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시즌 1에 이어 KBS <1박2일> 사실상 시즌2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엄태웅이 갑작스런 결혼을 발표. 세간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간 큰 스캔들과 어떠한 연애설도 없이 영화, 드라마, 예능 활동에 주력하던 엄태웅이기 때문에 예상치도 못했던 그의 결혼 발표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평소 발빠르게 연예인 사생활을 앞다투어 취재, 보도해왔던 연예 기자들도, 지난 4일 방영한 <1박2일>의 예고편을 보고 나서 급하게 엄태웅의 결혼 진위여부와 상대 여성에 대해서 확인하는 분위기다. (알고보니 엄태웅의 그녀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윤혜진 씨고, 결혼식은 내년 1월 예정이란다.)





그렇다면, 엄태웅은 연예인의 사생활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007 작전 빰치는 비밀 연애 끝에 얻은 결실을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1박2일>에 독점으로 제공할 수 있었을까. 일단 그동안 기자들에게 들키지 않게 연애 잘 한 엄태웅의 철저한 관리 덕분도 있지만, 자신의 중요한 소식을 <1박2일>에 먼저 알린다는 것은 그만큼 엄태웅의 프로그램을 향한 깊은 애정도와 신뢰를 드러낸다. 또한 엄태웅의 결혼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1박2일> 제작진과 출연진도 방송이 나갈 때까지 철저히 비밀을 함구해준 의리 덕분에 대중들은 오직 <1박2일>을 통해서만 서프라이즈 같은 엄태웅의 결혼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 엄태웅의 소속사이기도 한 심 엔터테인먼트는 <1박2일>을 통해 처음으로 결혼발표는 하는 이유를 두고, "예능 프로그램은 '1박2일'이 처음이었는데 많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쁜 소식을 '1박 2일'에서 동고동락하는 같은 식구들과 수많은 시청자, 팬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공개하게 됐다. 많이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다 "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박2일>에 출연하기 이전, 주로 연기 활동에만 주력해온 엄태웅이 <1박2일>에 합류한 것은 작년 3월 경이다. 당시 병역비리 의혹에 시달리던 MC몽이 하차하고 5인조로 재편되었던 <1박2일>은 공백을 메워줄 새로운 출연진이 필요했고, 결과 엄태웅이 새 멤버로 낙점된다. 하지만 엄태웅이 새 멤버로 처음 <1박2일>에 모습을 드러내던 날은, 공교롭게도 MBC <일밤>의 야심작. <나는가수다>의 첫 방송과 맞붙는 날이었다. 


당시 <1박2일>과 <나는가수다>는 방영하는 시간대는 달랐지만 김건모, 이소라, YB,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정엽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총출동하여 경연을 벌이고 그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가수를 탈락시킨다는 구조는 대한민국 방송역사에 있어서 '센세이션'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가수들을 탈락시칸다는 점 외에도, 황금 시간대에 실력파 뮤지션들의 명품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당시 아이돌판 가요계에 질러있던 시청자들을 열광케했다. 따라서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화제도가 <나는가수다>에 쏠려있던 상황. 


이 때 <1박2일> 연출을 맡고 있던 나영석PD는 온통 <나는가수다>에 쏠려있던 시청자들의 관심을 새 멤버를 영입한 <1박2일>에 쏠리게 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작전에 돌입한다. 이름하여 어떠한 예고없이 새멤버 엄태웅 집에 들이닥치기. 그래서 시청자들은 아무 꿍꿍이도 모르고 집에서 잠을 자던 엄태웅의 튼실한 나체를 볼 수 있었고, 그렇게 첫 만남부터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엄태웅은, PD도 바뀌고 출연진도 대거 바뀐 <1박2일>에 남아 지금까지 맹활약 중이다. 


올해 <1박2일>이 개편될 당시, <적도의 남자>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앞두고 있었고 배우로서도 충분히 잘나갔던 엄태웅은 굳이 잔류를 선택할 절박한 이유는 없어보였다. 그럼에도 하차를 택할 것 같았던 엄태웅은 의외로 프로그램에 남았고, 시즌 1에는 샤프한 외모와는 달리 다소 허술한 이미지만 강했던 반면, 시즌2에는 개편 이후 다소 침체되었던 <1박2일>을 되살리는 주역으로 거듭나기 이른다. 


