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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살림남2. 딸 혜빈 탈색 문제로 갈등빚은 김성수. 사춘기 자녀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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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바란다. 자기 자식이 자신의 말을 고분고분 잘 따르면서 반듯하게 잘 자라주길. 하지만 부모의 뜻대로 모범생처럼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아무래도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 출연하는 김성수의 딸 혜빈이가 사춘기를 호되게 보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때 그 시절을 돌아보면, 그리고 요즘 혜빈이와 비슷한 또래 학생들을 보면 혜빈이가 유독 심각한 사춘기를 보내는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혜빈이는 그저 꾸미기 좋아하고 또래 친구들이 하는 것을 자신 또한 하고 싶어하는 호기심 왕성한 14세 소녀일뿐. 하지만 아빠 김성수의 눈에는 한창 멋부리기에 관심이 많아진 딸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살림남2> 김성수 부녀 이야기가 유독 공감이 되는 것은 비슷한 또래 자녀를 둔 부모, 가족라면 늘상 벌어지는 일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 소녀들 대부분은 이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외모에 대한 관심 또한 상당해진다. 요즘은 매스컴의 발달로 인해 아이들이 외모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가 빨라진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 또한 시대 변화와 맞물려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외모 치장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탓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방학 동안 염색, 탈색을 한 친구들을 따라 자신 또한 보라색으로 탈색을 하고 싶다는 딸 혜빈의 요구에 김성수는 더 크면 (탈색을) 하라고 강한 반대의 의사를 내비춘다. 보통 어른들은 학생의 본분을 지키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더 크면 연애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외모도 마음껏 꾸밀 수 있으니 지금은 학생답게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중, 고등학교 때 공부만 죽어라 해서 좋은 대학에 간다고 부모 세대처럼 마냥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아이들은 확실하지 않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욕망을 잠시 보류해야하는 것에 대한 강한 의문을 품는다. 

 

결국 김성수의 굳건한 반대에도 보라색으로 탈색을 시도한 혜빈. 너가 더 크면 마음껏 할 수 있어가 더 이상 자식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부모들은 학생이 외모 치장에 관심이 많으면 주변 시선이 좋지 않다는 것으로 아이들을 반 강제적으로 '설득' 시키고자 한다. 당연히 이전 세대와 달리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덜 해진 아이들에게 쉽게 먹혀들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자신들과 달리 어른의 말을 고분고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을 향해 부모 혹은 나이든 사람들은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음을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왜이리 버릇이 없나고 토로한다. 그런데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라. 과연 자신은 자라면서 부모 속 한번도 썩이지 않은 마냥 착한 아이었는지. 무조건 자신들의 뜻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어른들에게 어떠한 반감도 느끼지 않았는지 말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유명한 말 중에 하나.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살아온 시대적 흐름에서 형성된 관점과 가치관으로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려는 습성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시대는 계속 변하고 있고 한 때 세상을 지배하던 신념 또한 서서히 달라지기 마련이다. 앞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살았던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무조건 부모 세대가 옳다고 믿었던 것을 강요할 수 있을까. 

 

다행히 김성수를 놀라게 한 혜빈의 탈색은 머리를 감으면 사라지는 원데이 셀프 염색임이 밝혀져 일일 해프닝으로 끝났고, 요즘들어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아진 딸의 행동을 탈선의 징조로 바라보며 걱정했던 김성수 또한 요즘 혜빈이 또래 아이들이 흔히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작정 들어줄 필요는 없지만, 무조건 반대만 해서도 안된다는 것. 혜빈이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쉽게 공감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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