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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위대한탄생 정희주 그들은 못해서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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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씨 노래 못해서 탈락한 거 아니란 거 알죠" . 세상의 모든 탈락이 아쉽다고하나, 특히 지난 주 '위대한탄생'의 정희주 탈락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니 위대한 탄생 통틀어서 이은미 멘토스쿨의 '박원미 탈락'과 더불어 가장 아쉽고 눈물나는 탈락이 아니였나 싶네요. 단지 정희주에게 죄가 있다면 노래보다 참가자의 배경에 대한 스토리를 중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노래 외에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점과,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하는대로 여자들이 문자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현실에서 정희주가 여자라서(?) 유독 적은 문자투표를 받아 탈락했는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어떤 위안과 분석도 그녀의 안타까운 탈락을 위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그녀는 심사위원들에게 최고점을 받아놓고도 정작 위대한탄생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청자 투표에서 외면받았으니까요. 


최고로 뛰어나진 않았지만 늘 안정적인 실력으로 최소한 top4에는 무난하게 안착할 것이라고 찰떡같이 믿고 있었고, 실제로 엊그제 무대는 순전히 '정희주'를 위한 무대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느 참가자보다 돋보였습니다. 그녀의 노래를 듣는 순간, 오늘은 꼭 정희주가 1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정희주'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자를 보내면서도 그녀가 떨어질 것이라고는 미처 몰랐죠. 단지 그 중에서 제일 잘했기 때문에  보내는 일종의 응원이였죠. 하지만 그렇게 허무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오로지 다른 참가자에게 문자를 보내지말고 정희주에게만 문자를 보낼 걸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녀에게 너무나 미안합니다. 

 


그녀가 아쉽게 탈락한 이후, 멘토스쿨부터 그녀를 쭉 지켜왔던 김윤아의 격려를 듣고 순간 정희주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더군요. "정희주씨는 못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네 탈락한 제자를 위한 멘토의 따스한 위로일 뿐입니다. 하지만 정희주에게 그 말은 못하고 탈락하였는데 억울하다고 눈물흘리는 자를 위한 멘토의 궤변이 아니였습니다. 가장 최고의 무대를 펼치고도, 시청자 투표 때문에 무대를 내려와야했던 정희주에게 딱 들여맞는 말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다음날 잘하고도 가산점이 없어 2위를 하고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김연아를 위한 말이 될 줄은 미처 몰랐죠. 

정희주는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는 참가자는 아니였습니다. 노래를 잘하긴 했지만 멘토스쿨까지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쟁쟁한 남자들을 제치고 선전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개미였습니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나날이 발전되는 모습에 김윤아의 멘토스쿨에서 가장 돋보이는 참가자가 되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침 못뱉는 다는 듯이 정희주는 강렬하진 않지만 매회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생방송 무대마다 잔잔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워낙 성실하고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안티가 거의 없는 참가자였지만, 그녀를 열렬히 응원하는 팬덤이 적다는 것이 그녀의 최대 약점이자 결국 그녀의 발목을 잡고 말았네요. 

어쩌면 이은미 말대로 정희주에게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없어서 시청자들이 그녀에게 덜 관심을 가졌는지도 몰라요. 만약 그녀도 20년 남짓 인생에 눈물로 점쳐진 처절한 인생이 있었다면 그녀를 동정하는 시선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 또한 음악에 대한 집념 하나로 캐나다에서 나홀로 한국으로 건너와 계속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던 참가자입니다. 다만 그녀는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를 본 것이고, 결국 그녀는 제일 잘하고도 떨어지는 아픔을 맞았습니다. 

어떻게보면 정희주는 엊그제 참가자 중에서는 가장 잘했고 돋보였지만, 참가자 중 고정팬들이 작은 그녀로서는 그들과 엄청난 격차를 벌어놓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지는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1박2일 덕분에 조용필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에게도 잘 알려지게된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라고 하지만 애절한 감정표현과 매끄러운 기교표현을 요하는 어려운 명곡을 20대 초반 아마추어 정희주가 제대로 부른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조용필 노래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쉽게 부를 수 있다는 '여행을 떠나요'를 부른 데이비드 오를 제외하곤, 다들 그 또래에서는 잘 모르는 어려운 노래에 가왕 조용필만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탁월한 감정표현과 정확한 발성까지. 정희주를 비롯한 top6에게는 무리수가 아니였나 싶기도 하구요. 

