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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40대가 9급 공무원을 도전하게만드는 씁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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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령 제한이 폐지된 이후 중년을 넘긴 노장 수험생들이 대거 공무원 수험 시장에 유입되었고, 그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은 이제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닙니다.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장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 초년생부터 공무원 준비에 올인하였던 젊은이들은 피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일자리를 두고 서로 싸워야하는 시대가 무르익어 가고 있죠.

이제 직장에서 한창 꽃을 피워야 할 중견세대들이 왜 월급도 작고, 다시 말단으로 돌아가야하는 9급 공무원에 올인하는 것일까요? 늦은 나이에 공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가정도 있고, 먹여살려야할 처자식이 있는 마당에 수입은 없고 지출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시험을 준비한다는 것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잠시의 고통은 뒤로하고, 이미 젊은이들이 넘쳐날대로 넘쳐난 배틀로얄에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밀고, 또 그 승리를 거머집니다. 도대체 왜 이들은 공무원을 원하는 것일까요.

오늘 아침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제 대한민국에 평생 직장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힘겹게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아주 뛰어난 실적이 없으면 늘 언제나 감원의 두려움에서 살아야하는 것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현실입니다. 또한 실적을 내야한다는 압박도 직장인들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해고를 당해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좋은 대학에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다시 뛰쳐나와 당당히 9급 공무원에 합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직장에 다녔는데도 그만두고 공무원 준비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 젊은 세대는 무슨 생각이 들까요? 모든 대기업다니는 분들이 나와서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힘들지만 직장에 적응하여 잘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나약해서, 힘든 걸 싫어해서 나와서 편한 공무원을 하려고한다는 부정적인 견해로 바라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직장의 현실을 보면,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을 할 수도 없고, 오히려 역시 대한민국의 최고 직장은 공무원밖에 없구나 하는 부모들이 그렇게 강조한 사실을 불변의 진리라고 인정하면서 젊은이들도 자신의 꿈을 접고 청춘의 낭만을 포기하고 독서실에서 공부만 하게 되는 것이죠.

20대 패기가 넘칠 법한 대학생도 대기업 잘 다니던 40대 가장도 모두다 공무원을 최고 직장으로 여기고, 꿈꾸는 시대. 젊은 나이에 인력이 부족한다는 중소기업을 가지 않고, 벌써부터 안정된 직장을  찾아 몇 년 째 실업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잘못된 것인지, 20대들의 유일한 희망을 앗아가는 중년 수험생들이 나쁜 사람들인지, 분명 대단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40대에 공무원에 합격한 분들을 대단하다고 힘껏 박수쳐줄 수 없는 현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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