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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브레인 신하균 최정원을 향한 우울한 편지와 키스 여심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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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레인>이 점점 막바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군요. 아무래도 <브레인>은 큰 반전이 없는 이상 무난히 해피엔딩을 갈 것 같습니다. <브레인> 제작팀의 전작이자 모두가 잘되는 훈훈한 결말로 끝났던 <공부의 신>처럼 주인공 이강훈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적당히 행복해지는 엔딩 말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오기에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브레인>처럼 이토록 주인공을 심하게 괴롭힌 드라마는 없다고 싶을 정도로, 매회 계속되는 이강훈 수난기에 시청자들도 함께 아파하면서 제발 마지막회에서는 웃을 수 있도록 바라곤 하였죠.

극 중 이강훈(신하균 분)은 쉽게 좋아할 수도,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인물입니다. 출세지향적에 거기에다가 자기 잘 난 맛에 사는 독불장군 이강훈은 누가봐도 혀를 끌끌 찰 정도로 정이 가는 스타일은 아니죠. 하지만 점점 그를 들어다볼 수록, 자신의 깊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더더욱 강한 척, 삐뚤어지고자하는 여린 인간일 뿐입니다.

비록 이강훈은 평소 그를 달가워하지 않은 김상철(정진영 분)과 서준석(조동혁 분)의 음모에 의해 고난을 받기도 했지만, <브레인>에서 미모를 담당하는 여인들은 유독 이강훈에 대한 열띤 애정공세를 펼쳐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하였습니다. 게다가 이강훈 선생에게 종종 무시당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이강훈을 짝사랑한 윤지혜(최정원 분)은 청순한 외모를 지닌 같은 의사였고, 역시나 이강훈을 좋아하는 장유진(김수현 분) 또한 미혼모를 상쇄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한 재벌가 딸이였거든요. 특히나 장유진은 자신의 재력과 힘을 앞세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강훈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도 있었구요. 

하지만 돈보다도 의료 사고로 숨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신경외과 의사가 되고 오직 천하대 교수만을 목표로 달려왔던 이강훈인터라 유진의 강력한 물질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는 않았습니다. 이강훈 선생 또한 애써 틱틱 거렸을 뿐이지 오랫동안 윤지혜를 좋아해왔거든요. 하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그리 달갑지 않은 고재학(이성민 분)에게도 억지로 머리를 숙일 수 있었던 이강훈인터라 자신을 좋아하는 지혜와 유진을 향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감행합니다. 한 마디로 어장관리인 셈이죠.

그러나 나름 영특한 머리를 앞세워 머리 좀 쓴다고 했으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강훈의 어장관리(?)는 곧 들통나 두 여자 모두에게 버림받는 최대 위기에 처할 뻔도 하였지만, 의외로 두 여자들은 슬슬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여전히 이강훈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해바라기처럼 이강훈만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이강훈의 인생을 걸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김상철 교수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한 일상을 맞던 어느 날, 강훈은 지혜가 몸이 아파 병원에 결근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앞서 강훈은 논문을 잘못써온 지혜에게 호되게 질책하였고, 그의 말에 상처를 받은 지혜가 논문 수정 중 몸저 누운 것이죠.

 


지혜가 걱정되기 시작한 강훈은 급기야 지혜의 집으로 찾아가게 됩니다.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자 혹시나 해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자기 생일로 눌렀는데 웬일로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ㅡ.,ㅡ)  어두운 방안에 홀로 침대 위에 누워있던 지혜. 그녀를 보고 이강훈은 손수 물수건을 마련하고 극진히 그녀의 간호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근두근 거리게 하는데, 거기에다가 이강훈은 지혜의 지나가는 부탁으로 싫다고 틱틱 거리면서도 용케 노래까지 불러줍니다. 그것도 고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로 말이죠. 

자신을 향한 이강훈의 진심에 윤지혜가 감동 받을 찰나, 노래가 끝나자마자 이어진 이강훈의 돌발 행동은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잠시 멎게 합니다. 노래에, 키스까지 그야말로 케이블 대란임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브레인>을 시청한 분들을 위한 신하균의 숨겨진 매력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에 흐뭇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이제 오늘 <브레인>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네요. 하필이면 마지막에 케이블 송출 중단이 일어나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생각지도 않은 장애물이 생겨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그동안 이강훈으로 완벽 빙의한 신하균덕분에 월요병이 싹 달아날 정도로 행복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아무리 독설을 퍼부어도 밉지 않고 오히려 따스하게 안아주고 싶었던 귀여운 악마 이강훈을 신하균이 아닌 다른 배우가 했었더라면 이렇게 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데 받을 수 있었을까요. 마지막 한 회 남은 분도 신하균이 가진 매력을 적당히 살리면서 매회 휴머니즘을 강조한 드라마 답게 훈훈하고 아름다운 결말로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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