정희주는 가왕 조용필은 물론이요 나는가수다급 최고 가수들이 울고 갈 정도로 완벽한 노래는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마추어라는 점을 고려해도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훌륭한 기량이였습니다. 그동안 우승자를 가리는 생방송 무대에 무난하지만 가장 돋보이진 않았던 정희주에 대한 재평가를 이루기 충분한 최고의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점수보다 시청자 투표의 입김이 더 세다는 위대한탄생 시청자분들은 그녀의 무대에 별다른 감동도 받지 못했고, 그녀에게 표를 몰아줄만큼 잘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나 봅니다. 네 어디까지나 정희주가 엊그제 참가자 중에서 가장 잘했다는 것은 저만의 기준에서 이야기 한 것이고, 다른 분들이 보는 시선에서는 이번에도 역시 그저 그랬다. 잘했지만 정희주 특유의 약점답게 밋밋했다라고도 여길 수 있구요. 하지만 결국은 가장 힘있는 자의 의견을 따라야하고, 그게 현재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입니다. 위대한 탄생에서는 심판들이 심사하는 피겨스케이팅과 달리 시청자가 왕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하고요. 

역시나 그동안 김연아를 까기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번 그녀의 아쉬운 2위를 두고 한번 1등을 했다고 배가 불렀다. 예전같은 열정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을 남깁니다. 아니 세계에서 가장 피겨스케이팅 잘 하는 사람들 모여놓고 1,2등 하는게 쉬운 일인가요? 우리는 그동안 정작 본인들은 살면서 반에서 1등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수두룩한데, 유독 김연아를 비롯한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꼭 1등만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김연아는 꼭 1등해야하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제 김연아 시대는 끝났다고 단정짓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긴 우리나라 1등 신문이라고 자랑하는 한 일간지도,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1등을 해야, 다시 피겨스케이팅 여왕으로 인정받는데 누가 누굴 비난하겠습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김연아는 예전만큼 배가 고프지 않아서,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이 식혀서 2위를 차지한 것이 아니였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김연아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에서 가장 많은 연습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벤쿠버 올림픽 에서 금메달을 따 그녀의 최종 목표를 이루고 난 이후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쇼트에서 예상 외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대회에 임하는 모습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어쩌면 현 시대에서는 누구나 따라올 수 없는 현존하는 피겨여왕, 본의아니게 그녀만을 바라보고 사는 국민들. 그리고 늘 그녀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일부 언론, 거기에다가 그녀의 자그마한 어깨에 얹어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까지 그녀 스스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도 많은 짐이 그녀의 마음을 짓누른게 아닐까 싶습니다. 

 


허나 그녀는 이미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승리자입니다. 그녀가 1등을 했던, 2등을 했건 이제 그녀에게 중요한 건 등수가 아닙니다. 1등을 차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최고 자리에 등극한 이후 그 자리를 유지하는게 더 어렵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제 그를 둘러싼 견제도 끊이지 않고 무엇보다도 본인 스스로 다시 마음을 잡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구요. 그러나 김연아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시 스케이트 끈을 질끈 동여매고 여러모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점수와 등수가 아닌 그녀의 연기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고, 수많은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명연기를 펼쳤습니다. 또한 보통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피겨 음악에 모험을 하지 않지만 김연아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피겨스케이팅으로 전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고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전통 가락으로 신들린 풍부한 연기력을 펼치며 전세계인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앞장서는 김연아이지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늘 어떻게 하면 한국의 아름다움을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 고민하는 김연아의 열정에 감탄을 보내는 바입니다. 비록 몇몇 사람들이 좋아하는 1등을 하지 못했지만, 아리랑으로 전세계인들을 감동시킨 것만으로 김연아는 다시 한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피겨여왕의 가치를 입증하였고, 그동안 자기를 짓눌렀던 마음 고생을 어느정도 훌훌 털어버리지 않았나 싶네요. 

어제 세계 2위라는, 사실은 그녀가 못해서 2위를 한게 아니라 안타깝지만 훌륭한 성적으로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룬 김연아의 선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위를 차지하면 좋겠지만 그건 단순히 우리 인간들이 정해놓은 숫자에 불과할 뿐입니다. 위대한 탄생과 같은 프로그램 역시 우승을 하지 못해도 가수가 될 수 있고, 오히려 중간 탈락자들이 더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희주 역시 엊그제 아쉬운 탈락을 하고 눈물을 보였지만, 지난주 위대한 탄생 1위는 누가 뭐래도 저한테만큼은 정희주였습니다. 여기서 잠시 주춤한다고, 영원히 날갯짓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더 큰 날갯짓을 위한 도약일 뿐입니다. 

김연아, 정희주 잘하고도 결국 서러운 눈물을 보여야했던 여린 그녀들을 일개 힘없는 네티즌으로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나도 미안할 뿐입니다. 그건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요, 김윤아의 격려처럼 영향력있는 자들이 밀어주는 표면상 1등보다 못해서 떨어진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단지 앞으로 더 큰 비상을 위한 하늘이 내려주신 시련일 뿐입니다.

비록 여기서 아쉽게 눈물을 보이고 말았지만 진정한 승자는 온갖 견제에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아리랑으로 만인의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김연아 본인과, 마지막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한 정희주가 아닐까 싶네요
.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했던 그녀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펼쳐질 그녀들의 장밋빛 미래에 더 큰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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