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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3년 간 불화, 갈등 딛고 '슈가맨3'에 등장한 45RPM의 환상 호흡. 오래된 친구의 실사판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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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는 슈가맨으로 힙합1세대 그룹 45RPM와 국내 첫 트로트 걸그룹 LPG가 등장했다. 

 

 

LPG1기 해체는 2005년이었지만, 이후 그룹 내에서 가장 알려진 한영을 주축으로 멤버들이 꾸준히 연예계에서 활동했다는 점, 45RPM은 2012년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할 정도로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해왔지만 멤버 이현배, 박재진(J-Kwondo)과의 불화로 3년 전에 갈라서는 등 여러모로 <슈가맨> 자격 조건에 부합되는 가수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슈가맨3>을 통해 3년 만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다는 45RPM의 사연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무대가 끝나고 자리를 옮겨 근황에 대한 본격적인 토크가 시작되기 전에 <슈가맨3> 대기실로 따로 쓸 정도로 사이가 너무 좋지 않은 서로 간의 불화를 불쑥 공개하여 MC 유재석, 유희열을 비롯한 모두를 당황스럽게 한 45RPM이 처음부터 호감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45RPM 멤버들처럼 한 때 정말 절친한 관계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갈라선 경험을 한 사람들은 안다. 이 둘이 정말 서로를 보고 싶어하지 않고 그러할 마음이 없다면 애초 <슈가맨3>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설령 나오더라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다면 굳이 '비즈니스' 어쩌고 하면서 서로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친했지만 서로 간 긴밀한 소통이 부족했던 45RPM의 이현배와 박재진 사이는 겹겹이 오해만 쌓여갔고, 마침내 폭발하기에 이른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2012년 <쇼미더머니> 경연곡이었던 '오래된 친구' 가사의 실사판을 보는 것 같다. 

 

"우리들은 오래된 친구 / 하나밖에 없는 친구 / 진실한 마음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네 / 언제부터인가 줄어드는 우리만의 시간 / 형제지간보다 더 각별했지 /  언제부터인가 줄어드는  우리만의 시간 / 형제지간보다 더 각별했지 / 지금은 무엇을 해도 각자만의 시간을 갖자 / 가끔 무대 위에서 만나 친한 척 그러지는 말자 / 가끔은 나도 바뻐 나도 아퍼 / 나도 알아 다 똑같아 / 나이만 먹고 다 바보같아 / 자주보자 이제 / 힘들 때 서로에게 기대 / 기억해 뜨거웠던 무대 / 우리 둘만 있으면 돼 "  ('오래된 친구' 가사 중) 

 

이후 몇 년 뒤의 멤버 간의 갈등, 불화, 해체를 미리 예견했던 것일까. 애초 <슈가맨3>에서 이 노래를 부를 계획은 없었지만 유희열의 즉석 제안으로 만장일치로 마이크를 잡은 이현배와 박재진은 몇 년 전 불화로 갈라서 서로 얼굴도 보지 않은 사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환상 호흡을 보여주었다.

 

서로에 대한 오해, 갈등으로 갈라선 뒤에도 사실은 서로를 남몰래 그리워하던 친구 간의 우정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물론 <슈가맨3> 이후에도 이 두 사람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화해를 하고 예전처럼 가까워 질지는 의문이다. 몇 년동안 너무나도 달라진 외향만큼 이제는 서로 나이도 있고 사는 지역, 주요 관심사, 삶의 목표가 달라진 두 남자가 과거처럼 무엇을 해도 함께 하고 실과 바늘처럼 붙어다니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오래된 친구'의 가사처럼 지금은 무엇을 해도 각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진짜 가끔 무대 위에서 만나 친한 척은 하지 않았던 솔직한 두 사람이 예전처럼은 아니겠지만 자주 보면서 힘들 때 서로에게 기대는 친구로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승범 주연의 영화 <품행제로>의 OST로 등장해 인기를 모았던 '즐거운 생활'도 여러모로 45RPM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유쾌하고 즐거운 곡이었지만, '오래된 친구'를 45RPM 멤버들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슈가맨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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