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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하이킥3. 지석-하선 이대로 이별 혹은 반전? 그저 김병욱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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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21c 도래해도 예측이 뻔해지는 드라마가 난무하는 세상에, 유일하게 종영하는 그날까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의 끈을 놓지 않는 전유무이 김병욱PD표 시트콤. 그래요 김병욱PD말대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속 세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자체가 예측 불가니까요.

불가측한 세상을 그래도 반영하듯이, 진짜 예측도 할 수 없었던 결말 내기 좋아하는 시트콤. 그 이전부터 쭉 기존 모두다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평탄한 결말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응원하는 커플 깨트리는 것은 당연지사고 등장인물 누군가가 병으로 죽는 등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시트콤이라고 하기엔 다소 충격적인 결말을 내곤했던 김병욱PD 전작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사람들에게 잊지못할 악몽을 선사한 결말은 <지붕뚫고 하이킥> 엔딩이지요. 

 


전도유망한 이지훈과, 20 남짓 밖에 안된 기구한 삶을 남의 집 식모살이로 힘들게 버틴 신세경을 각각 총각 귀신, 처녀 귀신으로 만들어놓으면서도 끝내 "이 둘이 진짜 커플이였어."를 보여주고자 했던 김병욱PD와 도무지 그 결말을 이해할 수도 없고, 납득도 할 수 없었던 시청자와의 극한 대립이 이어진 시간들. 결국 <하이킥3> 제작발표회에서 스뎅김 스스로가 <지붕킥> 결말에 대해서 사과할 정도로, 엄청난 파극을 불러 일으켰었죠.  

이미 <지붕킥> 엔딩으로 거한 충격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해피엔딩와 평탄한 엔딩 따윈 아예 기대하지 않게되는 <하이킥3>입니다. 심지어 몇몇 시청자들이 앞서, "그 중 누군가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이적 부인은 윤계상이다."는 예언을 자신들이 알아서 퍼트리곤 하지요.  

자연스레 지금까지 유일하게 <하이킥3> 공식 커플로 시청자들에게 이쁨 받았던 하선-지석 커플도 "얼마 못가 깨진다."는 식으로 별 기대가 안되더군요. 그 이전 스뎅김이 잠시나마 연인으로 지내길 허락하신 커플 모두 결국에는 결별로 끝났기 때문에 "어차피 재네들은 아예 끝까지 이어지지 못할 인연."이라고 시청자들 스스로 못박곤 했지요.

 



드디어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예측한대로 지난 20일에 방영한 116화에서는 하선과 지석이 결별 위기에 도래하게 됩니다. 다들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리고 얼마 전 박하선이 김포공항에서 출국신을 찍었다는 스포일러가 돌아다녔기 때문에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뭐 시청자들이 "제발 그 둘을 헤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스뎅김 바지가랑이잡고 애원한다한들, 오히려 오기를 부리고 서지석 혹은 박하선을 죽음으로서 현세에서는 만날 수 없는 슬픈 인연으로 내몰 수도 있는 스테인리스이시니까요.

역시 뛰는 시청자 위에 나는 연출자있다고, 시청자가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상상력을 넘어, 그 이상을 펼치길 좋아하는 스뎅 김. 아예 이번 116화를 두고, 지석 형 계상을 놀리기 위해 이별하는 척 연기하다가, 진짜 이별을 맞이하게된 하선과 지석이 이대로 결별 혹은 해피엔딩일까 고민하는 시청자에게 " 삶은 그 누구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라고 강한 대못을 박았죠. 진짜 아무도 향후 일을 알 수 없는 현실과 달리, <하이킥3>에서는 오직 김병욱PD와 그의 의도에 맞게 대본을 쓰는 몇몇 작가들을 제외하곤 29일까지 전개되는 <하이킥3> 속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시청자가 어떻게 생각하던 말던 적어도 자신이 연출하는 시트콤에서는 절대자적 위치에서 기어코 자기 뜻대로 움직이기 좋아하는 스뎅김이기 때문에 무조건 그가 이끌어나가는대로 복종해야합니다.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구요. 그래서 전작들에 비해 시청률도 많이 떨어지고, 심지어 예전 하이킥 시리즈보다 재미없다는 혹평도 난무하지만, 뭘해도 스뎅김 원하시는대로 하소서라는 지지자들의 결속력은 그 어느 때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죠.  

