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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골드타임 이성민 단숨 주연으로 승격한 압도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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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KBS <브레인>이 방영될 당시, 그는 의술보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고재학이었습니다. 지금  MBC에서 방영하는 <골든타임>에서 응급 환자를 살려놓고도 병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최인혁(이성민 분)을 병원에서 내쫓는 무늬만 의사들과 같은 유형이었죠.  


하지만 병원장이 되기 위해 환자보다 고귀하신 분들의 딸랑이만 자청한 천하대 병원 고재학 교수는 불과 6개월 만에 오직 위급한 환자를 살리는데만 사활을 거는 진정한 의사 최인혁으로 탈바꿈합니다. 자연스레 배우 이성민의 드라마 입지도도 단순 주인공과 대립하는 조연 격에서 극 중 흐름 없어서는 안될 주인공으로 전격 승격됩니다. 아니 이미 <골든타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황정음 대신 이선균, 이성민 투톱 주연으로 인식된지 오래입니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극의 활력소를 제공하는 조연에 불과했던 이성민. 사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대중들에게 배우 이성민의 이름은 상당히 낯설기 그지 없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성민은 낮은 유명세 탓에 아주 작은 역할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시청자 눈에 아른거리는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그의 개성있는 외모 탓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지방의 한 극단을 시작으로 꾸준히 연극을 해오던 깊은 자양분이 오늘날 어떤 역할을 맡던지 간에 완벽히 소화해내어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힘으로 작용했던 것이죠. 



그렇게 차근차근 각종 드라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던 이성민을 일약 스타덤으로 올린 드라마는 단연 얼마 전 종영한 MBC <더 킹 투허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극 중반 퇴장한터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허수아비 왕이긴 하지만, 군주의 품격을 잃지 않는 이재강은 감초 역할만 잘 할 줄 알았던 이성민이란 연기자를 다시 보게끔 합니다. 그를 방증하듯이 이성민은 <더 킹 투 허츠> 종영 후 바로 생애 첫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되었고, 보란듯이 극 중 최인혁 못지 않은 꽉 찬 존재감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더 킹 투 허츠> 종영 두 달 만에 이재강과 너무나도 다른 인물, 그것도 주연으로 승격된 이성민은 단순 인지도만 앞세워 드라마 주연 자리 꿰찬 아이돌과 여자 연기자들이 판치는 대한민국 드라마계가 놀랄 만한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인기 있는 청춘 스타 선호가 두드러진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이성민이나 <추적자>의 손현주, 혹은 <유령>의 곽도원같은 중견 연기자가 주연을 맡는 것은 가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드라마가 단순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미국 드라마 못지 않은 다양한 장르드라마로 변신을 꽤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탄입니다. 


기존 의학 드라마를 표방했던 드라마와는 달리 의사들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병원 내 권력 암투를 집중적으로 그릴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이성민같은 연기가 검증된 명배우가 필요했고, 워낙 연기를 잘하다보니 여주인공을 넘어 어느새 이선균과 찰떡 호흡을 맞추는 투톱이 되었습니다. 아니 어느 장면에서는 극 중 위급한 환자를 살려내는 절대 의술 내공을 갖춘 최인혁의 존재감이 극중 무능하기 짝이 없고 찌질해 보여야 마땅한 이민우를 넘어서기까지 합니다. 


지금은 허술하기 그지 없는 이민우가 차츰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게 되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대혼란에 빠진 세중대 병원에는 전지전능하신 최인혁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최인혁과 한 몸이 되어 변화무쌍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신 배우 이성민도 함께요. 


그동안 연기자로서 기본 자질도 없이 주연자리만 꿰찬 무늬만 배우들 때문에 속앓이를 한 시청자입장에서는 연기력 하나로 주연자리까지 오른 이성민의 재조명이 반가울 뿐입니다. 이런 고진감래 성공 스토리가 많아져야 앞으로 우리나라 드라마도 보기 좋게 풍성해지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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