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지구에서 먼 행성에서 비행물체 타고 조선땅으로 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은 이제 다시 자기가 살던 별로 돌아가야 한다. 몇 달 전만해도, 다시 자기가 살던 행성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민준이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그 날이 왔음에도 불구, 민준은 전혀 기쁘지 않다. 천송이(전지현 분)을 두고 지구를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지구에서 지낸 길고 긴 세월 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지구를 떠날 때쯤 제대로 찾아왔다. 예정된 시간은 다가오고 헤어져야하는 운명. 결국 도민준은 천송이에게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곁을 홀연히 떠난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였기 때문에, 지난 27일 방영할 결말을 두고 여러 말이 있었다. 항간에는 천송이와 도민준의 꿈. 혹은 천송이와 도민준의 영화 촬영이었다는 스포일러도 나돌았다.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은 SF 판타지라는 장르의 특징을 최대로 활용한 결말을 보여주었다. 





도민준이 지구를 떠난 3년 후, 그는 웜홀을 통해 다시 지구로 돌아왔고, 천송이의 곁을 찾아온다. 도민준과의 이별에 애써 담담한 척 살아왔으나, 오매불망 민준만 기다려온 천송이는 그를 따뜻한 키스와 포옹으로 받아주고, 3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도민준이 다시 자기가 살던 행성으로 돌아가야하는 만큼 기약없는 만남이기도 하지만 언제 이 세상을 떠날 지 모르는 우리 인간들의 삶과 닮아있어 더 애틋하다. 


초능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 운명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의 곁을 떠난 사람이 다시 연인의 곁으로 되돌아 온다는 이야기. 그동안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보아왔던 익숙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결말이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워낙 새드 엔딩을 암시하는 전개가 많아서였을까? 400년 이상 영생을 누려온 도민준이지만, 희대의 싸이코패스 이재경(신성록 분)과 맞서면서 그의 초능력을 상당 부분 소진한 탓에, 도민준이 자기 별로 돌아가기 전 죽음을 맞지 않나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도민준이 자기 별로 돌아간다는 것은 천송이와의 영원한 이별로 받아들여지는 듯 했다. 





그러나 <별에서 온 그대>가 정리한 결말은 간단하면서 기발했다. 잠시 자기 별로 돌아간 것일뿐,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었다. 예전만 못하지만 도민준은 마음만 먹으면 다시 천송이 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초능력이 남아있었다.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에, 약간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곤, 언제 지구를 떠날 지 모른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들과 하등 다를 바 없이 평범해진 도민준이지만, 대신 그는 천송이에게 없어서는 안될 특별한 존재로 남게 되었다. 


천송이를 만나기 전까지 도민준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잘생긴 남자에 불과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었지만 도민준은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숨죽이며 살아왔다. 남들은 못해서 안달인 '불로장생'을 하고 있지만, 도민준에게는 당연한 숙명이기에 오래 산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지도 않았다. 하지만 천송이가 그에게 '도민준'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순간, 도민준은 비로소 살아야할 가치를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좀 더 오래 천송이의 곁에 있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결국 만날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 도민준과 천송이는 재회했고 가끔 도민준이 예고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종종 벌어지긴 하지만, 천송이는 괜찮다고 한다. 오히려 지금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이 마지막일 지도 몰라 그 순간 자체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더욱 그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SF 판타지물로 보기엔 다소 평범한 마무리가 보이기도 하지만, 인생과 사랑에 대한 진리를 재확인시키는 <별에서 온 그대>의 엔딩이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진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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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지난 3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얼마 전 사자인형을 샀다는 김제동의 근황에 이어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이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한다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건 덧없이 죽어가기 때문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는 것 역시 죽어가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그 한계가 정해져있다. 언젠가는 죽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 오래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세상을 떠나기 전 사랑하는 이들과 되도록이면 더 많은 추억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난 26일 방영한 SBS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보통 인간들에게는 없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400년 이상 지구에서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은 천송이(전지현 분)을 만나기 전까지, 딱히 보통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도민준이 인간들에게 줄곧 무관심을 이어온 것은, 다른 이들은 죽음을 맞는 반면 그는 영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의 5~6배 이상 지구에서 살았다는 도민준은 언젠가는 자신의 곁을 떠날 인간들과 교류한다는 것 자체를 덧없이 받아들였다. 무엇보다도 도민준은 언젠가는 지구를 떠나 자기가 원래 살던 행성으로 돌아가야한다. 그래서 도민준은 자신의 남다른 능력을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채 지구에 머물다가 조용히 떠날려고 했다. 천송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인간의 일이라면 철저히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도민준. 하지만 그런 그가 천송이를 사랑하면서 부터 180도 변했다. 자기 행성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민준은 희대의 살인마 이재경(신성록 분)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어 위험해진 송이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초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그런데 인간의 목숨만큼, 민준이 가진 초능력의 한계도 정해져있는 가보다. 천송이를 위해 자신의 초능력을 대부분 소진한 도민준은 종종 기력을 잃는다. 그리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진 순간이동으로 곤란에 처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천송이를 두고 지구를 떠날 수 없다. 하지만 천송이는 자신은 괜찮으니 지구를 떠나라고 미소로 화답한다. 송이 역시 민준을 보내기 싫지만, 민준이 자신과 오래오래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남은 기간 동안 그와의 시간에 충실히 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빨리 지나가는 시간은 아쉽다.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죽고,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끊임없이 젊음을 유지해온 남자 도민준. 하지만 대부분 인간이 부러워하는 '불로장생'을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초능력'도 가졌지만 정작 그 남자의 삶은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 