과연 이대로 하선과 지석이 결별할지, 혹은 하선이 종영말미에 툭 튀어나와 지석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지, 그건 스뎅김과 몇몇 작가들 빼곤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아무리 그동안의 복선과 암시를 두고  나름 그럴싸할 결말을 만들어냈지만, 보기좋게 '너의 착각은 틀렸어.'라면서 와르르 무너뜨리는 것을 즐기시는 스뎅김 아니신가요. 

사실 저도 그간 왜 그렇게 흘려가는지 스뎅김의 독특한 취향은 잘 알겠으나, 도무지 공감이 갈 수 없었던 그간 전개에 불만을 품고(?) 한동안 <하이킥3>을 멀리하였습니다. 그런 제가 다시 <하이킥3>에 돌아온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결말이 어떻게 나오건 상관없이 최소한 언제라도 다시 스뎅김 품에 돌아올 수 있는 열혈 시청자들이 납득가능 할만한 전개가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죠. 

삶을 늘 언제나 불가측하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았던 뜬금없는 사고, 사건이 종종 우리 곁을 찾아오긴 합니다. 하지만 지난 113화에서 선보인 '막장 드라마' 특집처럼 정말 개연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우발적인 연발은 오히려 보는 이들을 짜증나게 합니다. 애써 스뎅김은 초스피드 전개로 아예 비웃음거리로 전락시켰기에 망정이지, 족보가 꼬이는 출생의 비밀, 뜬금없는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증, 아주버님과 제수 간의 불륜 등등 하나같이 그간 우리네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던 불멸의 요소잖아요. 

지난 막장드라마 특집으로 매번 뜬금없고 예측 불가한 퐌타스틱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동시간대 일일연속극을 보기좋게 통쾌 디스한 스뎅김. 하지만 그 누군가에는 스뎅김 또한 막장 연속극 연출가, 작가와 다를 바 없는 뜬금없는 전개와 결말로 악명이 높다는 것. 적어도 막장 드라마들은 막판에 그간 상식과 윤리를 저버린 것에 회개라도 하듯이 확실한 인과응보를 보여주어서 박수(??????)받는데, <하이킥3>은 인과응보는 커녕 그동안 죽도록 고생만 한 신세경을 기어코 처녀귀신으로 만들어버려 신세경의 행복을 바라는 이들의 염원을 폭파시켜버렸잖아요. 

그런데 따지고보면 <하이킥> 시리즈만큼 가장 염세적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의도적으로 극한 죽음까지는 내몰진 않지만 실제 우리 속 신세경들에게 허락된 기회라고는 남의집(혹은 3D 업종)에서 죽어라 일하는 것, 좀더 좋아지면 얼마전 <하이킥>에 카메오로 출연한 신세경처럼 외딴 섬나라로 이민 가서 한국 뜨는 것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렇다고 <하이킥> 속 세경이라도 행복해지라고 이지훈 혹은 정준혁하고 연결시키면 매번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보여주는 현실성 제로 신데렐라 스토리와 또 무슨 차이가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에게는 다소 뜬금없는 황당 엔딩에, 순간 저승사자로 보일정도로 섬뜩한 신세경의 모습이 두고두고 비난을 자초하는데 큰 일조를 한 듯도 합니다. 

뭐 이제 그 험한 엔딩을 겪고 면역이 된 <하이킥> 시청자이기 때문에 진짜 이적 부인은 윤계상이다 혹은 모두다 죽는다 정도의 상상 그 이상의 공포스럽다 못해 경악스러운 사상 최악의 결말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진짜 모두 다 죽는 결말이라면 <지붕킥>은 애교 수준인 전국민적인 항의. 심지어 그동안 꾹 참고 스뎅킴을 옹호했던 이들의 거센 분노도 받아들일 각오는 하셔야 겠군요.

 


하지만 결말은 김병욱PD가 원하는 대로 내놓은다고해도, 그 결말을 이루는 과정만큼은 <짧은 다리의 역습>이란 부제가 아깝지 않게 진짜 짧은 다리를 가진 세상의 수많은 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19일에 방영한 115화에서 그 어떤 <하이킥3> 등장인물보다 짧은 다리를 가진 진희의 본격적인 역습 시작 예고처럼 말이죠. 또한 하선과 지석 사랑 또한 역시나 저나 수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별로 끝난다 하더라도, 너무 아픈 사랑은 아니었음으로 여운있는 마무리를 지었으면 하는 아주 소박한 희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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