아무튼 시즌2로 개편할 당시 다소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최재형PD의 <1박2일>은 다시 감을 되찾았다는 호평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출연 당시 귀족적 이미지가 강해, 소탈한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만인의 예상을 깨고, 동네 바보 형이 되어버린 김승우, 고려대 나온 까칠한  발라더 이미지를 버리고 성충이가 되어버린 성시경, 다시 공익 근무 전 예능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은 김종민, 원래 예능감 넘치는 차태현. 그리고 초반 설렁설렁한다는 지적을 뒤로하고, 그 뻣뻣한 몸에 최선을 다해 게임을 하는 엄태웅 피디의 넘치는 예능 과욕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서 이수근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가 맡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주원은 존재 자체가 귀엽다) 


어찌되었던 시즌2 출범 당시에는 정말로 언발러스하게 보인 일곱 남자의 조합은 의외의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예능의 위상을 되찾았다. 초창기 시즌1에 비해 타이트하지 못하다는 오명을 무색하게 하듯이, 지난 4일 <1박2일>이 선보인 복불복 게임은 재미는 물론 긴장감까지 놓치 않은 오락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다가 <1박2일> 시즌2가 새로 선보인 퇴근 복불복은 <1박2일>에서 빠질 수 없는 묘미 중 하나다. 





하지만 최종 퇴근 미션 벌칙자로 선정된 김종민의 벌칙 수행에서 끝날 줄 알았던 <1박2일>은 잠시 뒤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초특급 반전을 이끌어낸다. 자신의 결혼 소식을 <1박2일>에 최초로 독점 공개한 엄태웅 덕분에, 발표 즉시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한 엄태웅 결혼과 함께 <1박2일>은 화제의 중심선상에 올라있다. 


그동안 자신의 연애 및 결혼 소식을 용케 들키지 않고, <1박2일>에 무사히 독점 공개한 엄태웅과 방송 매체 통틀어 처음으로 엄태웅의 결혼을 발표하여 높은 화제도를 챙긴 <1박2일>. 누이좋고 매부 좋은 최상의 결혼 발표란 이런 것이 아닐까. 가장 축복받을 순간을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과 처음으로 공유하는 엄태웅. 그는 진짜 <1박2일> 그 자체를 사랑하는 1박2일의 남자였다. 


PS. 이렇게 제가 좋아하던 남자가 한 여자의 품으로 떠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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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아버지와 본인이 연결된 살인과 살인 미수 사건을 자신이 직접 수사해야하는 이것은 바로 진정한 운명의 장난. 물론 유능하신 스타 검사 이장일(이준혁 분)님은 어떻게해서든지, 15년 전 선우 아버지는 '살해'가 아니라, '자살'이었다라고 결론내리시겠죠. 


하지만 데이빗 김, 김선우(엄태웅 분)도 이번 수사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이 밝혀진다고는 상상 조차 하지 않아요. 김선우가 원하는 것은 진노식(김영철 분), 이용배(이원종 분), 이장일이 15년 전 사건으로 감옥가서 징역사는 것 그 이상이잖아요. 


아마 이장일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이장일이 15년 전의 '살인미수' 행위 자체가 용서받는 것까지는 바라는 것은 아닐거에요. 당연히 이장일은 대한민국 형법에 의거하여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고 진노식은 살인 사주, 그리고 장일 아버지는 누군가 사주에 의한 살인에 합당하는 형벌을 살아아죠. 아무리 이장일이 친구 선우의 뒤통수를 때릴 수 밖에 없던 상황이라고해도 그 심정은 이해하되, 그가 저지른 죄까지는 동정 받을 순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적도의 남자>는 단순히 이장일과 진노식, 이용배의 추악한 과거가 드러나 징벌형을 선고받는 결과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하나씩 드러나는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스스로 파멸해가는 과정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지요. 


김선우가 서서히 칼을 겨누고 있는 진노식과 이장일. 선우 아버지 살인사건과 관련되어있는 인물이라는 점 외에, 이 두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보통 사람들보다 남달리 욕심과 집착이 많다는 것이죠. 물론 진노식은 '돈', 이장일은 '명예'를 우선으로 한다는 것에 약간 차이점이 있지만, '성공'을 향해 앞뒤안가리는 무불변할 전진이 오늘날 스스로도 자제할 수 없는 악의 결정체로 이끌었다는 것이죠.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면서 힘겹게 얻은 결실이기 때문에, 쉽게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도 같습니다. 다만 이장일은 연이어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김선우와 드러나는 과거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정작 이 모든 것을 지시한 진노식 회장은 태연합니다. "선우 아버지의 숨통을 제대로 끈 사람은 내가 아니라, 용배니 장일이 니가 막아라" 이런 식이죠. 


뭐 진노식 회장은 애초 '부패스러운' 기업인 이미지가 강했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죄의식이나 죄책감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철면피가 되어버렸을 지도 몰라요. 그러나 힘없는 서민의 정의의 수호자라고 '영웅심리'에 쩔어있는 이장일 검사는 그러지 못해요. 선우를 죽이려고 한 죄책감보다도 그의 뒤통수를 쳐서라도 그토록 원했던 성공과 명예를 힘겹게 얻었는데, 그 공든 탑이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이장일입니다. 