죽지 않고 계속 살 수 있었기에, 도민준은 그의 삶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일을 행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법 큰 재산을 모았고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빌붙여 살고 있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군대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민준에게는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일이고, 언제든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상'이었다. 





그런데 마음만 먹으면 지구를 떠나는 그날까지 편하게 머무를 수 있었던 도민준의 삶이 갑자기 꼬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만만치 않은 상대 이재경과 싸우다가 그의 존재까지 위협받게 된다. 천송이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기득권을 내놓은 도민준은 가끔 초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특별한 외계인이 아닌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나약한 인간과 닮아있었다.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이 가진 특권을 포기한 이는 도민준뿐만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한류스타로 추앙받은 탓에 자기 중심적인 버릇없는 행동으로 주위의 눈총을 샀던 천송이는 초능력자 도민준을 향한 세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도도한 스타의 모습을 버렸다. 도민준의 납치 의혹에 그는 자신의 약혼남이고, 그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뿐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명한 천송이는 밤늦게까지 경찰조사를 받은 도민준을 위해 차가운 경찰서 의자 위에 앉아 웅크리고 기다리는 순정을 보여준다. 


오직 자기 밖에 몰랐던 도민준과 천송이. 하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은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도민준은 천송이를 위해 자신의 초능력과 영생을 내놓았고, 천송이는 도민준을 보호하기 위해 톱스타로서의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연인을 위해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까지 포기한 도민준과 천송이.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헌신을 이유로 서로를 구속하려고 하지도, 집착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행복보다 상대방의 안녕을 더 먼저 생각한 나머지, 서로를 놓아주기로 결심한 두 사람. 





하지만 이대로 도민준을 보낼 수 없었던 천송이는 몸은 떨어져 있고, 자신이 죽은 한참 이후 잠깐이라도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모든 매력을 담아 그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애써 눈물을 꾹 참으며 더 발랄하게 몸부림 치는 여자와, 그 여자의 진심을 알기에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남자.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 정해진 운명 때문에 곁을 떠날 수 밖에 없는 도민준과 천송이. 그래서 이 두 남녀의 사랑이 가슴 아프다. 





하지만 상대방을 위해 자기 본인까지 버리면서 이룬 진정한 사랑의 힘이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기적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사랑의 위력으로 세상 모든 난관을 뚫고 서로를 기쁘게 마주하게될 도민준과 천송이의 해피엔딩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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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전지현과 김수현의 두번째 만남만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로맨틱 코미디 물이다. 물론 지난 18일 첫 방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장르는 로코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 진짜 별에서 왔고, 보통 인간의 7배 정도 초능력을 가진, 시간을 거슬러 404년을 살았다는 도민준 (김수현 분)이 전면에 등장한 순간, <별에서 온 그대>의 장르는 100% 순도 판타지 드라마로 탈바꿈 된다. 엄밀히 말하면, 판타지 코믹 드라마에 가깝겠지만... 


