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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군계일학 리아는 왜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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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쉬운 프로그램 하나 꼽자면, 작년 겨울 SBS 계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컴백쇼 톱 10>을 꼽고 싶네요. 시작부터 이본, 박명수 등 유명한 MC를 섭외하고,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유승준에 대해 찬반투표를 받아 그의 출연을 결정하겠다는 제작진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컴백쇼 톱 10>.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출연진들도 비교적 빵빵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주노, 쿨의 김성수, Re.f, 구피, 클레오, 김현성, 그리고 리아...


하지만 초반 몇 회 방영하지 않아, 돌연 결방을 하더니, 끝내 <컴백쇼 톱10>을 둘러싸고 나온 소식은 고작, 제작진과 출연가수들 간의 갈등, 그리고 2012년 말 쯤 조기종영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리 공지되었던 조기종영 날짜보다 더 빠른 시기에 흐지부지된 <컴백쇼 톱 10>에 내심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때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음 바랐던 글쓴이의 소박한 바람은 물거품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글쓴이야 팬의 입장에서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이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실날같은 희망 아래 어렵게 <컴백쇼 톱10>에 출연하여 갖은 굴욕을 받은 가수들의 상처받은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렇게 <컴백쇼 톱 10>을 서서히 잊고 있던 어느 날, 지난 주 KBS에서 새로 시작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서 놀라운 얼굴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90년대 후반 실력있는 여성 보컬리스트로 사랑받던 가수 리아였습니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 매니저 청부 폭력 혐의에 휩싸였던 리아는 무협의로 풀려났고, 출중한 목소리를 가졌지만 여전히 그녀를 보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자신의 꿈을 고이 접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약 10년 만에 가수로서 재기를 꿈꾸는 리아는 자신의 방송 진출 교두보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리아가 처음으로 선택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내 생아 마지막 오디션>이 처음이 아닙니다. 리아는 작년 <컴백쇼 톱 10>에 출연했었고, 여전히 전성기 시절과 비교 녹슬지 않았던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컴백쇼 톱 10>이 방영 전 숱한 화제에 비해 정작 방영한 이후에는 관심도 제대로 못받고 여러 사정으로 흐지부지 되었지만 말입니다. 





정말 어이없게 엎어진 <컴백쇼 톱 10>으로 그 프로그램에서 불굴의 재기 의지를 보여준 리아도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겠지만, 오히려 그녀는 예상을 뒤엎고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을 통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도 <컴백쇼 톱 10>은 케이블에서 방영하긴 했지만 이주노, Re.f, 김성수 등 한 때 90년대를 풍미한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하였지만,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가 고작 리아, 손성훈 뿐인 대부분 빛도 보지 못하고 날개를 접어야했던 중고 신인들이 대부분입니다. 


다시 한번 <내마오>를 통해서 가수 활동을 시작하고자하는 무리들 속에서 리아는 단연 군계일학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주 <내마오> 첫방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이는 손성훈, 조성모의 5촌 조카이자 연축성 발성 장애를 앓고있는 오세준, 그리고 리아였습니다. 사실 지난주 방영하였던 오디션에서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을 부른 리아는 기존 가수들로 구성되었던 심사위원들로서는 도저히 '평가불가'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몇몇 심사위원과 리아의 자리가 바뀌었다면서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내마오>가 여타 오디션처럼 솔로로 나가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실력이나 인지도면에서 단연 리아를 따라올 참가자는 손성훈 외에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러나 <내마오>는 개인의 역량보다 팀의 조화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때문에 나름 보컬이 우수한 멤버들과 함께 하더라도, 그 멤버들의 목소리까지 잡아먹는 리아의 압도적인 보컬 능력은 현진영과 김현철 등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지적을 한 몸에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리아로서는 지난 5일 방영하였던 '더 그래' 팀의 하모니를 위해서 상당히 많이 참은 것입니다. 다만 그녀의 목소리가 타인이 가진 기량에 비해 훨씬 우위에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첫 회에서부터 조 결성에 실패하면 노래 실력을 막론하고 가차없이 탈락시켰던 <내마오>는 리아에게도 자신의 기량만 발휘할 것이 아니라 팀과 함께 맞춰갈 것을 요구합니다. 물론 리아가 앞으로도 팀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면 심사위원들의 충고는 필히 귀담아 듣고 다른 팀원들을 위해 자신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팀을 결성하여 여러 사람들과의 조화를 위해 리아 특유의 목소리와 개성이 제한되는 것은 그녀의 탁월한 재능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마음껏 발휘했으면 하고 바랐던 팬들에게는 일종의 '유감'입니다. 


물론 리아가 이번 <내마오>를 통해 팀과 조화를 맞추고자 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쌓아간다면 앞으로 가수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리아뿐만 아니라 손성훈, 그리고 여타 참가자들 또한 이 프로그램의 출연을 통해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웬지 <내마오> 안에 갇혀버리고자 하는 억압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일 리아가 <내마오>가 최종 합격 5인에게 약속한 슈퍼 5인조 그룹 멤버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제발 이번 <내마오>가 리아에겐 마지막 오디션이 되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이대로 다시 흐지부지 끝나기엔 리아의 목소리가 너무 아깝잖아요. 한 때 리아를 사랑했던 팬으로서 그녀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재기했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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