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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김상곤 교육감 후보의 혁신학교가 새로운 교육 이상형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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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경기도에 진보적인 색채가 물씬 나는 김상곤 현 경기도 교육감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됬을 때, 여러모로 의문이 가는 점이 많았습니다. 워낙 인구도 많고, 땅덩어리도 큰 곳이고 빈부격차도 상당한 지역으로 알고있었으나, 비록 투표율은 10%내외를 기록했다고하나, 특정 몇 구에서 몰아준 덕분에 당선된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을 봤을 때, 경기도도 강남이나 목동 못지않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신도시에서만 투표권을 행사하고,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학부모들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경기도민들이 이렇게 진보적이였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아무튼 여러모로 김상곤의 경기도 교육감 당선의 이유가 궁금했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번 김상곤 교육감님과의 간담회를 통해, 대충 그 해답을 얻은 듯 합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님덕분에 지금 대다수의 교육감, 교육의원 후보는 물론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까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하고, 심지어 김 교육감 후보와 출마지역은 다르지만, 보수적인 색채를 띄는 교육감 후보마저 초등은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을 정도니, 이제 무상급식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이라서 그런지, 이제 무상급식은 더이상 좌파들만이 울부짖는(?) 혁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 관심사는 무상급식보다 혁신학교에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간담회에 참여하기 며칠 전까지만해도 전 혁신학교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무상급식보다 혁신학교가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이제 무상급식은 더이상 김상곤 교육감 후보나, 일부 진보진영의 후보들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럴 지도 모르나,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목표나 교육과정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모델과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죠.

제 딴에는 이것저것 한다고 했으나, 결국 정규 교육과정에 틀에 못벗어나고, 할 줄 아는게 공부 조금 하는 것밖에 없었던 지라 직업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좁아진 탓에, 그리고 중, 고등학교 때 너무나도 부족한 독서량때문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터라, 그리고 지나치게 클래식, 미술에 식견이 부족했던지라 앞으로 태어날지도 모르는 자식에게는 제가 받아온 교육방식과는 다르게 키우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교육을 보면 그럴 엄두가 도무지 나지 않잖아요. 언젠가 9시 반쯤에 버스를 타고 집에가는데, 초등학교 2~3학년밖에 안되는 아이들이 영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해도, 그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더 궁극적인 목적인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유창한 영어실력을 키우기 위해서이겠지만, 결국은 비싼 돈 들이고 밤늦게까지 잠못자고 영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는 거잖아요. 그 아이들이 영어학원만 다니겠어요. 뭐 요즘 독서교육을 강화한다느니, 토론교육을 강화한다고해서 책도 읽겠고, 토론 학원도 다니겠죠. 결국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 나온 대안들이 또 다른 사교육을 대량 양성하고있는 형국이잖아요.



저역시 요즘 아이들 정도는 아니라도,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워왔고, 과외도 받아왔고했지만, 사교육을 받는다고 그 아이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단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죠. 가뜩이나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의 룰에서 살아가고있는데, 누구는 사교육을 받는데, 우리 아이는 안받는다고하면 불안하잖아요. 아무리 우리 아이가 똑똑하고, 알아서 잘한다고해도, 지금같이 누구는 학원 몇 개 다니는 세상에서는 도무지 아이의 능력만은 믿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전 어제 간담회에서 김상곤 교육감 후보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죠. '혁신학교 취지는 좋고, 학부모들의 호응은 좋으나 궁극적으로 사교육 과열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라고 하니, 교육감 후보님이 그러시더군요. 혁신학교의 취지는 학생 자기 중심의 창의적 학습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도 해보고 인식도해봐서, 반드시 대학입시에 종속된 교육이 아닌 초, 중, 고 본연으로 돌아가는게 목표라구요. 듣고보니, 그렇더군요. 저역시 남들과 다른 직업을 꿈꿨다고해도 결국은 좋은 대학에 가는게 목표였고, 그 목표가 실패로 돌아가니 이것 저것도 아닌 인생이 되어버렸잖아요. 오로지 한 건 부모의 의지인지, 나의 의지인지 모르는 어설픈 공부밖에 없었고, 도대체 제가 뭘 잘 할 수 있는지 감을 못잡겠어요. 그건 저아닌 보통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결국 대다수가 같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하고싶고, 할 수 있는 직업이 몇 개 되지 않은게, 우리 이전 세대의 현실이 아닐까 싶네요. 과연 김상곤식의 혁신학교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고, 널리널리 퍼질지도 모르고, 그 원래 취지대로 잘 운영될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만이라도, 여러가지 경험을 쌓게 해주고,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간담회 사진은 제가 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 블로그(http://blog.naver.com/gon_edu)에 있는 혁신학교 자료 관련 사진하나 인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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