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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마이 리틀 텔레비전. 타고난 방송꾼 백종원에 기댄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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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수에 육박하는 48%라는 압도적인 시청률뿐만은 아니다. 지난 2일 방영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지난 설 연휴 파일럿 때와 마찬가지로 소위 ‘백종원의 요리쇼’에 가까워보였다. 백종원과 동시간대 인터넷 방송에 참여한 진행자 모두 쟁쟁한 인물들이었지만 백종원의 야성을 넘지는 못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일 때만해도, 대중들에게 각인된 백종원의 이미지는 성공한 요식업 브랜드 CEO 혹은 배우 소유진의 남편일 뿐이었다.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방영되자마자 백종원은 애청자들 사이에서 ‘백주부’로 불리는 인기 진행자로 등극한다. 김구라, AOA 초아, 김영철, 홍진영 등 유명 연예인들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최종 승자는 쿡방과 먹방에 구수한 입담을 곁들인 백종원의 몫이었다. 





설 특집에 이어 정규 편성에서도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백종원의 성공에는 확실한 컨텐츠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의 방송의 주무기인 ‘쿡방’은 tvN <삼시세끼-어촌편>, JTBC <냉장고를 부탁해>, Olive <오늘 뭐먹지>의 인기에도 비추어보듯이, 요즘 방송계에서 가장 핫한 킬러 콘텐츠이다. 하지만 이미 레드오션으로 자리잡은만큼,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확실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야한다.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에 비해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백주부의 고급진 레시피’가 스스로를 돋보이게하는 요소는 대중 친화력이다. 고급진 레시피를 지향하지만,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구성에 요리 초보도 마음만 먹으면 따라할 수 있는 백종원표 레시피는 쿡방을 즐겨보지만, 방송 속 음식을 따라하는 것은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 초심자들을 열광케한다. 





방송 자체에서 느껴지는 재미도 백종원 방송의 인기 요소 중 하나다. 프로 방송인 못지 않은 탁월한 말솜씨와 재치로 자신만의 요리쇼를 이끌어나가는 백종원의 진행력은 분명 시청자들을 옴짝달싹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인터넷 방송의 장점 중 하나인 쌍방향 소통을 그 어떤 진행자보다 원활하게 이어나간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확실한 컨텐츠, 재미, 쌍방향 소통. 방송이 구현할 수 있는 그 모든 인기 요소를 다 갖춘 백종원의 방송은 성공할 수 밖에 없다. 파일럿으로 제작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입소문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것도 프로그램과 더불어 큰 화제를 모은 백종원의 진행력과 소탈한 매력이 주는 힘이 컸다.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백종원이 혼자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라, 백종원 포함 다섯명의 진행자들이 각개 다른 성격의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고자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파일럿에서도 그랬듯이, 정규 편성되어 2회차 방영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여전히 백종원만 보인다. 개인 방송일 수록 주제 아이템이 뚜렷해야하지만, ‘요리’라는 확실한 콘텐츠를 가진 백종원 방송 외엔 모두 진행자의 개인 유명세에만 기댄 듯하다. 그나마 스포츠 트레이너로 잘 알려진 예정화가 빼어난 몸매와 다이어트 비법 동작을 앞세우며 초반 눈길을 끌었지만, 컨텐츠의 지속력이 약화되면서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유명인이 직접 제작하고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콘텐츠로 화제를 모아 그 여세로 정규 편성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다른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재미도 있고, 프로그램 성공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백종원 혼자 주목받는 구조로는 프로그램의 성공은 커녕, 프로그램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보인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시청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끌려면 백종원 방송 외에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방송이 보다 다양해져야한다. 타고난 방송꾼에 방송 주제도 확실한 백종원의 독보적인 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는 백종원 못지않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방송을 재미있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진행자가 절실해보인다. 그래야 프로그램이 지향하고자하는 경쟁 구조도 돋보이고 프로그램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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