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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강심장 친근한 동네 아저씨 되어버린 김기덕 감독의 반가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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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피에타> 김기덕 감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은둔자'에 가까웠다. 


특히나 <나쁜 남자> 이후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엇갈리던 김 감독의  난해한 작품 세계는 보통 대중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유니크'한 감독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그는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한국에서보다 외국에서 인정받는 감독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명망있는 유수의 평론가들과 영화 기자들은 김기덕을 참 좋아한다. 외국에서도 김기덕 영화를 보고 극찬을 하는 이는 영화제에서 김 감독의 영화를 접한 이름난 평론가나 영화 광팬일 것이다. 하지만 칸, 베니스, 베를린 세계 3대 영화제를 두루두루 석권하고 나오는 작품 족족 국제 영화제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김기덕 감독의 저력은 그의 영화 세계는 이해할 순 없어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감독이란 점은 부인할 순 없다. 게다가 이번 개봉되는 <피에타> 또한 한국 영화로선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만에 베니스 영화제에 본선 진출하는 쾌거를 얻게 된다.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감독이지만 사실 김기덕은 한국처럼 대중 문화의 폭과 저변이 상당히 작은 나라에서는 성공하기 힘든 유형이다. 김기덕은 한국형 멀티플렉스가 사랑하는 상업 감독이라기 보다, 광화문에 새로 개장한 '인디 스페이스' 같은 독립 영화관에 어울리는 예술 감독이다. 


그런데 대형 배급사의 손길 없이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영화는 극장 잡기도 힘든게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이다. 그나마 김기덕은 언론에서 호들갑 떨어줄만한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자이기 때문에 사정은 나은 편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워낙 그의 영화 자체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상업적인 요소'가 현격히 떨어지니 감독에 대한 존경과 별개로 작품성이고 뭐고 '흥행'이 최우선인 대형 제작사, 배급사에서 그의 작품을 선택해주기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런 영화 환경과 맞물려 2008년 <비몽> 이후 영화 활동을 중단하고 오랜 은둔 생활에 돌입한 김기덕 감독은 기어코 2011 <아리랑>이란 자전적 영화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뼈까지 사무쳐버린 배신의 아픔, 심적 고통을 모조리 토해내버린다. 그리고 그는 아팠던 과거를 훌훌 털고 다시 김기덕만이 만들 수 있는 <피에타>로 세상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타났다.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 영화 홍보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일단 <피에타>는 CJ, 롯데, 쇼박스 등 대기업 자본으로 운영하는 배급사는 아니지만, 요즘 충무로에서 무섭게 치고 나오는 NEW가 배급을 당담한다. 영화 개봉 중에 베니스 영화제 호재가 껴있기도 하지만 상업 배급사가 김기덕 영화의 배급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대중과 가까이 다가고 싶어하는 김기덕 감독의 바뀐 '의지'를 엿보게 한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선뜻 방송에 임하는 김기덕 감독의 적극적인 자세다. 지난 주 방영한 KBS <이야기쇼 두드림>을 통해 시청자들과 대면에 성공한 그는 아예 자기 혼자 카메라가 집중되지 않고 여러 연예인들이 함께 나오고, 그 어떤 방송보다 오락적 요소가 강한 SBS <강심장>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워낙 방송 출연이 없었던 탓에, 세계 3대 영화제를 휩쓴 세계적 감독의 명성과 순탄치 않았던 인생 과정들을 고려하면 <힐링캠프>, <승승장구> 단독 게스트로 나서도 화제성이 충분한 거물급 인사인데도 그럼에도 그는 <강심장>에 출연해 여러 젊은 연예인들과 서스럼없이 웃고 즐기는 '소탈한 인간미'까지 보여준다. 





보통 개봉일 일주일 전에 언론, 배급 시사회를 갖지만 작품을 출품한 베니스 국제 영화제 쪽의 월드 프리미어 규정 때문에 9월 4일 가까스로 시사회를 가졌다고 하나, 이번 <피에타> 역시 결코 대중 친화적인 작품은 아닐 듯 하다. 그러나 들리는 풍문으로 여전히 <나쁜 남자> 식의 어둠과 파격을 구사하면서도 상업적인 코드를 구사하였다고 하니 도통 김기덕 작품을 이해할 수 없었던 대중들도 보다 쉽게 <피에타>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요즘은 상업 영화들도 김기덕 감독 영화 그 이상의 잔인성과 폭력성을 띄고 있음에도 사회 분위기 상 흥행만 잘되고 있는 세상 아닌가. 


아무쪼록 "대중들과 왜곡없는 소통"을 위해 방송 출연에 임하며 대중적인 호감도를 높인 김기덕 감독. 그가 다시 힘차게 내놓은 <피에타>가 대중 평단과 작품성. 그리고 유독 한국 감독에게 장벽이 높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기쁜 소식이란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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