을 걱정하고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보여지기 때문이다. 뚝섬 사장들을 아끼는 마음이 큰 만큼, 백종원은 사전 정보 없이 요식업에 겁없이 뛰어든 사장들에게 기본을 강조하며 호되게 단련시킨다. 기본을 강조하고, 호된 노력 끝에 어느정도 기본기를 장착한 초보 음식점 사장들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백종원이 나날이 돋보이는 <백종원의 골목식당-뚝섬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