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독립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언급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고 보면, 지난 19일 개봉한 조창호 감독의 <다른 길은 있다>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극장 개봉에 성공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니 개봉한 들 소리소문도 없이 잊혀지는 대다수 독립영화들에 비해서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거 좋게 알려졌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다른 길은 있다>를 둘러싼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 하고도 격양 되어 있다. 영화 흥행은 고사하고, 조창호 감독이 한국에서 계속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 정도의 여론이다. 




영화를 안본 대다수 대중들을 뿔나게 한 것은, 개봉 전인 지난 18일 주연배우 서예지가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한 촬영현장이었다. 다른 것은 다 둘째치더라도, 자살신을 찍는 도중 출연 배우에게 연탄가스를 진짜 마시게 하는 조창호 감독의 디렉팅은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을 경악 시킨다. 그리고 이 기사는 SNS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논란을 점화시킨다. 또, 서예지에게 연탄가스를 흡입한 것에 모자라, 김재욱이 자동차 유리를 부수는 씬을 찍을 당시 보통 드라마, 영화 촬영 때 쓰는 설탕유리가 아니라 진짜 유리를 부수게 하여 김재욱의 손이 다쳤다는 이야기까지 함께 전해지며 그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논란이 심해지자 개봉일이던 지난 19일, 서울 건국대학교 KU시네마테크에서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한 조창호 감독와 김재욱, 서예지는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있었던 GV에서 참석자들 중 가장 먼저 마이크를 들었던 서예지는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고 열정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잘못 왜곡됐다.” 면서 “윤리적인 태도에 벗어난 내용들을 촬영했지만, 실제로 힘들지 않았다.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촬영했고 아픔을 공유할 수 있도록 촬영했으니 글(인터뷰)에 빠지지 마시고 영화에 대해 입소문을 내달라”고 호소를 하기도 했다. 


‘스타뉴스’의 서예지 인터뷰에 따르면, 연탄가스를 마시는 장면을 촬영한 날 조창호 감독은 서예지에게 “실제 연탄가스를 마셨을 때의 느낌과 감정을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연탄가스를 진짜 마실 것을 요청했고, 서예지 또한 그녀가 맡은 정원이란 캐릭터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 하겠다고 했고, 실제 연탄가스를 마시며 촬영에 임했다. 감독이 먼저 요구했다고 하나 배우와 합의 하에서 한 행동이고, 연탄가스를 진짜 마시게 하는 연출법은 잘못되었지만 배우가 무사 했고 아무일 없었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지않느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또한 지난 20일, <다른 길이 있다> 측이 배포한 공식보도자료에 따르면, 모조 연탄 제작에 실패해 부득이하게 실제 연탄을 사용하긴 했지만, 배우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연탄연기만 마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게재한다. 


다음은 <다른 길이 있다> 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가 게재된 관련 기사다 

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70120194932770


그렇게 따지면 촬영 당시 진짜 유리에 베여 실제 손이 피투성이가 되었다던 김재욱은 현재 손에 아무런 이상이 없고, 당사자가 괜찮다고 하니 별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지난 19일 GV에서 김재욱은 서예지가 그랬듯이 “어떻게 하다보니 자극적인 부분이 논란이 되었다.”면서 “저희가 (촬영을 할 때) 아무런 안전장치라던가 약속없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얼음 위를 걸을 때도 항상 옆에 보호해주는 스턴트 분들이 계셨고 응급차가 있었고 고무보트까지 준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보도자료에도 게재된 내용이다. 지난 9일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 출연 당시 “설탕 유리가 아닌 진짜 유리를 부셔야했고, 슛을 들어가기 전 진짜 유리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라고 했던 김재욱은 “우리가 그만큼 영화에 열정을 다했다는 걸 무용담처럼 이야기하고 싶은 배우들의 마음”으로 불거진 논란을 해명하고자 한다.




<다른 길이 있다>의 감독들과 배우들은 자신들이 어떤 해명을 늘어놓던,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이들은 사람들이 유독 부주의 했던 촬영현장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자신들이 목숨걸고 찍었던 영화를 좋게 봐주길 기대 하겠지만, 아무리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해도 배우에게 연탄가스를 마시게 하고, 진짜 유리를 부수게 하는 조창호 감독의 디렉팅은 <다른 길이 없다>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따라다닐 꼬리표이다. 


