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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공중파 연예대상.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나날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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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열린 '2021 MBC 방송연예대상'(이하 '2021 MBC 연예대상')대상 수상자는 역시나 예상대로 유재석이었다. 유재석과 함께 대상 후보에 올랐던 김구라의 예측처럼 유재석을 위협할 대상 후보도 부재했고 유재석이 아니면 누가 대상을 받을까 싶을 정도로 긴장감조차 전혀 없는 연예대상이다. 

 

지난 29일 방영한 '2021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미운 우리 새끼> 팀에게 공동 대상을 시상하고 급속도로 여론이 안 좋아진 '2021 SBS 연예대상'을 의식한 탓일까. 그 뒤를 이어서 개최한 KBS, MBC 연예대상은 공동 수상 대신 지금까지 연예대상을 수상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인물(문세윤), 공중파 3사 연예대상 도합 18관왕에 빛나는 관록의 인물(유재석)에게 트로피를 안겨주는 선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진행한 '2021 SBS 연예대상'처럼 이상민과 함께 유력 대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지석진에게 '명예사원상'이라는 전대미문 트로피를 안겨주며 실소와 탄식을 자아낸 상황만 없을 뿐 KBS, MBC 연예대상 또한 공중파 시상식의 오랜 관행인 '트로피 나눠먹기'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8일 방영한 '2021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미운우리새끼'팀&amp;amp;amp;amp;amp;amp;nbsp;

 

이제는 공중파 시상식의 대표적 특징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트로피 나눠먹기'는 한 해 자사 예능 프로그램을 빛낸 방송인들을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방송국 수뇌부들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OTT 플랫폼 오리지널 컨텐츠가 TV 매체보다 더 각광받고 주목받는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기도 하다. 허나 이를 다른 의미로 해석해보면 이제 유재석을 비롯한 인기 연예인들은 더 이상 공중파 프로그램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는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제작진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로, 올해를 끝으로 MBC를 떠나는 김태호PD의 행보가 다소 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공중파 스타PD들의 케이블, 종편, OTT 플랫폼의 이전 및 진출은 10년 전부터 지속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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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공중파 방송국들은 자사 방송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연예인, 제작진들을 위해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다름없는 연예대상 개최를 단행했고 방영수칙을 어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성대한 집안잔치로 건재함을 과시하고자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해서, 매년 열리는 연례행사니까, 여러 인기 연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등 각자 다양한 이유로 장기간 지속되는 공중파 연예대상을 관전하는 시청자들은 나날이 지쳐간다. 아무리 연예대상이 방송인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표시하는 그들만의 잔치라고 한들 '명예사원상' 등 도대체 무슨 의미로 상을 주는지도 파악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트로피를 남발하는 것이 과연 점점 자신들의 위상을 잃어가는 공중파의 명예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상의 권위는 응당 그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수상의 영예를 안음은 물론 어느정도 희소성이 있을 때 그 가치가 올라가는 법이다. 하지만 대상 아래의 상으로 인식되는 최우수상을 여러명에게 주는 것으로 모자라, '올해의 예능인상', '프로듀서상' 등을 만들더니 하다하다 '명예사원상'까지 만들어내며 웃지 못할 촌극을 자아내는 현 공중파 연예대상을 어떻게 봐야할까.

 

누가 어떤 상을 받을지 딱히 관심도 가지 않고 긴장감도 전혀 유발되지 않는 공중파 연예대상의 현주소. 김구라가 늘 공중파 연예대상에서 설파했던 것처럼 공중파 3사 공동개최 등 시상식의 권위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왜 모색하지 않는 것인가. 너무나도 당연했던 유재석의 '2021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은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지만, 재미도 감동도 긴장감도 나날이 사라져가는 공중파 연예대상은 볼 때마다 피로감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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