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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정준하 미모 극찬에 숨겨진 통쾌한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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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100개를 켜놓는 듯한 미모" 

<무한도전> '명수는 12살' 특집에서 벌어진 꽁트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은 준하의 '판박이 누나'로 변신한 정준하의 여장 미모를 보고 이렇게 평가하였습니다. 

진짜 정준하가 "형광등 100개 켜놓는 듯한 미모"라고 할 정도로 눈부신 미모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예능에서나 웃으면서 받아들일 법한 표현인것은 분명합니다. 제 아무리 12살 무한도전 멤버들을 완전히 홀린 소피 마르소라고 하더라도, 예능이 아닌 그것도 시사 프로그램에서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라는 표현은 농담이라고 해도 보는 사람들의 손발을 오글오글 거리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당일 밤 11시에 방영된 <세바퀴>또한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송채환을 두고 한술 더떠 "형광등 101개를 켜놓은 아우라" 라는 자막으로 소개하여, 또 한번 큰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보는 이들의 손발을 오글거리게하는 표현은 <무한도전>과 <세바퀴>가 각각정준하의 여장 미모와 송채환의 미모를 극찬(?)하기 위해서 맨 처음으로 쓰여진 표현이 아닙니다. 알고보니, "형광등 100개를 켜놓는 듯한 아우라."는 지난 12월 1일 화려하게 개국한 TV조선에서 사용된 문구입니다. 그것도, 예능이나 미모의 연예인에게 사용된 표현이 아닌, 내년 차기 대선 출마가 가장 유력한 한 여성 정치인의 미모에게 바치는 극찬이었습니다. 

 



네,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남다른 미모는 같은 여자가 봐도 상당히 출중합니다. 만약에 혹시나 박근혜 전 대표가 예능에 출연하셨다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라는 문구를 사용하더라도 박 전 대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도 예능이니까  씁쓸하게(?) 이해하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이 진행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터뷰는 <무한도전>처럼 웃음을 위해 진행한 것도 아니고, <무릎팍도사>,<승승장구>처럼 박 전 대표의 굴곡많은 인생담을 듣기 위함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라는 대한민국 최고 메이저 언론에 속하는 계열사 방송으로서  앞으로 차기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정치인과 함께 향후 정국과 대선 후보로서의 비전을 논하는 자리였지요. 그렇기 때문에, 언론으로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중립성을 유지하는 자세를 보였어야합니다. 

허나 TV조선은 제 아무리 농담이였다고하나, 예능에서도 겨우 받아들일까 말까한 한 인물에 대한 '극찬'을 그것도 진지해야할법한 시사 인터뷰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웃자고 한 소리였고, 정작 TV조선이 박 전 대표의 미모를 "형광등 100개 켜놓는 듯한 아름다움'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대다수 시청자들의 눈에는 손발 오글거리게하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민망한 사랑으로 까지 비춰지는 '오해'를 낳았습니다.  거기에다가 평소 신문을 통해서 유독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도 TV조선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극진한 팬심'이라고 '왜곡'되게 보여지는데 한 몫 하였구요. 

종합편성채널이 개국된 이후,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있는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을 포함하여  수많은 연예인들이 새로운 종편 채널에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종편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여러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종편행 연예인에 대한 비난은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가끔 그 어떤 시사프로그램보다 날카로운 현실에 대한 풍자를 담은 <무한도전>인터라 무한도전 멤버들이 종편을 택하면, 현실에 대한 풍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하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이 단지 종편에서 진행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비난을 받은 것은 비록 연예인 본인은 정치색과 상관없이 돈과 작품을 보고 종편행을 선택했다고하나, 자칫 종편이 방송을 통해 이루고자하는 자신들의 가치 주입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TV조선의 박 전 대표를 향한 '형광등 100개를 켜놓는 듯한 미모"라는 극찬(?)은 그동안 대중들이 종편 출범에 대한 우려의 이유를 여실히 드러냈다고도 해도 보여질 정도입니다. 

놀랍게도, TV조선의 과한 모 특정 후보에 대한 미모 찬양은, 최근 종편 출연으로 일부 <무한도전>팬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정준하에게 향해졌습니다. 시사인지 예능인지 도저히 구분히 안되는 표현은, <무한도전>에서 그대로 패러디를 되면서, 보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줍니다.

허나 어디까지나 풍자를 위한 풍자일 뿐입니다. 현재 CJ E&M 계열 tvN에서 방영되는 장진의 SNL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코리아)의 원작 SNL에서 보다시피, 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장 고급스러우면서도 효과적으로 구사될 수 있는 도구는 현실에 대한 풍자와 시사개그입니다. 단순히 종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무한도전>이 종편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정준하, 정형돈이 종편 출연을 결정하고 일부 네티즌들의 몰매를 맞을 때, "훌륭한 PD도 계시니 거기 가서 잘 할 것이다."면서 그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준 <무한도전> 김태호PD입니다. 또한 과거 무한도전 CP를 맡았던 여운혁PD가 종편행을 선택했을 때도, 선배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달라는 김PD입니다. 하지만 김태호PD는 종편의 수십억 이적제안도 가뿐히 뿌리쳤고, 대신 묵묵히 <무한도전>PD라는 자신의 길만 걷고 있을 뿐입니다. 종편 출범으로, 위기라고 보는 상황 속에서 자기 비판에 충실히하면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하는 <무한도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무한도전> 제작진입니다. 

 


다만, 언론이라고 하나, 유력 인사 특히 앞으로 정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정치인에 대해,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미모"라는 극찬을 남발하는 종편에 대한 패러디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한 의원의 개그 프로그램 고소를 빗대어 '고소'한다는 설정도 나왔습니다.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일입니다. 종편을 비꼬기 위해서 쓰여진 패러디라고 섣불리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정 <무한도전>과 <세바퀴>의 종편에 대한 풍자와 패러디가 (혹은 누군가에게는 비이냥)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 원인 제공자 종편 측에서 애시당초 풍자할 거리를 주지 않으면 됩니다. 예능을 제외하고, 종편에서 만들어진 시사 대담 등 뉴스 관련 프로그램은 재미를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판단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표로 이뤄져야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출연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이 이뤄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농담조 극찬을 통해 유력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은 시사대담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이 사용한 자막을 그대로 패러디한 예능. 어떤 것이 예능이고 시사프로그램인지 도통 구분되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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