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밤 '나는가수다' 첫방에서 느꼈던 짜릿한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이미 뮤지션으로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가수들끼리 모아놓고 경쟁을 시켜 한명씩 탈락시키는 포맷이 영 못미더웠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본격적 가수 모욕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사력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는 최고 가수들의 진정성있는 노래를 듣고 곧 삐딱한 시선을 접고, 좋게만 봐주기로 하였습니다. 

요즘들어 프로그램 외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아 피로감이 점점 쌓여가고 점점 실망감도 커지지만, 그래도 '나는가수다'에 참 고마운 점이 있다면, 그동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귀한 보석들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제대로 평가받게 되었다는 것이였죠. 개중에는 이 가수의 진가를 나만 알고있는 듯 하여 나름 뿌듯함을 느끼면서 나 혼자 알고 싶었던 가수들도 있었고, '나는가수다' 출연을 계기로 그 가수들에 대한 공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cf도 찍고, 각종 예능에 출연하여 남다른 끼를 보여주는 그들을 보고 그저 흐뭇할 따름입니다.

 


이미 2002년 월드컵 가수로 전국민적으로 인기를 끈 록밴드 윤도현밴드(YB)를 제외하고 김범수, 박정현은 특히 중장년층 어르신들에게 약간 낯선 이름으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심지어 제 또래 젊은층에서도 도대체 박정현이 누구나하는 질문도 더러 있었습니다. 남몰래 그녀의 노래를 즐겨들으면서, 왜 이런 가수가 자신의 실력에 대비하여 많은 것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던 대중으로서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하였으면서도 혹시나 그 중에서 인지도가 적어서 '나는가수다'에서도 역시 그녀의 실력보다 저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은 불안감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박정현과 함께 출연했던 모든 가수들, 가창력면에서는 전혀 흠잡을데없는 대중적으로나, 평단에서나 다 인정받았던 명가수들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의외로 박정현은 그동안 조용히 갈고 닦아왔던 실력만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고, 역시 '보고싶다'라는 대히트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얼굴없는 가수로 숨죽이면서 살아왔던 김범수 또한 2차 경연에서 '제발'이라는 노래로 그만의 진가를 인정하였죠.  그동안 '오필승 코리아'로 락밴드보다 윤도현 그 자체가 더 유명했던 YB역시 '나항상 그대를'를 통해 자신의 본래 실력을 입증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가는 대한민국 록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 뒤 김건모 재도전 논란으로 한달여간의 방송중단에 들어간 나는가수다였지만, 그 뒤에도 이 세가수는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림고수들의 경연에서 무려 7주 이상을 살아남으면서 이제는 '명예졸업'이라는 타이틀 하에 나는가수다 무대와 아쉬운 고별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가수다'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늘 관객들을 뜨겁게 달구워주면서 그동안 7위를 한적이 한번도 없는 윤도현이 마지막 무대에서 탈락을 하여 명예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정말 처음들어보는 이동원의 '내 사람이야'로 잔잔한 멜로디로 깊은 감동을 남기면서 3위 조관우에 이어 4위를 기록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아쉽게도 명예졸업을 하지 못한 윤도현이나, 명예졸업을 한 김범수, 박정현 모두 오늘날 나는가수다를 있게한 일등공신이였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나는가수다' 무대에서 1위도 몇번들 해봤고, 매주 경연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깊은 감동과 짜릿한 전율을 안겨준 가수들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이후로 그들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린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박정현에게는 요정, 김범수에는 비주얼가수, 윤도현에게는 임재범이 손수 지어준 로큰롤 베이비라는 수식어가 고유명사가 되어버린지 오래였구요. 

