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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지붕킥74]능력있는 자는 선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자는 비굴해야 살아남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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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금. 아무리 입사할 때는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한 사람도 몇 년 지나고 다른 회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그 회사로 홀랑 튀는게 현실이다. 아무리 사장이 잘해줘도 상사가 잘해줘도, 이적하고자 하는 회사가 자기가 지금 있는 회사보다 조건이 좋으면 미련없이 가버린다. 내가 그 직원에게 공을 얼마나 들었는데 하면서 그 직원을 원망만 할 수 없다. 사람간의 정보다 돈으로 통하는 시대이고, 설령 그 직원이 자신을 키워준 회사가 고마워서 남겠다고 해도 그 직원이 훗날 그 회사에서 감원안시키겠다는 보장도 안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여러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는 사람은 극소수 능력자이다.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이적이든 뭐든 그저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안짤리길 바랄뿐이다. 그게 무서운 20대들은 일찌감치 공무원을 준비하거나 회사를 다니다가 공무원할려고 자기 발로 나오기도한다. 그나마 요즘 별다른 능력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철밥통을 보장하는 직장은 공무원뿐이니까.

오늘 지붕킥에서는 현재 직장인들이 처해진 너무나도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능력이 있는 자는 당연히 지금보다 몇 배 이상의 연봉과 함께 더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이적을 제시받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여기에서 버텨야한다. 여기서 튕겨나가면 여기보다 더 못한 직장에 다니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야한다. 직장을 못구하고 노숙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바로 IMF이후 고용시장이 완화된 이후 나타나고 있는 우리 나라 직장인의 현주소이다.

요즘 20대답지 않게 참하고 일도 잘하고 성실한 세경은 지금 주인인 순대옹,현경이네 가족보다 훨씬 더 온화할 뿐더러 월급도 200만원 주겠다는 부잣집에 스카웃된다. 처음에는 그래도 오갈데 없는 자기네들을 거두어준 순재네가 고마워서 계속 있으려고 하지만, 보석의 계속되는 어이없는 트집과 해리에게 맞는 신애를 보고 바로 마음을 굳힌다. 나같으면 벌써 그 집으로 옮겼겠다. 지훈이를 좋아한다지만 지훈이가 부엌데기인 나를 좋아할리는 전혀 없고, 준혁이가 날 좋아하는지는 꿈에도 생시에도 모른다. 그저 지금 세경의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일하기 좋고, 돈도 더 많이 주는 그 집으로 가는게 맞다.



하지만 정음,줄리엔,광수,인나에게는 자옥의 무너저가는 한옥이라도 잡아야한다. 왜나하면 요즘 서울의 전셋값,월세값,원룸,하숙비가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옥이네 하숙집이 너무 오래된 집이라고해도 서울에 있는 집치곤 제일 저렴했다. 하지만 자옥이 이제 이 집을 팔고 나가라고 하면 그들은 진짜 갈 곳이 없다. 물론 갈 곳은 있겠지만 지금 주는 방세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지금 자옥이네 방세도 제대로 못내는 이들에게는 갑갑하다.

그래서 이들은 곧 재개발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집을 안팔기로 결심한 자옥에게 그 소식을 접하기 이전 내놓은 이 집을 사겠다고 한 사람들이 집을 안사도록 하기 위해서 미치광이 연기를 할 것을 주문받는다. 이들은 경악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진짜 죽기살기로 연기했다. 결국은 자신의 강아지까지 데리고 살 마당있는 집도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여기서 쫓겨나면 바로 대전으로 내려가야할 상황인지라 제일 절박한(?) 정음이 귀신이 보이는 정신나간 여자 연기를 젤 잘해서 부상으로 10만원도 받고 수상소감도 발표했다.



아마 대부분의 서민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간의 쓸개까지 내놓은 지붕킥 하숙집 젊은이들일거다. 게다가 갑자기 재개발로 자옥이 집을 내놓는 것을 포기하고, 정음,줄리엔,광수,인나가 미치광이 연기까지 하는 것은 지금 이순간에도 재개발을 막기 위해서 이 추운 겨울날 사투를 벌이고 있는 힘없고 돈없는 서민들을 연상시킨다. 어떻게 보면 용산참사까지 보인다.




지붕킥은 이런 식으로 언제나 교모하게 현실을 풍자한다. 어쩌면 내가 드라마를 안보는 편이지만 없는 시간 쪼개서 지붕킥을 보는 이유이다. 게다가 세경이가 다른 집으로 가는 곳에 대해 순재네 식구들이 대립하는 구도는 마치 해방이후 본격화되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념대결을 보는 것 같다. 아니 지금 이순간에도 이러한 대치는 지속되고 있다. 우파든 좌파든 그저 배따시게 걱정없이 사는 인생을 꿈꾸는 서민이 봤을 때는 다 부질없는 건데 말이다. 그저 실없이 웃기에는 생각도 하기 싫은 현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뉴스를 보면 나오는게 그런거 아닌가?



아무튼 바보같은 세경은 결국 지훈이 때문에 그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이 집에 잔류를 선언한다. 참 바보같다. 지훈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결국 앞으로 씻지 못할 큰 상처를 받고 이 집을 나오고 싶을 때는 지금과 같은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없을지도 모른다.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급속도록 변하는 21C에는 자고로 기회를 잘타는 사람이 최종 승자이다. 하지만 잠재적 능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어리숙하고 약지 않은 20대 초년생일 뿐인 세경에게 그런 좋은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지만, 그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장담못하는게 지금의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지붕킥은 슬프다. 내가 세경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그렇다고 준혁이가 세경이를 위해서 진정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어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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