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와 이번 지방자치단체선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 집이 지방인터라 부재자투표를 했나고 물어보니까. 안했다더군요. 그래서 집까지 내려가서 투표할거나고 물어보니까 그냥 안한답니다. 생각해보니 그 친구가 사는 지역이, 그 친구가 행사하는 소중한 한표가 사장될 것이 너무나도 뻔한 지역이긴합니다. 하지만, 그 친구말대로 후보로 나온 사람이 누가 누군지 몰라도, 다 그 나물에 그밥인 것 같아도, 심지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정치인은 다른 지역에 나오더라 핑계를 대도, 명색이 앞으로 투표를 하라고 독려할 직업을 준비하는 친구가 지난 대선을 통틀어 한번도 투표를 한 적이 없다는 걸 당연하게 말하고, 또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니, 솔직히 말해서 설마 아직도 많은 20대들이 제친구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갑갑할 뿐입니다.

이 친구뿐만이 아니라 저희가 속한 세대 즉 88만원이라 불리는 세대는 역대 최악으로 정치적 인식이 결여된 세대라는 오명을 받았지요. 그도 그럴 것이, 전 세대 중에서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많은 대학들의 총학생회장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학생회조차 만들지 못한 학교가 있었고, 건국 이래 60대 이상 노인들과 같은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는 타이틀도 거머줬죠. 몇몇 20대들은 왜 우리만 가지고 뭐라 그러나고 항변을 하기도 했지만, 딱히 제대로 변명할 거지도 별로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행히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는 20대 30대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캠패인이 늘어나고, 또한 제 친구와는 다르게 이번 선거에는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열의를 불태우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이번 부재자 투표율은 역대 최고였다는군요. 그나마 우리 세대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신호탄인거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제 주위만 해도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한 분들이 보이네요. 심지어 모 정당만 안되면 된다고, 투표를 안하겠다는 분도 계십니다. 또한 다들 관심은 있는데, 애써 말을 안하는건지, 아님 원래부터 관심들이 없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찌보면 우리 세대가 정치에 흥미를 잃은 것도, 아마 기존의 정치인들이 잘못해왔기에, 그나마 이 나라를 개혁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진 분께 너무나도 실망을 해왔기에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1번이나 2번이나 똑같다고, 애써 정치에 관심을 끊으려고하는 것은 더욱 정치판과 이 나라를 혼탁하게 만드는거에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은 다 똑같다고해도, 우리 스스로가 당이 아닌 공약과 인물을 보고 그나마 그 중에서 괜찮은 인물을 선택하고, 또 내가 찍은 인물이 당선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 정치인이 제대로 일을 하나 안하나 감시를 해야 이 정치인들이 국민들이나 시민들 무서워서 제대로 일하지, 투표를 해도 뽑아주기만 하면 끝이고, 아예 선거조차 참여를 안하면 어떤 정치인이 유권자를 두려워합니까? 그저 선거때만 소음공해 제대로 일으키면서, 지하철역 앞에서 굽신거리기만 하면 그만이지요.

딱히 어떤 인물이나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 정치는 아닙니다. 저역시 어떤 특정인물을 지지하고,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번 부재자 투표 때 선거용지와 함께 딸려온 후보들 공보물을 보고, 정당이나 인지도가 아닌, 제 소신껏 찍을 수 있어서 홀가분했습니다. 무조건 난 이 정당이 싫으니, 이정당으로 다 뽑을 거야라는 건 좋지못한 일이지만, 어찌보면 그 정당이 너무나도 싫어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일종에 정치와 지금 세상돌아가는 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하지만 제 지인처럼 투표도 안 할거면서, 난 이정당이 너무나도 싫어 이런건 정말 곤란합니다. 그러면 차라리 그 정당만 아니면 된다는 말도 하지마세요. 적어도 그 정당은 자신들의 VIP를 위해서는 헌신을 다하잖아요. 우리 20대들도 충분히 정치인이나 정당들에게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을 권리가 충분해요. 그건, 정치인들이 알아서 대접해주는게 아니고 우리 젊은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제 몇몇 지인과는 다르게 스스로 그 사실을 깨달고 투표의지를 불사르는 젊은 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늘어났다는거죠. 부디 오늘 밤늦게 너무나도 많은 20대들이 줄을 서서라도 투표를 했다는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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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uznak.tistory.com BlogIcon 머 걍 2010.06.02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투표 안하면 불만을 표출할 자격도 없는거죠.
    생각보다 젊은 분들이 보이긴 하더라구요....그랬으면 좋겠다는 맘에서 그랬는지 몰라도^^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10.06.02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마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
    20대 딸 둘을 둔 엄마입니다.
    전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식구 모두가 투표를 합니다.
    큰늠이 오전에 근무를 해야 하기에 시간은 다르지만 모두 투표장으로 갑니다.

  3. Favicon of http://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6.02 0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만 하지 말고 투표해야죠,.. 그게 유일한 대안이죠

  4. 투표를 합시다 2010.06.02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학교도 쉬고 해서 부모님과 아침7시에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미래는 누군가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누군가 말하며
    투표를 권했는데..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구를 뽑든 올바른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5. 2010.06.02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朱雀 2010.06.02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번이나 찍어야 해서 귀찮고 고민되고 짜증나지만, 다들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행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7. Favicon of https://qtotpz.tistory.com BlogIcon 윤뽀 2010.06.02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끄러운 20대 반성의 의미에서 투표하고 왔습니다 ㅠㅠ

  8.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10.06.02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에 무관심한 투표는 꼭 해왔는데, 그렇다고 투표하는 것보다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신중하게 결정하면 좋겠어요~~

  9. Favicon of http://rjlim2001.tistory.com BlogIcon na야 2010.06.02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방금 투표하고 왔거든요...투표도 않하고 정치가 맘에 않든다고 욕하고 그런것은 잘못된것이죠..투표나 하고 나서 비판을 하던지 욕을 하던지 해야 된다고 봅니다..문제는 우리 또래의 젊은이들이 투표를 해야 되는데...

  10. 전 아직도 그냥 2010.06.03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충 투표할거면 차라리 안햇으면 좋겟습니다
    차라리 하지 마시길 너무 대충 하시는 분들이 많더 군요 1번은 한나라 2번은 민주로 아직까지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아무리 선거에 관심없다고 해도 다른후보도 아니고 자기가 뽑을 후보가 사퇴햇는지도 모르고있는 분이 10만이넘으니 ㅡㅡ;; 글고 20대 비판도 상당히 비이성적이고 뭐 젊은층 투표율 낮은게 요즘 문제도 아니고 10년이 넘은 문제인데 ... 20대 때문이다를 입에 달고 사는 애들 보면 한심해보임

  11. 2010.08.10 2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투표가 형식적 민주주의의 지표가 되기는 하지만 투표가 대안이고 투표하지 않으면 불만을 표출할 자격도 없다는 댓글들에는 동의할 수 없네요..
    투표가 행정 정치를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대리해서 할 대표들을 뽑는 절차이기는 하지만 사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시적으로 民이 자신의 정당한 요구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정치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을 하는데.. 어느정도 그 비판이 사실이기는 하나 그 비난을 온전히 젊은이들에게 가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기성 정치, 기성 세대들이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들에게 요구되는 것들은 기성 사회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줄 능력들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이 사회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항상 절망으로 끝이나게 되죠.
    요즘 제 주변도 보면 20대들이 상당히 보수화 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러한 사고방식이 용이하기 때문이겠죠.. 결국 젊은이들로 하여금 정치에서 무관심하게 만들고 보수적인 관점을 취하도록 하는 것은 이 사회 전반의 문제인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