무엇보다도 나는가수다의 큰 수확이 있다면, 바로 30대 중반에 대한민국 공식 요정이 되어버린 박정현입니다. '나는가수다'가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나가수를 자신만의 세상으로 만들어버리고 명예롭게 퇴장한 박정현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보다 많은 이들이 그녀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여자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다 찍고 싶어하는 화장품 CF까지 찍을 정도로 거물이 되었으나, 자신의 주장기인 R&B뿐만 아니라 락, 재즈를 불문하고 모든 장르를 섭렵하고자하는 음악에 대한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데뷔 이래 지난 14년동안 그동안 받지 못했던 거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큰 돈을 만졌으면, 이제 조금 쉬어갈법도 한데 여전히 그녀는 음악에 고프고, 또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입니다.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정도로 공부도 뛰어나게 잘했고, 재주도 많았지만 한번도 밟지않았던 한국땅에서 자기 스스로 선택한 이 길이 후회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그녀의 열정이 존경스럽고, 실제 그녀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것만이 내세상이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대표적인 비주얼 가수로 파격변신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한 김범수를 빼놓으면 섭하겠죠. '님과함께' '희나리' '외톨이야' 등으로 기존의 김범수에게 볼 수 없던 색다른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김범수는 마지막 무대만큼은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을' 통해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면서, 노래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 초심으로 마지막으로 노래 잘하는 김범수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자우림 등장 이전까지 '나는가수다'에서 유일한 록밴드로서, 매사 뜨거운 갈채를 받으며 록의 자존심을 세운 로큰록 베이비 YB 또한 인상적이였고요. 각자 고유의 특색으로 나는가수다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눈과 귀 모두를 충족시킨 아티스트들이였기 때문에 나는가수다에서 유독 이들의 존재감이 유독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앞으로는 이 세 뮤지션의 노래를 '나는가수다'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난 5개월간 너무나도 지쳐있던 가수들을 위한다는 '명예졸업제'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는가수다'에서 보여줄 것이 많아 보이는 가수들에 워낙 나는가수다가 승승장구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던 공신들이기에 이들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가수다 마지막 무대에 가장 아쉬움을 느낄 이들은 바로 김범수,박정현,윤도현일 것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후회없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하여 이왕이면 허무하게 나가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숨막히는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그것만이 내세상으로 청중평가단의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1위로 명예졸업을 하게된 박정현은 지난 5개월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해도 좌절하기보다 때를 기다리면서 갈고 닦아온 결실이 제대로 빛나는순간이였습니다. 비록 탈락을 하게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한 윤도현 또한 노래 중간에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울컥하기도 하였구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이며 후회없이 후련히 노래한 김범수 또한 이번 무대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막상 지난 5개월간 함께해온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가수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면서 정들었던 공간이였으니까요. 

 


명예졸업을 한 김범수와 박정현, 그리고 탈락으로 명예졸업을 이루지 못한 윤도현, 모두 다 극강의 서바이벌을 보여주었던 '나는가수다'에 질기도록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명예롭게 물려나는 것입니다. 그 세가수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나는가수다'에 출연하였고, 또 아쉽게 물려났던 가수들까지, 나는가수다에서 아무런 이견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만의 세상을 이룬 최고의 뮤지션들입니다. 

다음주 명예졸업을 하는 가수들을 위한 스페셜 무대를 끝으로 이 세가수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지만, 나는가수다 첫방부터 지금까지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그리고 그 이전에 나는가수다를 떠난 가수들 때문에 즐거웠던 시간들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무대를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은 이들이 찾는 만큼, 어떤 무대에 서든지 간에 나는가수다에서 오래 살아남은 가수들답게 후회없이 꼭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면서 승승장구 하길 기원합니다. 어제 8월 14일 그들이 마지막으로 후회없이 보여줬던 무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동안 뮤지션으로서 묵묵히 자신만의 내공을 쌓으면서, 기회가 왔을 때 모든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큰 감동을 선사하면서 아름답게 떠나게된김범수,박정현, 그리고 탈락을 하게된 윤도현밴드 모두 다 1등이였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동안 고생많으셨고, 앞으로도 더 좋은 노래로 대중들에게 수도없는 감동을 선사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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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20여년 가까운 시간동안 자신만이 낼 수 있는 '팔세토 창법'만으로 최고 가수로 인정받아온 중견 가수 입장에서는 '나는가수다'에서 생각과는 달리 2위를 차지한 하얀나비를 제외하고 하위권에 자주 머무는 상황이 못내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7월 31일 새가수로 '자우림'이 투입된 주에는 꽤 대중적으로 알려진 나훈아의 '고향역'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막상 기대와는 달리 5위에 그치자, 조관우의 자신감은 극도로 추락해버렸습니다. 본 마음도 그러는지 모르나, 중간 경연 내내 자신이 7위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결국은 노래를 부르기 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하기도 하였고, 보는 후배 가수들도, 시청자들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어떻게보면 조관우는 처음부터 '나는가수다'에 어울리는 가수가 아니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관우의 창법을 좋아하지만, 다음주 '나는가수다'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애써 냉정히 평가하는 김어준의 말처럼 조관우의 애달프면서도 가녀린 목소리는 그의 오랜 명성에 비해 나는가수다 청중단에게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비단 조관우뿐만 아닙니다. 파격적인 시도를 할 땐, 의외로 높은 점수를 받곤했던 이소라, 윤도현, 김범수가 정작 은은한 조용한 노래를 부를 때는, 특히 극적인 클라이맥스가 없는 부분에서는 고전하는 '나는가수다' 였습니다.