워낙 머리가 좋고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보다 법에 박학다식한 이장일이니까, 자신이 얼마나 질적으로 최악의 삶을 살았는지는 이성적으로는 자기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장일은 애써 그걸 외면하고자합니다. 자신은 김선우처럼 억울하게 뒤통수맞은 이들을 구제해주고, 이장일 같은 파렴치범을 응징해주는 정의의 사도니까요. 때문에 그는 자기가 직접 자신의 파멸과 직결된 수사를 맡는 것 조차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김선우와 대면하는 것도 힘겨워합니다. 


하지만 워낙 독하신 이장일 검사님은 역시나 마음을 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수사에 착수합니다. 어차피 이 사건은 자신의 뜻대로 '선우 아버지 자살'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테니까요. 그러나 이미 하늘 꼭대기 위에 올라가 이장일을 가지고 노는 단계에 올라간 김선우는 어떻게해서든지 살인 공소시효가 끝나는 올해까지 진노식과 이용배를 수면 위에 끄집어 올릴 것이고, 이장일 또한 그토록 숨기고 싶은 15년 전의 과거가 만천하에 들통나겠죠. 


차라리 김선우만 이장일을 괴롭혔다면 사정은 좀 나았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장일 입장에서는 차라리 최수미(임정은 분)보다 김선우가 더 상대하기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여자는 15년 전 자신의 범행 목격자를 넘어, 사건 은폐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파렴치범보다 더 섬뜩하고 두려운 미저리니까요. 다행히(?) 아직까지 김선우에게는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겉으로는 철저히 이장일의 범행 은폐에 도움을 주는 척 하지만, 이장일 앞에서 웃으며 '살인미수' 하면서 맛있는 것은 가장 나중에 먹는다는 최수미가 더 오싹하게 다가옵니다. 


아마 이번 수사는 이장일 뜻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수미 또한, 이장일 편에 가담하여, 또다시 선우의 뒤통수를 칠 것이고요. 하지만 직접적으로 선우의 뒤통수를 치고, 눈까지 앗아가고 자신의 범행까지 숨기려는 이장일만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장일에게 복수 그 이상으로 돌려주려는 김선우의 계획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에요. 그렇게 김선우의 복수가 시작될 수록, 이장일은 계속 15년전 살인 미수를 감추기 위해서 별의 별 짓을 다할 것이고, 결국 그는 자신의 죄가 밝혀지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꾀에 넘어가 스스로를 무너뜨릴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장일은 차라리 자수해서 혹은 지금이라도 그의 죄가 드러나서 감옥가는 것이 훨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머리에 든 것은 많을 지 언정 '스타 검사'의 자리에 사로잡혀 눈에 뵈이는 것이 없는 어리석은 이장일은 김선우, 최수미에 맞서기 위해 계속 삽질을 하다가 스스로 파헤친 무덤에 들어가 자폭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장일이 참 불쌍합니다. 애초부터 이장일의 죄는 밉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의 뒤통수를 칠 수 밖에 없는 그의 얄궂은 운명은 안타깝기도 했어요. 거기에다가 스스로 망조의 길을 선택한 나머지 15년 전 사건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참회의 시간도 없이 비참하게 자신의 죄를 치룰 이장일의 예정된 운명이 말이죠. 우리는 그저 이장일이 스스로 뒤집어쓴 올가미에 의해 어떻게 망가지는지만 지켜보면 될 듯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세대 명품 배우로 거듭난 이준혁의 멘탈 붕괴 연기에 감탄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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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당대 최고 인기 여가수 엄정화 동생이란 후광을 딛고 배우로 우뚝 선 남자. 물론 이미 누나가 연예계에서 스타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쉽게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는 많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어요. 허나 누구누구 아버지, 누구누구 동생 식으로 연예인의 길을 걸었다가, 별다른 성과없이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 전적들을 봤을 때, 이제 엄정화 동생 엄태웅이 아닌, 배우 엄태웅 혹은 엄포스라고 불리는 그 남자의 성공스토리는 참으로 괄목할 만한 성공입니다. 



<적도의 남자>4회 중반까지, 각각 엄태웅과 이준혁의 아역(?)을 맡아준 이현우, 임시완 두 배우가 너무나도 잘해줬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서는 입증받은 엄태웅, 이준혁이라고 해도 과연 약 10여년을 뛰어넘은 세월의 격세지감이란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바톤을 이어받을지 약간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엄태웅과 이현우는 이미 <선덕여왕>을 통해 다시 한번 아역과 성인 연기자로 조우한 특별한 경험이 있군요. 