현재 <다른 길이 있다>를 둘러싼 논란은 조창호 감독 스스로가 자초 했다는 것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조창호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등을 거쳐 2005년 <피터 팬의 공식>으로 감독 반열에 오른다. 첫 영화에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아 선댄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도빌아시아 영화제 등 각종 해외 영화제에 초청된 이력이 있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데 5년이라는 긴 부침이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장편영화 3편을 만든 어엿한 중견 감독이다. 하지만 배우의 진정성있는 연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배우에게 연탄가스를 마시게 하고, 진짜 유리를 깨게 하는 조창호 감독의 연기 연출법은 연출 경험이 풍부한 중견 감독이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잘못된 연기 연출법은 조창호 감독만 범했던 오류가 아니다. 배우의 진정성있는 연기를 카메라에 담겠다는 명분 하에, 배우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디렉팅은 결코 연출 경험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최근까지 몇몇 감독들의 안전, 윤리 의식을 망각한 연출법에 경악한 바 있다. 배우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디렉팅하는 것은 연출자가 필히 가져야할 역량이다. 배우가 캐릭터를 이해하고, 감독의 의도대로 맡은 역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수많은 디렉팅을 공부하고 고안해서 감독과 배우, 관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연출자의 능력이다. 배우들의 캐릭터의 몰입을 도와주기 위해, 진짜 연탄 가스를 마시게 하고 진짜 유리를 깨게 하라는 연기 연출법은 그 어떤 영화 제작 관련 책에도 없는 디렉팅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감독들이 날 것 그대로의 연기, 즉 배우가 극중 캐릭터처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아야 최고의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무대포식 디렉팅은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감독과 배우들의 무용담으로 포장되어 ‘진정성있는 연기를 보여주려면 배우가 몸을 사리지 않아야해’ 식으로 자랑처럼 제작보고회, 관객과의 대화의 ‘말말말’을 장식한다. 




논란이 불거질 때까지, 조창호 감독은 배우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자신의 디렉팅이 얼마나 잘못된 연출법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언론과의 인터뷰, 관객과의 대화에서 연탄가스, 진짜 유리를 언급 했던 배우들도 마찬가지 였다. 윤리적으로 벗어난 디렉팅이라는 것을 알고,  뒤늦게 진짜 유리라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 감독을 원망 하기는 했지만,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열정으로 봐달라고 부탁한다. 그래, 감독들과 배우들은 아무일 없었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해프닝으로 넘긴다 치자. 하지만 그렇게 비윤리적으로 찍은 장면이 아무리 멋있고 예술적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한들, 그 장면에 얽힌 비화를 알고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관객들이 몇 이나 있을까. 


아직도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주어야만 예술성을 인정받고, 관객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감독들이 착각하는 한 가지가 있다. 21세기의 관객들은 과거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영화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스크린에서 기차가 달려오는 장면을 보고 기겁해서 도망가는 그 때의 관객들처럼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저 화면 안에서 자살시도를 벌이는 여자는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인물임을 잘 알기에, 자살을 결심하는 그녀의 사연에 순수하게 몰입하게 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렇게 관객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영리해지는데 아직도 일부 감독들은 리얼리티를 강화한다는 명분 하에 배우에게 진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디렉팅을 추구하고 끝내 관철시킨다. 이 과정에서 감독의 무리한 디렉팅에 응하지 않은 배우는 프로의식이 결여된 연기자이고, 감독의 부탁에 순수히 응하면 영화에 대해 애정이 많고 열정적인 훌륭한 배우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많이 들어왔을 대중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이번 논란을 의식한 듯, <다른 길이 있다>의 감독과 배우는 해당 영화의 촬영현장을 두고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했고, 소통의 과정을 통해 영화를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감독이 정말 배우를 믿었다면, 진짜 연탄가스를 마시게 하지 않아도 배우가 그 고통을 잘 표현해줄 것을 믿고, 배우의 효과적인 몰입을 도와주는 안전한 디렉팅을 지시하는게 연출자의 의무이자 능력이다. 