역시나 90년대 여성 감성 보컬의 대표 주자로 사랑받던 장혜진 또한 나는가수다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악몽의 미스터 이후 생존에 대한 압박이 유난히 컸던 것인지, '술이야', '애모' 등으로 연속 2위에 오르며 서서히 청중단 입맛에 맞는 가수로의 변신에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매번 청중단과 시청자들의 눈이 휘둥레할 정도로의 변신을 시도하기보다, 자기 스타일의 연장선을 이어나가는 듯한 조관우는 결국 본인의 노래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어버립니다.

개인적으로 조관우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이였던 사람으로서, 청중단의 손에 쥐어진 3명의 1등에 많이 들지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그만의 창법을 고수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비록 호불호가 나눠지긴 하지만, 조관우라는 가수는, 남자로서 다루기 힘든 고음역대를 여자보다도 더 아름답고 애절하게 표현하는 희소 가치성있는 음유시인입니다. 심지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는 김범수마저 조관우의 '늪'을 미션곡으로 준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괴로워한 것처럼, 무한도전에서 중저음의 목소리인 정형돈이 '미성'을 뛰어넘는 '마성'으로 또다른 '늪'에 빠지게하여 네티즌들을 발칵 뒤집을 정도로 누군가가 감히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의 특색이 있다는 것은 가수로서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게 됩니다. 

 


하지만 보다 대중적으로(?) 자신의 노래를 애초부터 좋아한 사람들이 아닌, 폭발적이고 강한 선율을 좋아하는 청중평가단의 독특한 취향상 그동안 가요계에서 인정받아왔던 조관우만의 미성은 그야말로 독이 되어버립니다. 한번도 청중평가단의 순위에서 상위권에 들지못했다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가수들끼리 자기 나름대로 평가를 매기는 중간평가에서 7위를 차지한 이후, '왜 조관우는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나'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가요계와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가수들만 나올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출연 여부에 네티즌들의 왈가왈부가 따르는 '나는가수다'에 나온 것만으로, 그의 출연에 대해서 특별한 이견이 없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조관우는 대단한 가수입니다. 좀 오랫동안 본격적인 활동을 쉬게된터라 조관우에 관심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어지간히 있었겠지만, 웬만한 레벨의 가수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음역.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인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한국인의 정서 '한'으로 마음을 스며드는 감동을 줄 수 있는 남자 가수는 조관우뿐입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자신의 낮은 순위에 대해서 주눅들지 않고 가수 조관우만이 할 수 있는 잔잔하면서도 무언의 몸짓을 맘껏 펼치시길 바랄 뿐입니다. 비록 그 때문에 탈락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노래가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의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이지, 다른 가수들보다 노래를 못해서 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어쩌면 중간평가에서 7위의 씁쓸함을 맛본 것이 조관우에게는 약이 될 법 합니다. 무엇보다도 극도로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이 아쉬웠던 조관우였습니다. 아직 편곡이 완성된 것도 아니였고,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도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한번 쓰디 쓴 잔을 받아들였으니,다시 원기보충하여 전율을 가다듬고, 오늘 저녁에 있을 최종 경연에서 펼칠 하얀나비에 버금가는 멋진 공연 기대하겠습니다. 이대로 힘없이 무너질 대한민국 파리넬리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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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근 3년 이상 두자리 시청률을 넘어본 적이 손꼽을 정도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였던 일밤을 살린 구세주는 다름아닌 '나는가수다' 였습니다. 2009년 11월 오랜만에 일밤의 메가폰을 잡자마자, 꼭 일밤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한 김영희PD말대로 약 1년여만에 일밤을 살아난 듯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일밤 프로그램 자체에 활기가 띈게 아니라 대한민국 가요계 판도까지 바뀌었던 무시무시한 나가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아이돌 음악과 리얼 버라이어티 범람에 염증을 느끼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대박 아이템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복병이 숨어져있는 허점도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는가수다의 최대의 적은 5년 이상 일요 예능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1박2일도 아니요, 나는가수다 대히트 이후 점점더 설 자리가 줄어든 아이돌 기획사 사장들도 아니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최대의 적은 다름아닌 내부에 있었습니다.

