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공부 좀 한 친구이다. 고3때 연예인을 데뷔했지만, 다른 연예인들처럼 연예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수시전형으로 동국대 사회과학부에 간 이친구는(뭐 문근영도 연예인 특별전형이 아닌 평범한 수시로 성균관대 국문과에 들어갔지만?) 강남, 목동 정도는 아니라도 그래도 4학군을 조성하고 있다는 노원구 모 고등학교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전교학생회장까지 맡은 이력이 있고, 심지어 바쁜 스케쥴에도 학교에 꼬박꼬박 출석하여 평균 A학점을 기록한다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는 전형적인 엄친아이다.

그런데 어제 1박2일에서 자타공인 엄친아 이승기는 그의 별명 그대로 아주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 아즈라엘, 네로는 필자도 모른다. 물론 어린 시절 '플란다스의 개' 등 만화를 즐겨봤지만 워낙 오래전 이야기라 다 까먹었다. 하지만 도로시, '토지'의 최서희, 심지어 뺑덕어멈까지 모른다는 그를 보고, 아 진짜 쟤 왜이러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동시에 나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다. 자막 그대로 이승기가 웃길려고 일부로 그러는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만,아주 순수한 표정으로 '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를 말하는 그를 보고 순간 씁쓸함 까지 느껴졌다.



어린 시절 동화를 읽지 않았다는 이승기의 성장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실 엄연히 말해서 그의 잘못만은 아니다. 비록 도로시, 뺑덕어멈, 네로를 모른다고해도 이승기는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을 받았으며, 지금 그가 학교에서 전공하고 있다는 국제통상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긴 만화 주인공 모른다고, 공자의 사상이 어떤지 모른다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우리 사회에는 학교에서 배우는거만 암기 잘하고, 그 범위에서 나온 시험문제 잘 풀어서 대학 잘가고, 그럼 그만이었다.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경험을 쌓아서 아는 것이 많다고 해도, 공부를 잘 못해서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아 쟤 상식은 많다라고 주위의 인정을 받을 지 몰라도 먹고 사는데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한다. 차라리 가가멜을 모른다고해도, 영어 잘하고 수학 문제 잘 푸는게 이 사회에서는 더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말이다.



어쩜 어제 1박2일에서 그동안 그가 쌓아왔던 이미지와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준건, 어쩜 이시대 엄친아로 불린다는 몇몇 친구들의 딜레마일지도 모른다. 물론 대체적으로 어릴 때 책도 많이 읽은 친구들이 대학을 잘 가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중, 고등학교 때는 아무리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일주일에 책 한권 제대로 읽을 여유마저 가지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현실이다. 안철수같은 분들은 학창시절 그렇게 책을 많이 읽었어도 최상위권을 유지하여 서울대 의대를 갔다고하나, 머리가 좋아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아 시간이 남아도는(?) 소수 엘리트들의 이야기일뿐이다. 요즘들어서 논술교육이 강화되서, 의무적으로 양서로 선정된 책을 읽게한다나, 결국 역시 시험을 위한 입시 공부일 뿐이다.
그래도 이승기를 비롯한 우리 세대는 적어도 초등 시절만해도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어느정도 예체능을 배울 시간이나 책을 읽을 시간이 주어졌었다. 하지만 지금 초등학교는 몇 시간 할당되지 않은 예체능마저 재량으로 돌려서 그 시간에 국,영, 수를 가르친단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초등학생들도 제법 많아졌다. 아마 지금 자라라는 어린이 시대에는 피타고라스 정리는 기가막히게 풀어내는데, 부모가 어릴 때부터 머리 좋아진다고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클래식을 들려주지 않는 이상,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는건 아는데 정작 바흐의 음악에 대해서 아는 친구들은 몇이나 될까? 하긴 동화 속 주인공 안다고, 클래식을 많이 들었다고 사법고시 합격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만,
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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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책 많이 읽었는데도... 2010.05.10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란다스의 개 답 듣고 아!하고 기억났다는...책읽을때 주인공이름은 네로,개이름은 뭐,할아버지이름은 뭐 이렇게 암기하면서 읽는건 아니니깐요... 책을 읽고 나서 스며드는 정서가 좋고 개인이 살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이 좋아서 읽는다는...입시위주의교육이랑 관련지을 일은 아닌듯한데요... 이승기땜에 많이 웃었네요...'아무것도 몰라요'라는 비지엠과 어찌 그리 딱인지...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책교육은 정서함양과 자아세계가 확장되는 원취지가 아니라 줄거리 알고, 등장인물 아는데 초점이;;;;

