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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극강 비주얼 이나영 못지 않게 빛나는 깨알같은 패러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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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톱여배우 이나영이 <무한도전>에 왕림하신다고 하셨을 때,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였습니다. 예능 출연이 뜸한 그녀를 <무한도전>에서 만나는 것은 반가웠지만, 그동안 영화, 드라마, CF외엔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신비주의 이나영이 고도로 훈련된 예능 전사도 버거워하는 <무한도전>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였습니다.

 

다행히 <무한도전>은 예능 출연이 낯선 여배우 이나영을 배려해 그녀가 딱히 망가지지 않으면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콘티를 수립하게 됩니다. 최근 히트작 <건축학개론>에서 모티브를 따온 <개그학개론>에서 이나영은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첫사랑이자 존재만으로도 칙칙하기 그지없는 개그동아리에 활력소를 제공하는 공주님입니다. 그래서 이나영은 특유의 예쁜 외모만을 보여줘도 충분히 묻혀갈 수 있는 혜택을 제공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나영은 방긋 방긋 웃기만하는 인형에서 벗어나 스스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게임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뮤즈를 자청합니다. 함께 <개그학개론>에 출연하는 다른 남성 멤버들처럼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복장으로 무장하는 대신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나는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여신 이나영은 과감하게 망가져주진 않았지만 의외로 숨겨진 예능감과 재치를 마음껏 과시합니다.






 남성들이 넘쳐나는 동아리에서 유일한 여성 멤버에 그것도 화면에서 보기만 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한송이의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이나영이기에. 자연스레 '개그동아리'의 멤버들은 '개그 뽐내기'보다 '이나영 마음 사로잡기'에 주력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생뚱맞게도 이나영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는 잘생긴 압구정 오렌지족인 이태성도 아니요, 풋풋한 무용학도 이준도 아니요, 액면가로 볼 땐 분명 40대의 비주얼을 뽐내는 박명수입니다. 신밧드의 모험에서 나올법한 알라딘풍 바지에 이태리제 일수가방(?)으로 등장부터 남다른 포스를 뽐낸 개그 동아리의 전설 박명수는 이나영과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호들갑만 떠는 순진한 후배들과는 달리 이나영의 회심의 패션 포인트 스카프 스타일을 부러뜨리고 까칠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이는 이나영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새내기 킬러 박명수의 고도의 전략이었습니다. 일단 이나영의 관심을 끌기 성공한 박명수는 가평에 도착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내공을 쏟아 붓기 시작합니다. 단 둘이 있을 때 애써 쑥스러운 척 연기했으나, 능숙하게 이나영에게 접근한 박명수는 거침없이 당당한 눈빛 교환에 이어 절제되고 섬세한 손동작과 세심한 배려심을 보여주며 버스 안에서 속수무책 그 장면을 지켜봐야했던 후배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합니다.

 

그러나 이나영은 오랫동안 새내기 킬러 박명수에게 호락호락 넘어갈 쉬운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게임을 위해 팀을 선택하는 순간, 당연히 박명수를 선택할 줄 알았던 이나영은 정준하 결혼식 참석이 어렵겠다는 이유로 박명수가 아닌 정준하를 택하는 의외의 뒤통수를 치게 됩니다. 으레 이나영을 사로잡았다고 방심하고 있던 박명수에게는 충격이였겠지만 이나영이 박명수에게 넘어갔다고 좌절하고 있단 타 멤버들에게는 이나영의 눈에 들을 절호의 찬스입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 이나영은 누가 본인에게 작업을 걸든 말던 자신에게 주어진 게임에 충실한 엄청난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구동성 게임에서 맞춰야할 단어를 미리 컨닝해 팀을 이끌고, 잘 모르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센스있게 설명하는 이나영에게서 그동안 신비주의로 점철되어있던 고귀한 여배우의 특유의 내숭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개그학개론>에서 의외의 예능감을 선보인 이나영은 브라운관을 통해 걸려봐도 풍덩 빠져버릴 것 같이 아름답고 매혹적인 미인이었습니다. 단순 만인의 첫사랑 역할을 넘어 게임의 메인을 꿰찬 이나영은 시종일관 빛났고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결방 사이 <나는가수다2>에서 부족한 진행으로 안티만 늘린 박명수를 일약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로 거듭나게하는데 큰 도움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도 황홀한 이나영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자극하는 것은, 단연 <무한도전> 고유의 미학인 탁월한 패러디 정신입니다. 녹화 당시 인기리에 상영 중인 <건축학개론>과 요즘 대중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90년대를 적극 활용한 <무한도전>90년대에 황금기를 보낸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당시 대중문화 아이콘을 배치해 <무한도전> 주시청자인 30대들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거기에다가 현재 다수 네티즌들의 심기를 자극한 티아라 의지 발언, 신아람 오심 판정 등 의 요소를 끌어모아 적재적소 '자막'으로 배치해놓은 김태호PD의 시대정신은 왜 <무한도전>7년 이상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고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합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기에 설정이라도 대학을 나왔다고 하기 싫다는 박명수의 '의지'는 묘하게 방영 당시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궁극의 패러디를 탄생시키고야 맙니다 . 뿐만 아니라 장문의 속담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1초는 어떠한 협박과 위기에도 성역없는 풍자와 해학을 주도하는 <무한도전>만의 강력한 '의지'를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확실히 밝혀진바는 없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티아라를 어떠한 편집없이 내보낸 동방송사 <세바퀴>의 의지와는 차원이 다른 '의지'였죠.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이나영과 깨알같은 패러디의 의지가 절묘하게 어울린 <무한도전-개그학개론>. 신비주의로 일관된 미모 여배우가 아닌 털털하고 의욕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을 과시한 이나영과 특급 게스트를 적재적소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알았던 <무한도전> 모두 윈윈이었던 최고의 방송이었습니다. 총장님 때문에 본의아니게 6개월을 쉬긴 했지만 여전히 감을 잃지 않았던 <무한도전>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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