김영희PD는 올해 초 일밤의 대대적인 개편을 하면서 '나는가수다'와 '신입사원' 그 당시에나 지금에나 파격적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세웠습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그 당시 대두되고 있던 서바이벌에 편승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기존 가수들을 상대로 순위를 매겨 가장 적은 표를 얻은 가수를 매주 한 주 씩 탈락시키는 제도, MBC 아나운서를 예능으로 뽑겠다는 등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험을 단행합니다. 워낙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초라했던 프로그램이 많았기에 과연 이번에는 김영희PD가 웃을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자사 아나운서를 예능에서 뽑겠다는 것도 말도 안되어보이지만, 무엇보다도  실력을 인정받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가수들의 가창력을 평가하여 일렬로 줄을 세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수 모욕이라는 말도 나올법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다보니 나는가수다는 가수를 평가한다는 그 자체보다 오히려 그동안 소외받고 있었던 실력파 가수들을 재조명한다는 긍정적인 의도가 좋은 평가를 받아, 대박 프로그램이 된 반면에 신입사원은 나는가수다 후광으로 잠시 반짝이는 듯 했으나, 혹평만 받은채 그 예전 일밤 프로그램들처럼 쓸쓸히 막을 내려야만했습니다. 

그 뒤 신입사원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일밤 제작진들은 다시 한번 공익예능 일밤의 위상을 높여주는 대신에, 신입사원처럼 나는가수다가 애써 올려놓은 일밤 시청률을 깎아먹지 않는 코너 찾기에 절치부심을 거듭하였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선택한 아이템은 다름아닌 사연많은 무주택 가구들끼리 퀴즈 프로그램으로 경쟁시켜 최종 우승자에게 누구나 다 가지고 싶다는 땅콩집을 준다는 설정이였습니다. 일밤 제작진들은 단연 물밑듯이 몰려드는 감동과 화제를 몰아일으킬 것이라고 단언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신입사원 시절보다 더 낮은 시청률에 일밤 전체 시청률을 깎아먹음은 물론이요, 더 싸늘한 반응을 받으며 전전긍긍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집드림이 하필이면 나는가수다 하기 전에 죽을 쑤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신입사원 시절에는 나는가수다가 끝나고 방영하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는가수다 시청자들은 나는가수다가 끝나고 1박2일로 채널을 돌리던지 아님 바로 TV를 끄던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일밤 제작진과 신입사원 제작진은 나가수를 시청하던 사람들이 끝까지 채널고정을 하여 신입사원도 끝까지 봐주길 원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죠. 그래서 일밤 제작진들은 역으로 나는가수다 시작 전에 집드림을 편성합니다. 이제 나는가수다를 1박2일과 붙을 만큼 나름 자신감도 생김은 물론, 어쩌면 집드림을 앞에 편성을 하는게, 나는가수다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나가수 시간대를 잘못 맞춰서 잠시라도 집드림을 보게하는 술수였는지도 모르죠.
 


허나 막상 뚜껑을 열다보니 신규 편성한 집드림과 나는가수다 시간대가 변경한 이후 이상하게 일밤은 더더욱 시청률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가수다와 붙게될 1박2일이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예능 강자임이 주요 원인이겠지만, 요즘 실버합창단으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남자의 자격, 런닝맨 또한 만만치 않은 경쟁자입니다. 집드림과 나는가수다의 바뀐 시간대 때문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배경에는 '나는가수다' 시청자들이 오직 '나는가수다' 시청 전에 아무것도 보지 않거나, 혹은 MBC만 봐야합니다. 하지만 '나는가수다'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결코 '나는가수다'만 보지 않습니다. '나는가수다' 기다리다가 남격을 보는 시청자도 있고, 런닝맨을 끝까지 보고 나가수로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든 가구를 일반화할 수 없겠지만, 저희집도 남격 실버합창단을 끝까지 보고, 그제서야 나는가수다로 채널을 돌렸습니다. 분명 남격, 런닝맨이 나가수 시작 후에도 몇 십분 더 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런 식으로 나가수 초반 시청률 까먹는 것이 만만치 않을 법도 합니다. 그나마 남자의 자격을 보는 사람들이 다 보고 나가수를 보면 좋은데, 그렇게 채널을 1박2일로 고정하는 일도 빈번하게 생길거구요. 나는가수다가 꼭 봐야하는 완소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말이죠. 그래서 현재 mbc 예능국과 일밤 제작진 측에서도 집드림 폐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가수다 앞에서 알짱알짱 방해물로 전락한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오히려 무주택자의 절박함을 가지고 노는 듯한 집드림때문에 다른 공중파 예능이 웃게된 것만은 결코 아닙니다. 제 아무리 집드림이 나가수의 창창한 앞날을 방해한다고해도 나는가수다가 정말정말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꼭 챙겨봐야하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비록 앞 부분을 못보는 한이 있더라도 꼭 챙겨볼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나는가수다'는 1박2일과 휴일 나들이를 포기할 정도로 꼭 그 시간대에 봐야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하루 더 기다려서 다음에서 제공하는 무편집 영상을 보거나, 아님 음원을 다운받아서 듣는 것이 더 좋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나는가수다가 기존 소리소문도 없이 외면받았던 일밤 코너들과 달리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결은 다름아닌 요근래 접하기 어려웠던 감성있는 음악들을 주말 황금 예능 시간대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였습니다.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가수들의 혼신을 다하는 열정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고, 순위를 뛰어넘어 나는가수다에 출연한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가수라면서 누가 몇 위를 했는가보다 노래에만 집중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는가수다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가수들의 무대 그 자체보다 어떤 가수가 1위를 하였고, 꼴지를 하고 도대체 그 순위를 납득하지 못하겠다에 초점이 맞춰진 듯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몇몇 가수들의 노래는 1분여간 통편집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주 경연에는 새로 투입된 자우림의 '고래사냥'의 떼창부분이 1분 30초여간 사라져버렸고, 나는가수다 1등공신 윤도현의 YB밴드의 '삐딱하게'는 대놓고 편집하는 웃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나는가수다에 할애된 방송시간이 모든 가수들의 무대를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짧은 것도 아닙니다. 워낙 나가수 전의 집드림이 부진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덕분에 나는가수다는 1시간 40여분간 전파를 타게됩니다. 보통 나는가수다 경연이 1시간여 정도 이뤄진다고 했을 때, 가수들이 투입되고 나가고 정리하는 시간을 편집하고, 그 시간에 노래를 제외하고 가수들의 인터뷰, 개그맨들과 심사위원들의 총평을 넣는다고해도 가수들의 무대를 보여주는 충분한 시간이 남습니다. 하지만 나는가수다는 지나치게 노래 외적에서 시간이 잡아 먹습니다. 가수들이 노래하기 전에 무대에 올라가는 심경을 인터뷰하고, 중간중간 경연에 참가하는 가수들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반복되는 이야기가 많고, 무엇보다도 순위를 발표할 때 긴장감을 유발한답시고 똑같은 장면을 2번 보여주고, 지나치게 뜸을 들이는 등, 유독 순위발표에만 집착하는 모양새입니다. 