      그런데 어린 시절 동화를 안봤다는건..어찌보면 입시위주교육과 연관이 있지않을까요? 그래도 이승기씨는 공부 잘했거든요^^;;;

  3. Favicon of https://hls3790.tistory.com BlogIcon 옥이(김진옥) 2010.05.10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그냥 재미있게 봤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서 가물가물한 것도 있더라고요...
    즐거운 월요일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 2010.05.10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화를 읽을 시간이 없었던 문제 역시 우리 교육환경의 헛점을 말해주는 것도 같네요.

  5. 저도 2010.05.10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퀴즈문제에서 반 이상 틀렸어요 ㅋㅋ
    특히 만화 부분은 맞추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로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ㅎㅎ
    가가멜도 순간 헷갈렸죠..스머프 즐겨봤던 프론데~~
    아무튼 어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 특히 만화는 가가멜,설까치빼곤 잘;;;

      문제를 못맞춰서 씁쓸한게 아니라, 동화를 제대로 못읽는 환경이 아쉬울 따름이죠. 뭐 이즈라엘, 네로 몰라도 봤다는 자체가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국어 교육은 봤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주인공 이름 외우고, 주제 아는거만 강조하는지라ㅜㅜ

  6. Favicon of https://phoebescafe.tistory.com BlogIcon Phoebe Chung 2010.05.10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책은 많이 읽고 공부도 꽤 한편인데 지금도 구구단이 헷갈려요. 하하하...
    당췌 엊 퀴즈는 뭔 얘긴감....

  7. 2011년부터는 2010.05.10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영수 과목 시간수가 나머지 전체과목 시간수 합친 것보다 많다는 거...--;;;

  8. 2010.05.10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승기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일단 표정이 정말 모른다였거든요. 대충 아 저건 진짜구나 가짜구나 이게 들어나는데, 물론 포커페이스나 사기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은 잘 모르지만 승기군 같은 경우에는 ㅎ

      전 모를 수 있다고봅니다. 승기군 말대로 동화를 안읽어서 그런 영향이 크고, 저역시 어제 문제 중 상당수 못맞췄습니다. 플란더스의 개를 봤는데도 네오가 누군지도;;이즈아엘도 모르고요~ 그런데 뺑덕어멈과 최서희는 좀;;;

  9. 새벽5시 2010.05.10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보여주네요..ㅋㅋㅋㅋ 승기군 귀엽기도하고 안타깝기도하고..ㅠ.ㅠ
    그나저나 어제 돈데크만, 스머프, 플란다스의개 등등 옛추억이 생각나는 문제들이라 넘 반가웠어요.
    특히 개인적으로 '시간탐험대'를 너무 좋아해서 나이 삼십먹은 지금도 가끔씩 생각날 정도지요.
    기회가 된다면 '시간탐험대'는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10. 마루메기 2010.05.10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5년생 입니다.
    유독 만화를 좋아해서 27세 정도까지 TV만화에 흠취해 살았지요(마법소녀 리나를 마지막으로..)
    저보다 10년정도 동생들과 얘기하다가 은하철도999, 천년여왕 등을 모른다른 소리게 살짝 이게 세대차이구나 느낀적이 있네요... 스머프나 플란다스의 개, 오즈의 마법사는 제가 어릴적 만화로 방영해준걸로 기억해서 승기군 세대는 모를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11. 달려라꼴찌 2010.05.10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때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

  12.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5.10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컨셉이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면 또 한번 복불복 의혹에 가식이나는 등 말이 나오겠죠ㅡㅡ 그런데 어제 승기씨표정을 보니 정말 모른다는 둥

      그런데 만화주인공, 소설 주인공 모르는건 무식(?)이 아니네요.^^ 저도 만화주인공 거의 몰랐어요;;

  13. 음.. 2010.05.10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이승기랑 비슷한 세대인데요.. 최서희 말고는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14. 아이 2010.05.10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 문제 모르는거 많았습니다.