좀 잡소리이긴 하지만, 아역 이현우에 이어 성인 김유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엄태웅에 대한 반응은 그닥 호의적이진 않았습니다. 첫 사극 출연에, 무엇보다도 당시 10대인 이현우가 나이에 비해서도 상당히 어린 비주얼에 동갑내기는 물론, 이모뻘 듣는 한창 위의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놓은 터라, 30대 후반의 건장한 삼촌(?) 엄태웅이 절세동안의 꽃미남(?) 역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에요. 하지만 다행히 엄태웅은 김유신이 자신처럼 나이를 먹게되면서 연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한동안 아역 바톤을 잘못 이어받았다는 혹평은'엄포스'로 불리는 그로서는 무척 힘겨운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몇 년 뒤 다시한번 이현우가 잘 닦아 놓은 김선우 역할을 물려받아야하는 엄태웅. 그것도 웬만한 연기력으로는 소화해내기 어려운 이제 막 정신이 든 맹인연기입니다. 기억도 온전치 않고, 무엇보다도 앞을 보지 못한 답답함과,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절망과 분노를 몇 분 안되는 시간에 모두 표출해야하는 어렵고도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불과 3분 남짓한 시간 안에 엄태웅은, 그간 엄태웅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청자들이 그에게 기대했던 모든 것을 100% 충족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선덕여왕> 때처럼 2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비주얼 충격 따위는 생각할 겨를 조차 없었습니다. 진짜 실명한 것처럼, 초점이 또렷하지 않는 눈, 그리고 자신이 눈이 멀었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듣고 "불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난장판을 피우면서 절규하는 모습은 왜 그간 사람들이 엄태웅을 두고 '엄포스' 그랬는지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보이지 않는 눈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난동을 피우는 장면. 이거 어지간한 연기력으로 접근했다가는 시청자들이 선우에게서 반드시 느껴야할 슬픔, 안타까움, 분노보다도 "왜 저렇게 오버만 하나" 하면서 웃음만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나 요근래 <1박2일> 통해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순하기만 한 남자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가고 있는 그로서는 어설픈 예능인이 아니라 본업인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켜야하는 사활이 달린 아주아주 중요한 순간이구요. 


허나 엄태웅은 연기를 잘해보이기 하기 위해 악을 쓰고 과장된 몸짓과 무작정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만 보다, 진짜 갓 실명선고를 받은 시각 장애우가 정신을 잃어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은 꿈틀꿈틀거리는 리얼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몇 년간 식물인간이 된 것에 모자라, 눈까지 멀게된 김선우의 기구한 아픔을 온몸으로받아들일 수 있었구요.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유일한 친구의 머리를 내리치고, 죄책감과 함께 동시에 비밀을 은폐하고자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장일의 사이코패스적인 면을 연기 초보답지 않게 진지한 눈빛과 소름끼치는 광기어린 행동으로 설득력까지 안겨준 임시완과 3분 남짓에 "불켜!!!!!" 소리를 지르면서, 직감이라도 한 듯 자신을 배신한 장일 역의 이준혁을 와락 잡은 마지막 장면에서 진정한 포스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엄태웅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손에 땀을 쥐며 본 <적도의 남자> 4회로 평하고 싶군요. 





아직까지 80년대말, 90년대 초 배경에 맞지 않는 2012년 신형 냉장고와 지나치게 21c 풍 세련미를 자랑하는 병원, 그리고 약간 작위적인 설정 등 그간 3회까지는 드러나지 않았던 연출의 오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김인영 작가 특유의 탄탄한 대본과 극중 캐릭터와 일체되어 임시완이 아닌 성공에 집착하는 다중 인격을 가진 사이코패스 이장일, 순둥이 엄태웅이 아닌 김선우가 되어버린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한 시간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군요. 





그간 숱한 연기로 극을 빛낸 이현우의 섬세한 내면연기가 살렸긴 하지만 아직까지 아역 시절 선우는 싸움은 잘하지만, 비교적 착하고 정의로운 평면적인 선한 역할이었던 반면 성인 선우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들에 대한 복수심에 활활 불타오르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에게는 지고지순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듯 하네요. 


하지만 무게있는 극의 특성상, 남자주인공 역시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과하지도 않는 묵직하고도 진중함을 요한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남성미 폴폴나는 멋진 역할을 연기만 하면 그 '포스'에 휘말리게하여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게하는 엄태웅이 맡았다는 것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적도의 남자> 향해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네요. 다들 누누이 언급하시는 이야기이지만, 엄태웅이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1박2일>이 아니라 그의 뛰어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촬영장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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