조창호 감독은 이번 촬영현장 논란에 대해 추후 자세한 이야기를 말할 것이라고 수차례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중들이 바라는 것은 감독과 배우의 충분한 소통 하에 진짜 연탄가스를 마시고, 유리를 깼으며, 그 외의 다른 씬은 안전하게 촬영 했으니 영화를 좋게 봐주세요 식의 해명이 아니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여전히 한국 영화 촬영현장에서 은연 중에 만연한 안전의식 부재 논란이 <다른 길이 있다>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다들 제대로 각성해서 다시는 이런 무용담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이다. 윤리의식이 결여된 채로 벌어지는 촬영현장의 문제는 쉬쉬해서 감출 문제가 아니다. 예술도 좋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의 안전과 인권이 최우선이다.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이러한 무모한 디렉팅들이 영화판에서 얼씬도 못하도록 영화계 종사자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우들에게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지 않아도 좋은 연기를 나오게하는 다른 디렉팅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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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제 블로그에 몇 번 이상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제가 영화, 드라마 시사회 포토월 현장 가서 사진 찍어 올리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인의 부탁으로 인해, 아니 엄밀히 말하면 지인을 돕기 위해 제가 카메라를 들고 직접 지난 7일 있었던 <그들이 죽었다> 시사회 현장을 찾았죠. 

(2015/12/03 - [영화전망대] - 그들이 죽었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청춘 영화의 새로운 흐름 보여주다)



얼마 전 '그들이 죽었다' 측 에게서 받은 대기 명단에는 놀라울 정도로 요즘 가장 핫 한 스타들의 이름도 있었으나 역시 스케줄 관계상 하하하하하하(애초 올 거라고 기대도 안했다;;;). 뭐 그들 보러 시사회 포토월 현장에 간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꽤 많은 배우들이 <그들이 죽었다>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극장에 열린 시사회를 찾아주셨는데요, 얼마 전 화제리에 종영한 JTBC <송곳>을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박시환을 필두로, <별에서 온 그대>, <꿈보다 해몽>의 김강현,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 에이스 김혁, 쥬얼리 전 멤버 하주연, 홍아름, 정애연 등이 자리를 빛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박시환의 인기란. 그 날 포토월에 참석해준 배우 분들 모두 매너가 좋으셔서 무사히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독립영화임에도 불구, 이례적으로 VIP 시사회와 포토월까지 한 백재호 감독의 <그들이 죽었다>가 대작들의 물량 공세 속에서도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로 <그들은 죽었다>는 이번 주 목요일 10일 개봉입니다. 

<그들이 죽었다> 파이팅!!!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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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겨울이 되니 다시 만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재벌가 왕자님들이 다시 등장하여 여자들의 마음을 잔뜩 흔들어 놓으시네요. 시청률은 안습이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 자자한 '매리는 외박중'이나 방송 4회만에 20%를 넘으며 대박을 노리는 '시크릿 가든'의 집안 좋고 잘생기고 학벌까지 갖춘 왕자님들이 여전히 먹히는 걸 보니, 한 때 인터넷을 휘젓었던 된장녀 논란이 다시 나올만해요. 가끔 그러잖아요. 우리나라 여자들 눈 높인 거는 드라마 속 실땅님들이 한 몫을 했다구요.

그런데 이 두 드라마 속 왕자님들은 단순히 실땅님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어엿 건실하다 못해 앞날이 창창한 기업을 거느리는 CEO입니다. 그들의 또래들은 지금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들은 삼신할매 랜덤 잘타서 30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사장님 소리 듣고 갖출 거 다 갖추었으니 그야말로 세상 불공평하다는 소리 절로 나와요.

허나 전 '매리는 외박중'의 정인이나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을 보고 멋있다고 이 세상의 모든 감탄사를 남발할 수는 있어도 어딘가 모르게 그들이 불쌍해보여요. 하긴 김주원은 겉모습은 훌륭해도 알고보면 그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돈많은 찌질이일뿐이긴해요. 아마 제가 그런 이들을 보고 불쌍하다고 하면 주위에서 코웃음 날릴게 뻔하죠.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걱정이 한아름인 애가 인생이 고속도로인 잘난 애들의 시덥잖은 고충까지 들어줄 여유가 있나구요.