    아~ 그리고 이즈라엘이 아니라 아지라엘로 알고 있습니다. ^^;;;
    스머프에서 나오는 가가멜의 고양이였죠.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아즈라엘은 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즈라엘로 쓴건데 알고보니 아즈라엘이더군요 ㅎㅎ

      워낙 어릴 때 보던 것들이라..하지만 전 요즘 국영수에 찌든 나머지 동화나 만화조차 마음껏 볼 수 없는 현실이 ㅠㅠ

  15. fks 2010.05.10 1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줌만데도 몰랐고 울딸은 고등학생인덷 몰랐다는

  16.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10.05.10 2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입시 여전하죠. 저도 자녀를 둔 학부모로써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네요. 아이들에게 이상적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더 들게 합니다. ^^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2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제는 우리나라는 책을 읽어도 책을 읽고 감상을 하는게 아니라 주인공 이름 달달 외우고 줄거리만 알고, 주제만 잘 외우면 끝이라는거죠ㅡㅡ

  17.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10.05.10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창의성은 도서관에서 나온다고 했지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서적은 문학 책들이고, 특히 그 중에서도 시를 가장 좋아하며, 현재 아이폰 탄생의 이면엔 바로 시가 있다고도 했답니다. 아이패드 역시 마찬가지고요.

    생각할 힘,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직관력. 사람의 심리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읽어내는 감성. 이 모든 건 독서의 영향이겠죠.

    기술정보 지식 위주의 교육의 결말이 오늘날 세계 정보산업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소외된 결정적 이유가 아닐까 싶군요. 플랫폼은 곧 창의성이 생명이니까요.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역시 그걸 뒤늦게 깨달고 이제와서 그림 관심가지고 클래식 듣고 철학 공부한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으나.

      워낙 기초가 부족해서 절망의 늪에 허덕허덕~
      정말 인문학이 기초가 되어야;;;

  18.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5.10 2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철수 박사는 도서관 책을 다 읽었다고 하더군요.
    이승기는 엄친아인 것은 맞지만 책벌레는 아니었나 보군요

  19. 책 읽는데.. 2010.05.10 2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인공 이름 헷갈려서 계속 앞에 쳐다보면서 봐도
    모르겠던데;;
    그게 문제는 아니지;;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5.10 2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전 이승기군을 탓하는게 아니에요. 승기씨같이 공부는 잘해도 책을 많이 안봐서 그런 경우 종종 있어요. 그리고 승기군은 앞서 자기는 솔직히 동화를 안봤다고 실토를..그래도 승기씨 똑똑하잖아요^^

      다만 책이나 만화를 볼 여유도 없는 우리 교육을 문제시하는거죠ㅡㅡ

  20. hyun78 2010.05.10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젯밤 퀴즈에서 승기 많이 웃겼다. ㅋㅋ ㅋ 덕분에 일주일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었어.

    넌 멍충이도 아니고 백지도 아니란다. 그냥 순수함이 매력인 승기였다.

    뭐 나도 TV나 만화를 자주 안 봐서 전혀 모르겠던데.. 승기처럼 국,영,수만 잘했거든..

    남자답게 물세례도 거침없이 받는 모습 보면서 흐뭇했다.

    승기!

    남자인 내가 봐도 넌 참 멋진 남자다.

  21. 2016.08.20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엉뚱한 질문을 해보겠다. 김연아가 되는게 쉬울까? 배용준이 되는게 쉬울까? 아님 판사가 되는게 쉬울까?

셋다 정말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지만, 판사되는게 더 쉽다.

적어도 판사는 일년에 몇 백, 최소한 몇 십명은 뽑지만, 김연아와 배용준은 일년에 한 번은 커녕, 한 세대(10년주기)에서 한 번 나올까말까한 대스타이기때문이다.

