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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서진학교에 숨겨진 한국 사회 자화상 담은 '학교 가는 길'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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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당연한 교육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먼 곳에 있는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를 위해 무릎까지 꿇으며 17년째 전무했던 서울 시내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 낸 장애인부모연대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기록한 영화 <학교 가는 길>(감독 김정인)이 5일 개봉한 가운데, 알고 보면 더욱 유익한 관람 포인트를 공개했다.

 

#2017년, 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 꿇었던 엄마들! 그 이후의 이야기 

 

2017년 7월에 진행된 특수학교 설립 관련 1차 주민토론회 소식을 단신 기사로 접하고 엄마들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된 김정인 감독은 이후 카메라 하나를 들고 2차 주민토론회에 참석했을 당시, 한국 사회의 온갖 문제들이 지독하게 얽혀 있는 현장을 바라보며 이 이야기를 영화에 담기로 결심한다.

 

이후 완성된 <학교 가는 길>은 장애 학생 어머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던 현장에서부터 2020년 3월, 서진학교가 문을 열던 감격적인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담아낸 유일한 작품이다. 그리고 여러 번 학교 설립이 좌절되고 지연되었던 여정들을 거쳐 마침내 17년만에 서울 시내 신규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낸 기적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어루만질 예정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어머니들의 행보를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서진학교 설립 과정에 따라오는 표면적 사건만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에 주목하며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그 사람의 고유한 성격이나 장점이 아닌 ‘장애’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머니들의 시선을 통해서는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장애인에게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이나 편견이 누그러지는 긍정적인 계기를 선사한다. 

 

여기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어머니들의 강단과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다. 지역 사회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고 논리 정연하게 맞서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투지와 추진력을 보여주며 놀라움을 자아낸다. 또한 어머니들 대부분이 자녀가 이미 학교를 마쳐 신규 특수학교가 생겨도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함에도, 다음 세대 부모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는 점은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 사회에 커다란 귀감이 될 예정이다.

 

#특수학교 설립에 얽힌 또 다른 차별과 배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다!

 

<학교 가는 길>은 강서 특수학교 ‘서진학교’ 이전, 그 곳에 자리했던 공진 초등학교에 얽힌 아픈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90년대 초 도시개발 붐이 일며 서울시 강서구에 대단지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섰고, 영구임대아파트인 4단지, 5단지 아파트에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공진 초등학교가 생겨났다. 하지만 공진 초등학교는 점차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프레임이 씌워졌고, 가난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주민들은 공진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기 꺼렸다. 결국 학교는 새로 개발되는 마곡지구의 학교로 이름만 옮겨졌고, 분교가 된 가양동의 공진 초등학교는 문을 닫았다. 

 

김정인 감독은 서진학교 설립 이면에 있는 공진 초등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사회 시스템에 대한 논의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개발로 인해 탄생한 학교가 또 다른 개발로 인해 희생되는 현실을 돌아보며 부분별한 도시 개발에 의문을 던진다. 또한 개발 아래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했던 가양동의 이야기도 전한다. 가양동은 임대 아파트와 복지 관련 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비율로 설치되어 있다. 또한 현재 특수학교가 지역별로 균등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하게 되는 점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학교 가는 길>은 단순히 특수학교를 찬성하고 반대했던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의 차별과 배제, 그리고 거주 시스템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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