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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당신얼굴 앞에서' 이혜영-정성일이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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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금) 배우 이혜영과 정성일 영화평론가 및 감독이 함께한 <당신얼굴 앞에서>(감독 홍상수)의 관객과의 대화(GV)가 해당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영화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며 그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27일(금)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당신얼굴 앞에서> 관객과의 대화 현장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74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당신얼굴 앞에서>는 '수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동생의 집에 머물고 있는 과거의 배우 상옥(이혜영 분)이 오늘 하루 동생과 산책을 하고, 조카의 가게를 찾아가고, 옛날에 살던 집도 가게 되고, 오후엔 한 영화감독과 술자리를 갖게 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관록의 대배우 이혜영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했다는 호평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지난 26일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당신얼굴 앞에서> 관객과의 대화의 진행을 맡은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이혜영 배우에게 홍상수 감독의 영화 출연을 처음 결정했을 때의 심정에 대해 물으며 GV의 첫 시작을 열었다. 이에, 이혜영 배우는 “완벽하게 모든 걸 잃어본 사람,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한 줄기 빛이 오는 걸 보는 기분. 그 기분을 알 것만 같았고,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또,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보고 안톤 체호프를 떠올린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희곡을 읽으면서 펑펑 울었던 작품은 안톤 체호프가 유일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사건도 지문도 없고, 지극히 평범한 대사를 어떻게 낯설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연구하게 되는데, 감독님 작품이 딱 그랬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말이 낯설게 표현되는 그 순간들이 하나같이 놀라웠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이번 영화는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긴 롱테이크로 촬영됐다. 이런 롱테이크 촬영에 대해 홍상수 감독은 ‘그 배우를 더 바라보고 싶은 긍정의 힘’이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그의 미학은 배우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한다”라며 홍상수 감독만의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혜영 배우 역시 “나 또한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기본적으로 같이 작업하는 감독들에 대한 신뢰가 있지만, 이토록 사람으로 다가온 감독은 처음이었다. 감독님은 촬영의 모든 부분을 직접 하시는데, 이러한 점들이 처음으로 나를 인격적으로 대해준 사람이라고 여겨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 속 장면들의 의미를 되짚으며, 후반부 ‘상옥’이 감독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웃는 장면에 대해서는 “의미를 풍부하게 지닌 웃음 소리라고 생각했다”라며 촬영 당시 이혜영 배우의 생각은 어땠는지 질문했다. 이에 이혜영 배우는 “극 중 ‘상옥’이 명상처럼 호흡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웃음도 호흡의 일종이다. 탁 터진 것 같은 숨. 그 순간 ‘상옥’은 숨을 쉰 것 뿐이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또 후회가 되기도 하고. 이런 여러가지 감정이 섞인 답답함이 담긴 숨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성일 평론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방법은 해석하지 않고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비평가의 말도 듣지 않고 여러분이 본 것을 완전히 느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이혜영 배우가 이를 가감없이 우리에게 전달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했던 GV를 마무리했다.

 


한편, 배우 이혜영, 조윤희, 권해요, 김새벽 등의 협업으로 이뤄진 <당신얼굴 앞에서>는 지난 제74회 칸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직후 “방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평온하고 조용한 환경 속의 장면들을 통해 홍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일상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하고, 우리가 당연하게 느꼈던 삶의 마법 같은 순간들을 들여다보게 한다.”(OBVIOUSLY REVIEWS), “<당신얼굴 앞에서>는 절제미를 보여주면서도 창의적이고, 세심하면서도 예리한 작품이며, 한마디로 기쁨 그 자체인 작품이다.”(SLATE FR)라는 평을 받았다. 국내 평론 역시 “<당신얼굴 앞에서>는 세상의 얼굴을 닮았다. 가혹하면서도 평온하며 무질서한 그 얼굴은 오로지 빛나는 사소함으로 가득하다. 사소한 것들로 삶을 거대하게 만든다. 서글프다가 아름답다가 그러다 사무치게 이 세상이 궁금해진다”(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평론가), “육중한 직접성의 세계가 무심히 육박해온다. <당신얼굴 앞에서>는 인식의 예술이 아니라 존재의 예술로서의 영화를 정당화한다”(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평론가) 등 호평이 이어졌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와 배우 이혜영이 함께 하는 GV 개최로 홍상수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사하며 영화의 아름다움을 더욱 깊게 되새기게한 <당신얼굴 앞에서>는 지금 극장 개봉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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