하지만 박태환, 김연아의 대성공 이후 한국의 돈 좀 있고 자기 자식을 최고로 키우겠다는 일부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을 제2의 박태환, 김연아로 만들겠다고 아마 한동안 수영장이나 스케이트장으로 많이들 보냈을 거다. 또 그런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었고.

이 많은 피겨 지망생 중에서 제2의 김연아가 되는 건 극소수. 나머지는 저절로 도태되거나, 단지 어릴 때 취미생활로 접어둘 수 밖에 없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수영이나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많은 재능있는 친구들이 몰려온다는 건 대한민국의 엘리트 체육에는 참 좋은 일이다. 게다가 작년에 영화 '국가대표'의 엄청난 흥행이후 스키점프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아울려 스키점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건 국가대표 등록 선수가 4명밖에 안되는 열악한 동계 스포츠 분야에 큰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선수층이 늘어난 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자신의 아이들을 단지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 혹은 그 아이의 재능찾기를 위해서 여러가지 운동과 연기,악기와 미술,무용을 배우게하는 건 아이에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제2의 김연아로, 제2의 서신애,진지희로 만들기 위해서 아직 콧물 질질 흘리는 어린 아이에게 억지로 울음을 강요하게 하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습만 시키는 건 아이에게 못할 일이다. 김연아나 서신애, 진지희는 그 분야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고 또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과 그네들이 보이지 않는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였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김연아같은 피겨스케이트의 1인자가 나온다는 건 세종대왕이나 정조같은 뛰어난 군주가 나올 확률과 비슷한 거다. 그만큼 김연아는 천운을 타고났고, 또 우리 대중들은 모르는 그녀와 그녀 부모만의 고통과 힘겨운 나날들이 있었다. 지금이야 김연아에 대한 지원이 많고 cf도 많이 찍어서 돈도 좀 벌었겠지만, 주목받기 이전만 해도 돈도 많이 깨졌을거고, 무엇보다도 예나 지금이나 피겨스케이트나 박태환의 수영은 비주류 엘리트 스포츠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운동뿐만이 아니다. 배우, 음악, 미술 다들 우리 대중들은 그 중에서 최고 잘나가는 사람들만 기억해서 그렇지, 그 나머지 사람들의 생활은 보통 일반인보다 힘든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최고만을 보기에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이 화려해보일뿐이고 돈을 쉽게 버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고 보통 사람들보다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는 대충 짐작은 가지만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 예체능을 한다는 건 대부분 부모가 돈이 있어야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운동선수였던 부모와는 달리 운동신경이 둔한 해리가 보통 아이들은 만지지도 못하는 골프채를 만지고, 피겨, 양궁, 리듬체조, 테니스를 배우게 된건 역시 해리가 부잣집 딸이기 가능한 일이다.



물론 진짜 그 쪽 분야에 재능이 있어서 집안 환경이 평범한데도, 힘겹게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집에 돈은 많은데 공부로는 힘드니까 중간에 예체능으로 돌리는 친구들을 많이 봤으며, 또 진짜 재능은 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 재능을 접어야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보았다.  남다른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고, 피아노에도 소질을 보이는 세경이같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애들은 기회가 주어져도 못하는게 현실이다. 하긴 집에 돈은 많은데 마땅히 할게없어서(?) 예체능을 하는 친구들은 그걸로 대학가서 단지 결혼할 때만 써먹을려고 하기 때문에(?) 그 쪽 분야로 성공하겠다는 건 그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재능이 있어서 하는 친구들은 죽자사자 그 쪽 분야에서 성공을 거둬야한다. 그동안 들인 부담도 엄청나고, 최고가 아니면 정말 밥먹기도 힘든 삶이 그 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유층에 속하는 보석과 현경이 해리를 피겨 스케이트를 한번 시켜본 건 단순히 공부를 못하는데 대학이라도 잘보내기 위해서 시킨 건 아니다. 그 쪽으로 비전문가들의 눈에 봤을 땐 해리가 피겨에 재능이 있어보여서 그런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가 어떤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재능이 보이면, 그 아이가 그 쪽에서 성공할 줄 알고 밀어붙인다. 결국 아이나 부모나 돌아오는 건 큰 상처일 뿐이다. 다행히 해리는 진작부터 그런 재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포기했지만, 어설픈 재능(?)으로 곧잘 잘한다 잘한다 해서 어릴 때부터 대학갈 때까지 쭈욱 운동,무용만 하다가 정작 나중에 실업팀이나 무용단으로 갈 실력이 안나오면 그 친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요? 그동안 해왔던건 운동밖에 없는데 말이죠.



