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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안녕하세요' 작은 키 때문에 모로코로 간 청년. 외모지상주의 한국에 강한 일침 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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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작은 키 때문에 고민 끝에 모로코로 건너간 남자. 그가 한국을 등지고 모로코까지 날라간 것은 작은 키로 인한 외모 컴플렉스가 아니었다. 없던 외모 컴플렉스도 생기게 만드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멸시.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았던 청년은 한국인들이 거의 없는 모로코로 이주할 결심을 한다. 섭씨 5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모로코 더위와 1년에 2번 강도를 맞을 정도로 위험하고 불편한 생활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모로코는 한국과 달리 외모, 키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거의 없다는 것. 여러모로 '외모지상주의' 한국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던 순간이었다. 

 

 

지난 8일 방영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작은 키 때문에 모로코로 이주해야만 했던 20대 청년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청년이었고, 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계획할 정도로 운동 및 자기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었다. 

 

그러나 청년은 운동을 하러간 헬스장에서도 키가 작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았고, 어디 가나 그의 작은 키는 구경꾼들의 경멸의 대상이었다. 청년의 작은 키를 비웃는 사람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툭툭 내뱉는 말뿐이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아주 큰 상처로 다가왔을 터. 계속 이런 멸시와 조롱을 수도 없이 들었을 청년은 인종 차별은 있어도 외모 차별은 없는 모로코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말도 잘 안통하고 문화도 다르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모로코에서도 제법 자리를 잡은 청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그립다. 하지만 작은 키 때문에 또다시 비수처럼 날라올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벅찬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누군가가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르거나, 부족해보인다 싶으면 차별과 혐오성 발언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이어나가는 사람들. 작은 키에 대한 사람들의 멸시를 견디지 못하고 모로코로 이주한 청년의 사연은 비단 한 개인의 고민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차별과 혐오의 시선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그러나 청년은 인종 차별은 있어도 한국만큼 외모와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사람을 차별하고 조롱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단호히 말한다. 언제부터 한국은 특정 개인의 외모와 키를 가지고 그 사람의 모든 것까지 평가하고 조롱하려드는 나라가 되었을까. 그리고 이 차별과 조롱의 문화는 외모뿐만 아니라 장애인, 외국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의 시선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한국의 차별, 혐오 문화 기승은 외모 지상주의를 넘어 승자독식 문화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자기보다 못나 보이는 누군가를 조롱하고 멸시함으로서 자신에 대한 일종의 우월감 획득과 자기보다 잘나 보이는 사람에게 받았던 열등감까지 일시적으로 위안받으려는 심리. 그런데 자기 자신과 남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진정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쩌면 차별과 혐오를 먹고 사는 사람들은 진정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기에 자꾸만 타인을 의식하고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아닐까.

 

 

자신의 작은 키에 대한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으로 받은 상처를 건강한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안녕하세요> 모로코 청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날 게스트로 출연했던 가수 에일리가 청년에게 했던 조언처럼 어떤 모습이든 자신을 좀 더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진정한 승자는 청년의 작은 키를 대놓고 무시했던 사람들이 아닌 자신에 대한 모욕을 참고 견디고 자신만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년임을, 그간 청년의 작은 키를 조롱하기 바빴던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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