사실 저도 김주원이나 정인같은 애들은 저같은 평민 자식과는 달리 고민거리 하나 없이 평탄하게 사는 줄 알았어요. 왜 그런 이야기 있잖아요.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 애들은 막힌 데 없이 성격도 좋다구요. 김주원같이 한없이 까칠하고 정인같이 과도하게 매너가 좋아 정중한 싸가지라는 소리는 들을 지 언정 개네들이 길라임같이 뻑하면 미안하다고 굽실거릴 일도 없고, 위매리처럼 학교를 휴학하면서 온갖 알바를 섭렵해가며 안좋은 소리 들으면서 살 필요는 없잖아요. 오히려 우리같은 평민들이 그런 사람들에게 납작 엎드려야죠. 개네가 돈만 많은 찌질이던가, 천하의 싸가지든지 간에 말이죠.

그러나 매리가 엉뚱한 아빠때문에 이뤄진 계약 결혼을 이행하고자 정인 아버지가 휴식을 취하는 별장에 갔을 때, 정인 아버지와 정인과의 밥상은 그야말로 싸늘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부드러운 단백질도 준비될 수 있는 산해진미가 다 갖추어있었지만 도저히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저같아도 아무리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도 먹다가 체할 수도 있고, 마음껏 먹지도 못하는 모드였죠.



시크릿 가든의 주원의 외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정인이네 집은 별 말이라도 안하기라도 하지, 이 집은 자매지간도 서로 으르렁거리고, 서로의 가족을 대놓고 헐뜯습니다. 그리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된다는 김주원도 한달에 한번씩 바뀌는 유언장때문에 억지로 그 가족 모임에 참석해서 마음에 없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아부를 떨어도 시원찮을 판에, 자신이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외외증부의 박상무한테 쿠사리를 맞고 말지요.

하긴 요즘은 돈 때문에 파탄나고 가족이 해체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가족들은 그야말로 모든 복을 타고난 고귀하신 분들이죠. 아마 행복에 겨워서 더욱더 많은 재물을 얻으려고 서로를 이간질하고 싸우는 것도 저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꿈같은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인이나 김주원이나 이 사람들은 놀랍게도 감정이라는 것을 눈에 씻고 찾아볼 수가 없어요. 정인은 아버지가 자기 맘대로 점찍어준 여자와 군말없이 결혼을 강행하고, 주원의 이상형은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가문의 영애에 27살 이하의 운명론을 운운하지 않는 그야말로 심플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들에게 사랑은 한낱 쓸데없는 일뿐이고, 결혼은 사업과 가문의 번영을 위한 수단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애초에 위매리와 결혼할 것이라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정인도, 그녀와의 결혼으로 자신의 사업기반이 달려지게되자 급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달라듭니다. 길라임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한 김주원 역시 그녀의 앞에서는 조건의 부족함과 자신에게 맞지않은 여자임을 운운하면서 길라임의 자존심을 박박 긁어놓구요. 어쩌면 대한민국 상류층 남성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비록 그동안 모든 로맨틱 코미디 물에서 재벌남과 평범녀의 아름다운 멜로를 다뤘지만, 그건 오스카의 말처럼 한낱 스쳐가는 바람일뿐이고 결과적으로는 더욱더 세월이 갈 수록 그들만의 리그가 더욱 굳건해지니까요.



어쩌면 이 두 드라마의 작가가 대한민국 상류층에 열등감을 가진 나머지, 그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지지리도 못나고, 재수업게 그려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던간에 실제 김주원과 정인은 된장녀가 아니라 제정신이 똑바로 박힌 대한민국 여성이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탐하고 싶은 왕자님들입니다. 그러나 전 서로 각각 운명의 소울 메이트와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 그들만의 뼈아픈 상처를 보듬아줄 수 있는 여신님들을 만나기 전의 그들이 딱히 부럽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돈문제와 취업때문에 부모님과 대판 싸울 수는 있어도, 오로지 자식을 자신의 사업안정을 위해 그들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 멋대로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나으리의 고귀한 여식으로 태어나느리 조금 부족해도 제 의사가 존중될 수 있는 지금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거든요.

또한 저는 단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현빈과 김재욱만을 좋아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서 그런가요, 아님 애시당초부터 그런 왕자님들은 저같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아서 아예 그들의 부정적인 면부터 먼저 보기 시작한 건가요. 부디 매리를 통해 감정이 무엇인지 깨달게 된 정인과 길라임과 몸이 바뀐 이후 직접 서민의 삶을 체험하면서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될 김주원만이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그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단순히 부모에 의해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이 아니라 보다 독립적인 주체로 거듭났으면 좋겠네요.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각 방송사와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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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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