예전 김영희PD가 지휘하던 나가수 초창기에도 이런 편집상의 문제로 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아직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기 전이였고, 앞으로 고쳐지겠지하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영희PD가 신정수PD로 바뀌고, 어느정도 프로그램이 안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바뀌어지지않는 편집에 모자라, 아예 대놓고 행해지는 통편집이 의아스러울 뿐입니다. 오죽하면 특정 가수만 편애하고, 일부로 배척하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연이어 계속되는 편집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나는가수다입니다. 

물론 가수들의 무대 중간중간에 음악 외적으로 다른 부분을 넣을 수 밖에 없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일부 편집을 가할 수 밖에 없는 제작진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야 음원이나 혹은 무편집 영상으로서 온전한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불완전한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고, 단순히 노래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과 음악이 접목된 포맷으로서 웃겨야하는 예능으로서의 정체성도 동시에 살려야하니까요. 하지만 본방에서 노래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주고나서도, 그 감동을 음원이나 무편집영상으로 이어나가게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나는가수다 본방에서 보다 많은 이들의 귀를 충족시켜야지만, 그 다음 음원,무편집영상으로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시청률도 잘 나올 수 있습니다. 

이제 8월 14일 끝으로 나는가수다를 명예졸업하는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을 비롯, 그 이전에 함께했던 임재범, 김연우, 이소라, BMK, 정엽, 김건모 등 많은 가수들이 그 어떤 예능들보다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음악만으로 시청자들과 통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있는 노래만으로 그들을 잘 몰랐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웃기면서 나는가수다 역시 만인이 주목하는 예능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나는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도 여전히 노래로서 관객, 시청자들과 소통하고자하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기존 가수들을 명예졸업시키고 새롭게 시작하고자하는 나는가수다가 나아갈 길은 오로지 노래에서 주는 감동과 즐거움을 극대화시키는 방법뿐입니다. 이제 가수들의 노래말고, 그 외의 문제로 생기는 잡음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유독 말많고 탈도 많던 나는가수다에 피곤함을 느낄 지경입니다. 이제 부디 나는가수다를 있게한 노래 자체에만 집중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정 시간이 없어 계속 이대로의 편집을 밀고 나가겠다면, 그냥 나가수 앞의 집드림을 폐지하고 나는가수다를 2시간 스트라이트로 밀고나가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순위 발표에만 지나치게 뜸만 안들어도 길어봐야 5분남짓한 가수들의 노래 다 들을 수 있을텐데 말이죠. 

*아침에 쓴 글 실수로 날려먹고 다시 재발행하였습니다. 방문해주신 분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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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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