1609년(조선 광해 1년) 접시 모양의 비행물체를 타고 조선에 온 이래, 404년 동안 20대 꽃미남 미모로 살아온 도민준(김수현 분)은 외계인이다. 지난 404년 동안 각종 직업을 전전한 끝에, 지금은 도민준이라는 이름으로 대학 시간강사로 재직하며 비교적 품격있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군대를 무려 49년 7개월 복무하며 조선과, 대한민국의 안녕에 큰 기여를 하긴 했으나, 정작 그의 남다른 초능력을 지구와 모두의 안녕을 위해 활용한 적은 없다. 그냥 다시 자신의 별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쥐 죽은 듯 조용히 살던 도민준. 3개월 뒤 자신이 살던 별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하나, 우리는 안다. 그가 3개월 뒤 무사히 그의 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바로 천송이 (전지현 분) 때문에. 


도민준이 처음 지구 땅을 밟았을 때, 그가 처음 본 인간은 다름아닌 천송이였고, 그의 비행접시가 몰고온 바람 때문에 벼랑 끝에 떨어졌을 천송이를 도와준 것도 바로 도민준이었다. 그리고 도민준은 12년 전, 그의 초능력을 십분 발휘, 교통사고로 큰 일 날뻔한 천송이를 구한다. 





잠시 시간을 멈추게 하여,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 시간을 지배하는 자 도민준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긴 한다. 하지만, 그는 출근길 괴한에게 소매치기를 당한 중년 여성의 딱한 모습을 봐도 모르쇠로 일관할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함구할 정도로 철두철미한 외계인이다. 이렇게 지극히 이성적이고 냉철한 외계인이 유독 천송이 앞에서만 숨기고픈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 역시 보통 인연과 운명이 아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2013년 도민준과 천송이가 만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두 사람은 1회 동안 우연이라고 하기엔 필연이라 할 정도로 자주 부딪쳤고, 심지어, 404년 전, 12년 전에도 만났다. 


전생까지 거스러 올라갈 필요 없이 12년 전 도민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무사히 벗어난 천송이는 2013년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로 성장, 도민준과 조우하게 된다. 하지만 12년 전 자신을 구한 남자를 잊지 못한다며,  대한민국 대표 재벌 3세 이휘경 (박해진 분)의 청혼도 단칼에 거절한 송이는 정작 그녀의 눈앞에 떡 하니 나타난 그 때 그 키다리 아저씨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한다.  





남자 주인공이 외계에서 온 설정이 강하게 다가오긴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는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전지현은 오늘날 그녀를 있게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재림을 보는 것 같았고,  김수현은 존재만으로 흐뭇하다.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박지은 작가 신작답게, 대사 하나하나가 맛깔스럽고 재치있다. 여기에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태유PD가 메가폰을 잡았으니, 로코물로서 성공할 요소는 다 갖춘 셈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눈을 솔깃하게 하는 것은 외계인으로 등장하는 도민준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이다. 외계인이라는 점을 제외하곤, 도민준은 자신의 일 외엔 전혀 관심없는 차도남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상당히 매력적인 비주얼을 가진 남자가 남이 어떤 일을 당하던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좋다는 여자가 그렇게 줄을 이어도 눈길 한번 안주다가, 여주인공의 등장 이후 180도 변신. 세상 어디에도 없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로맨틱남이 되어버리는 이 뻔한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시간을 지배하는 자' 라는 판타지로 승화하기에 이른다. 판타지 장르 특성상 다소 황당하게 비춰질 수 있는 부분도 큰 웃음으로 넘어가는 전개의 센스도 나쁘지 않다. 


일단, <별에서 온 그대> 첫 회는 작정하고 웃기게하려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미 영화 <도둑들>에서 검증된 전지현과 김수현의 호흡도 괜찮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다시 제대로 망가진 전지현과 서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외계인 김수현. 더 이상 말이 필요있겠는가. 





스타 배우를 앞세운 로맨틱 코미디물로 봐도 좋고, 시간을 거슬러 사는 초능력 외계인의 사랑 이야기라도 봐도 좋은 이 드라마. 다음 전개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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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