이렇게 보면 대부분 부모들이나 아이들은 오금이 저리고 통 자신이 없는 공부가 더 쉬운 거다. 공부를 어느 정도 하면 최소한 밥벌이는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괜찮은 대학을 가도 다시 대기업에 가고 공무원에 간다고 몇 년을 죽자사자 공부만 해도 그 직장에 가기가 어려워서 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고. 대한민국에서 공부로 날린 애들만 본다는 사법시험에 합격해도 47%가 취업을 못하는 시대에 어쩌면 일찌감치 아이를 김연아, 박태환으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열망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성공확률은 공부해서 판사, 의사되는 것보다 훨씬 못미치지만 말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이제 최고가 아니면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그럴수록 내아이를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겠다는 부모의 고군분투는 쭈욱 계속 될거다. 누가 그들을 욕할 수 있을까? 최고만이 대접받는 사회가 우리들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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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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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easygoing39.tistory.com BlogIcon 카타리나^^ 2010.01.19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더 특이한거 봤어요...
    자기딸을 재벌가 며느리로 만들겠다고 엄청 교육시키는 엄마 ㅡㅡ;;
    그걸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어린 딸...(아직 초딩이더만)

  2. Favicon of https://marketing360.tistory.com BlogIcon 미스터브랜드 2010.01.19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적 가치와 분위기가 문제인 것 같아요...
    나만 안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더라도, 주위에서
    하니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기기도 하구요.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0.01.19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아이...최고로 만들고 싶은 건 다 비슷할거라고 봅니다.
    정도가 어떻느냐가 문제인 듯...ㅎㅎ

    잘 보고 갑니다.

  4. 2010.01.19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달려라꼴찌 2010.01.19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용준 소속사 사장이 제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학창시절 그렇게 공부하기 싫어하고 음악, 노래만 좋아해서 부모님 속을 그렇게 썩이더니
    지금 연매출 수천억의 메니지먼트 대표이사가 되어있을지 누가 알았겠나요...
    사람들은 결국 다 자기에 맞는 그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

  6. Favicon of https://ceo2002.tistory.com BlogIcon 불탄 2010.01.19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 어느 곳에 속하게 되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나름대로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금 현재의 생활에서 만족하거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갈만하다는 표현으로 어느 정도는 위안을 삼지 않을까 싶네요.

  7. 2010.01.19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2010.01.19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Favicon of https://phoebescafe.tistory.com BlogIcon Phoebe Chung 2010.01.19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식을 괴롭히는게 아닐지 ...부모들의 극성은 끝이 없더군요.
    안타까운 일이지요.

  10.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朱雀 2010.01.19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공강가는 이야깁니다. 이렇게 세상을 만든 것은 어른들이겠죠?
    참 답답합니다...

  11. 모과 2010.01.19 1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게 목적이라면 자라는 과정도 행복해야 합니다.
    과정은 힘든데 나중에 지위가 올라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몰라서 당황을 하게 되지요.^^

  12. Favicon of https://nutmeg.kr BlogIcon 넛메그 2010.01.20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세상물정을 다 경험해본 부모가 너무 일찍부터 아이에게 많은 걸 기대하는 거죠.
    물론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려는 열성적인 마음만큼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 열성이 너무 커서 집착이 되면 애를 괴롭히는 것이나 다름없겠죠.
    해리의 김연아 따라하기 표정은 진짜 웃기더군요, 애가 연기가 물이 올라가지고ㅎㅎ

    그나저나 요즘 들어서 지붕킥의 에피소드가 사회적 의미를 지닌 것들이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