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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4대강사업반대위해 몸태워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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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의 대표작 '등신불'은 자신의 어머니의 업보와 이복동생들의 아픔을 없애고자 스스로 자신의 몸을 태워 희생한 한 젊은 스님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은 짧은 소설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불자신자지만, 전 몸을 태워 부처님에게 공양한다는 걸 그 소설을 보고 알았고, 아무리 업보를 씻고자한다고해도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진다는 사실 그 자체가 슬플 뿐이었죠.



하지만 그 소설의 배경이었던 일제시대도 아니고, 등신불의 주인공 만적이 살았던 시대만큼 배고픈 시절도 아닌데, 또 한명의 스님이 소설도 아니고 진짜 자신의 몸을 태워 부처님께 소신공양을 올리셨네요.

차라리 스님이 그동안 쌓아온 업보를 없애기 위해 부처님께 소신공양을 올렸다면, 이렇게 슬프지는 않았을 건데, 3년 반 동안 방 밖에 한발자국도 나오시지 않으시다가, 4대강 사업을 온몸으로 막기 위해서 기어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몸을 부처님께 바치신 그 분의 마지막을 생각하자니, 여론조사에서 전화만 와도 제 의사 표시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끊어버리는, 그저 비겁한 중생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침통할 뿐입니다.

소설 등신불을 생각해보니, 어떤 스님에게 등신불이 된 만적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일제 시대 학도병이 되었다가 손가락 하나를 잘라 혈서를 쓰며 탈출한 사람이라는 걸 고려해볼 때, 결국 그가 탈출하기 위해 자른 집게 손가락이나, 몸을 태워 등신불이 된 만적이나 같은 것이라고 볼 때, 이번 문수스님의 소신공양도 그와 같은 맥락이 아닐지. 그저 뒤에서만 찌질거리는 중생으로서 문수스님의 극락왕생만 기도할 뿐입니다.

그리고 거대종단 조계종 내에서도 촉망받던 젊은 스님이였던 문수스님의 4대강사업 반대를 위한 소신공양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은 내일 지방선거에 제대로 한 표를 행사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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