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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2 꽝PD가 살린 '세모방' 꽝PD없는 이후에도 괜찮을까? (2)

지난 5월 28일 첫 방영한 MBC <일밤-세모방: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은 국내 최초로 프로그램 간, 방송사 간 장벽을 허문 프로그램으로 박명수, 박수홍, 남희석, 오상진 등 유명 방송인들이 국내외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세모방>이 처음으로 찾아간 몽골 유목 예능, 낚시 예능, 실버 예능 중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프로그램은 단연, 꽝PD가 진행하는 리빙TV <형제꽝조사>이다. 형이 MC를 맡고 동생인 꽝PD가 기획, 연출, 편집, 섭외 등 방송과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를 도맡아하는 1인 미디어 방송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낚시계의 홍상수’로 자칭하는 꽝PD는 출연자들의 동선, 대사, 리액션 등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관여하는 작위적인 연출법을 구사한다. 방송으로 나가는 모든 것들이 꽝PD의 디렉팅대로 진행되어야 하며, 카메라 앞에서 꽝PD의 말은 법이고 답이다. 


박명수같은 유명 연예인도 예외는 없다. 애드리브의 강자 박명수에게도 자신의 연출법을 강조하고 무조건 따를 것을 지시한다. 개략적인 상황 설정만 던져주고, 출연자 재량에 맡기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진행 방식에 익숙한 박명수와 헨리는 꽝PD의 올드하고 작위적인 디렉팅에 짐짓 당황한다. 예능 초심자 고영배도 <형제꽝조사>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난처하기만 하다. 


<형제꽝조사> 촬영장에서 꽝PD가 보여주는 행태는 가히 폭군에 가깝다. 오직 꽝PD가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그림만 고집할 뿐, 출연자들의 자유로운 반응을 철저히 억제한다. 하지만 애초 <형제꽝조사>는 꽝PD와 그의 형, 그리고 방송에 익숙하지 않는 몇몇 일반인 게스트들로 조촐하게 진행되었던 무명 방송이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짧은 시간내에 방송 분량을 뽑아내야하는 꽝PD에게 그만의 작위적인 디렉팅은 <형제꽝조사>를 100회 동안 이끌어갈 수 있었던 일종의 최선이었다. 박명수, 헨리와 같은 유능한 방송인들이야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관여하는 꽝PD의 연출방식이 부담스럽고 힘들겠지만, 방송 출연이 낯선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연기해야하는지 친절하게 짚어주는 꽝PD의 디렉팅이 한없이 고마울 것이다. 




국내 최초 프로그램간 협업을 추구하는 <세모방>은 함께하는 프로그램 PD의 연출방식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세모방>의 카메라는 그저 <세모방>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출연자들이 낯선 촬영 환경에 당황하면서도 때로는 즐거워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기만 하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어떤 코멘트도 섣불리 내려고 하지 않는다. <형제꽝조사> 뿐만 아니라, 몽골 유목 예능인 <도시 아들>, 실버아이 TV <스타쇼 리듬댄스>에도 이와 같은 <세모방>의 연출 방침이 똑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꽝PD의 독특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형제꽝조사>는 시청자들의 열띈 반응을 얻었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은 아쉽게도 <형제꽝조사> 만큼의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세모방>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형제꽝조사>와의 협업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형제꽝조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지난 11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또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세모방>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고, 예고편을 통해 <형제꽝조사> 못지 않은 재미를 안겨줄 것이라고 소개한다. 다른 케이블 방송들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시스템과 자본을 구축한 공중파 프로그램이 그렇지 못한 프로그램과 협업 방식을 통해 변방의 프로그램을 알리고,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고자하는 <세모방>의 취지는 정말 좋다. 




그러나 지금처럼 <형제꽝조사> 하나의 프로그램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모습은 곤란하다. 모든 프로그램이 골고루 좋은 반응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프로그램들 간의 편차는 좁혀 져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채널 돌리지 않고, <세모방>을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좋은 취지가 재미있는 방송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꽝PD’라는 흥미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세모방>의 출발이 불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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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