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당시 저는 경남 창원에 있는 모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쪽은 파란색을 좋아하는 지역이고 그 당시 노란색을 애용하시던 분은 창원 옆 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제 주위 사람들은 파란색을 들고나오신 분을 지지하셨지요. 물론 제가 예전에 사는 곳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색채를 가진 국회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기도 하지만요.

대선 다음날 저희 반 친구 중 한명이 노란색 목도리를 하고 등교를 했더군요. 아이들은 너 혹시?라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직 고딩일 때라 정치에 별반 관심들도 없었고, 그저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이 누굴 지지하니까 같이 지지하거나 무관심 다들 그런 상태가 아니였나 싶네요.

저 역시 그런 보수적인 지역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리고 어릴 때부터 신문을 본지라 노란색에 대한 감정이 별 좋지 않았죠. 제가 원래부터 노란색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요.

노란색을 애용하셨던 그분은 항상 고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그분은 사법시험까지 합격한 당대 엘리트였습니다. 하지만 그놈의 학벌이 뭔지 보수 언론과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은 항상 저 사람은 고졸이라고 비이냥 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그 분과 동년배나 비슷한 나이 또래 중에서 고졸이하 학력이 제일 많을 법한데 왜 그분들이
대한민국 수장이 고졸이네 그 때는 제가 워낙 생각없이 사는 철부지라 같이 그랬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착잡할 뿐이네요.



심지어 교수 남편을 두신 어느 한 고귀한 사모님은 노란색을 애용하시던 분의 사모님을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마쳤다고 얕잡아 보시기까지 하셨답니다. 과연 그 사모님만 그 분을 무시했을까요? 5년 내내 제가 멀리서 본 주류집단의 그 부부를 보는 시선은 항상 싸늘했습니다. 네 그 부부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주류집단이 아니였기 때문이죠.

어제 너무 바빠서 무도를 안봤지만, 오늘 무도에 대해서 이웃분들의 리뷰를 보고 혹시나 해서 봤습니다. 일단 이웃분들의 리뷰가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에 이미 응 오늘 편은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벌써부터 생겼지만, 그래도 박명수의 급 설정을 보고 혹시 박명수가 재미있게 할려고 애드립친거 아닐까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란색 넥타이는 검은색 정장에 나름 멋을 주려고 낸거 아닐까 싶었구요.



하지만 조직 내 스파이를 색출하는 첫번째 단서 중에 노란 꽃이라는 단어를 보고 순간 소름이 끼치더군요. 노란꽃...거기서 탁 막히더군요.

올 한해 노란색을 애용하시던 분을 저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신 세력이 아니었고 정치적 기반이 미미했던 그 노란색을 후계자로 지목하셨던 민주주의의 거장분도 연달아 세상을 뜨셨구요.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한동안 노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이제 노란색은 단순히 노란색이 아닙니다. 진보의 상징이고 아울러 모든 구성원들이 다 잘살자는 모토를 구축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색이지요.

노란색을 애용하시던 분은 자신이 고졸 출신이셨던만큼, 아직까지도 학벌 지상주의로 점점 뻘겋게 물들고 가는 대한민국에 조금이라도 이 현상을 완화하고자 노력하셨지만, 학벌을 기반으로 한 기득권층의 반발로 무산되었지요. 또한 그분은 어느 지도자보다도 대한민국의 비주류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분이 예전에 어떤 분이셨는지는 이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그분은 고인입니다. 돌아가신 분을 두고 이제 더 이상 왈가왈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고인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분들의 좋은 면만 보고, 추모하고, 존경하면 안될까요?



노란색을 지지했지만, 아직도 노란색을 못잊어 휴대폰 고리에 노란색 부부의 사진을 걸고 다니시는 분도 그 노란색은 무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노란색이 좋답니다. 아직 전 식견이 짧아 그분이 정말 무능했는지, 유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세상의 수많은 서민들을 생각하는 그 분의 마음만이라도 그 분은 존경받을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노란색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얼렁뚱땅 쓸 수 있게 기회를 준 그 분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의도적이였던 비의도적이였던지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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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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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otatobook.tistory.com BlogIcon 감자꿈 2009.12.27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깊은 뜻이~
    초록누리님, 윤서아빠님, 너돌님의 글을 보며 여러 가지를 배우네요.
    글 잘 보고 가요. ^^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09.12.27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이 글을 쓰시게 하신 건 초록누리님 덕분입니다^^누리님 리뷰를 보고 어제 무도가 뭘 말하고자 했는지 알았으니까요~ㅡㅡ;

      그 이전부터 올해가 가기 전에 오늘 쓴 글 주제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지만요ㅠㅠ

  2. 빵꾸똥꾸 2009.12.27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이나 사진은 보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이나 사진이 올라오면 손이 갑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글이나 사진을 보기 싫은 이유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회상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죄송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도 노무현 대통령을 타살한 한명의 가해자라는 생각을 떨치수가 없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생존해 계실때 그분에 대한 고마움을 몰랐고, 정치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으며, 이명박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후..........소위 말하는 노빠가 되었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저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있어서 한명의 가해자가 되었고, 이런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타살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금 까지 생존해 계시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과거의 업적과 잘못을 공정하게 판단해, 공이 과보다 많다는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저런 프로는 만들어지지 않았겠죠..........

  3. 달려라꼴찌 2009.12.27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한 풍자와 해학이죠...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2.27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지런한 너돌양님...제 방에 오셨다가 제 글을 보고 이렇게 뜻있는 글을 써주셨군요...
    전 그 사이에 저녁을 먹느라.. 너돌양님 글을 지금 와서 읽었답니다....

  5.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12.27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무도를 시청하지 못한 것이 한이군요. 글을 읽고 먼저 의미를 알았으니, 충격파가 덜할 듯.ㅠㅠ.
    의도적인지 정말 알 수 없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의 큰 사건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주었다는 점에선 그저 놀랄 뿐입니다. 예능이, 단지 웃기기만을 위한 것이 아닌, 현실을 녹아내는 점. 그 점을 잘 구현한 것 같아요. 가치 평가는 둘째치고서라도 말이죠. 휴일 행복하게 보내시고 며칠 남지 않은 연말도 알뜰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09.12.27 1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보기전에 초록누리님리뷰를 보고 알았는데요 그래도 노란꽃보고 떡하니 막혀서 더이상 못보겠더군요ㅡㅡ;
      좀있다가 또 볼려고요.

      하얀비님도 남은 2009년 잘 보내시길 바라요^^

  6.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09.12.27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노란 넥타이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7.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09.12.28 0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를 부여한 이유가 김재동과 연관이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8. Favicon of http://dentalife.tistory.com BlogIcon dentalife 2009.12.28 0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초록누리님 리뷰 보고 이거 보는데요. 저도 무한도전 봐야겠네요.
    올해의 큰 뉴스가 아닐까합니다.

  9. Favicon of http://blog.daum.net/jyryu2/ BlogIcon 류지용 2010.01.03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부분까지 캐치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