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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마의 반전있는 조승우. 여심을 사로잡는 결정적인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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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충무로, 뮤지컬계를 모두 석권한 배우의 위엄은 달랐다. 조승우가 등장하기 이전 <마의>는 그야말로 안습에 가까웠다. 이병훈PD의 자기 복제라는 비판은 뒤로 하더라도, 요즘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아역의 미진한 연기는 하루라도 빨리 조승우가 등장하길 간절히 바라게 하였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조승우가 등장한 이후, 그동안 <마의>에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던 시청자들은, 적어도 조승우의 연기만큼은 "역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확실히 조승우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시청률도 상승하였다. 시청률 제조기 이병훈PD 전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초반 <마의>를 제치며 놀라운 선전을 보이던 KBS <울랄라부부>를 제치고 연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조승우가 <마의>에서 맡은 역할은 마의에서 어의로 신분이 수직상승하는 백광현이다. 극중 원래 그는 뼈대있는 양반가문의 자제이지만, 아버지 강도준이 억울하게 역모죄에 몰려 집안이 풍비박산되자, 주인 아들을 구하고픈 노비(강지녕의 친아버지)의 헌신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천민으로 자란 백광현은 우연히 말을 고치는 세계를 접하게 되고 의술에 대한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허준>, <대장금> 이병훈PD의 대표작의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마의>의 백광현은 천부적인 재능이 타고난 슈퍼 천재다. 적어도 드라마 내에서 실력으로 백광현을 이길 자는 아무도 없다. 게다가 그는 호감형 외모에 언변도 뛰어나고 밝고 유쾌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에 유머 감각조차 뛰어나다. 당연히 백광현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 줄섰다. 심지어 조선에서 왕, 대비, 왕비 다음에 가장 높은 신분인 숙휘공주마마(김소은 분)까지 백광현을 사모한다. 조선에서 가장 고귀한 위치의 여성이 가장 천한 신분을 사랑한다니. 애초 이뤄지기 힘들고, 극중 스토리를 보았을 때 공주와 광현이 이뤄질 가능성은 전혀 없어보이지만, 광현을 보고 싶어 멀쩡한 자신의 애완 고양이를 환자(?)로 만들어버리면서까지 사복시에 행차까지하시는 공주의 짝사랑은 가슴 아프다기보다 배꼽을 잡게 한다. 





아무튼 드라마 속에서 모든 여성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는 백광현은, 실제로도  불과 몇 초만에 뮤지컬 전 좌석을 매진시켜버린다는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조승우와 참 많이도 닮아 있다. 이제는 그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지킬 앤 하이드>를 비롯 <조로>, <닥터 지바고>, <헤드윅>. 그리고 조승우에게 흥행은 물론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말아톤>, <타짜>에서 입증했듯이, 조승우의 인기 비결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선한 인상과 목소리를 넘어서는 '연기'다. 


사실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들면서 맹활약을 해온 조승우이건만, 아이러니하게도 TV 드라마는 이번 <마의>가 처음이다. 임권택 감독 영화 <춘향뎐>. 그것도 신인임에도 불구 주연으로 데뷔한 이래 영화, 뮤지컬에서 고액 개런티를 받으며 충분히 잘나갔던 조승우는 굳이 드라마를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는 첫 드라마 진출작으로 웬만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도 어렵다는 사극을 택했고, 첫 드라마, 첫 사극임에도 불구, 자신이 왜 충무로, 뮤지컬에서 인정받는 명배우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마의>에서 조승우가 연기해야하는 백광현은 여자를 후리는(?) 카사노바 기질이 농후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치료하는 동물에 대한 사랑과 생명을 소중히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보여주어야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동물 앞에서는 따사로운 인간적인데  여자 앞에서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그런 반전있는 남자가 백광현이다. 





그런데 숙휘 공주나 보통 여자들에게는 다정다감하고 따사로운 백광현이, 정작 어린 시절 첫사랑인 강지녕(이요원 분)을 만나기면 하면 티격태격하기 일수다. 의녀로서 사복시 교육 담당을 맡게된 강지녕은 자신을 보자마자 '무수리'라고 놀리는 백광현에게 경악하고 만다. 사실 강지녕도 희대의 마성남 백광현에게 마음을 품고 있던지라 유독 자신에게만 냉정한(?) 백광현이 못마땅스러울터.


허나 강지녕 앞에서는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백광현이 오히려 강지녕의 등장에 열광한 나머지, 짖궃은 질문도 마다하지 않았던 동료 마의들에게 강지녕을 보호해주는 수호천사를 자청한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고 강지녕과 백광현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백광현은 강지녕의 물건까지 들어주는 호의를 베푼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거기서 백광현은 마의들의 짖궃은 장난도 넉살좋게 받아넘기던 강지녕에게 "그 성격 어떻게 참았나면서." 슬슬 강지녕의 이중생활(?)을 지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백광현의 입에서 그 유명한 노랫말 가사가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낮에는 정숙하지만 밤에는 놀 줄 아는 여인~~~."





명색이 양반가의 규수인 자신을 단숨에 노는 여자로 만들어버린 백광현의 장난에 강지녕은 당연히 발끈한다. 하지만 강지녕도 백광현이 영 싫지 않다. 아마 강지녕의 성격과 공주마마, 심지어 왕 앞에서도 고개 꼿꼿이 드는 그녀의 기세를 봤을 때 자신을 놀리는 백광현 따위 시궁창으로 날려보낼 수 있겠지만, 광현이니까 참자. 그런 식이다. 


하지만 강지녕을 놀려먹다가도, 정작 강지녕이 위기에 처할 때는(?) 흑기사를 자청하다가 다시 강지녕을 놀 줄 아는 여인으로 만들어버리는 백광현의 강약 조절 여심 공략은 오히려 도도한 여인 강지녕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이미 천상천하 유아독존 공주 마마가 백광현이 눈에 아른거려 미치겠단다. 만약에 공주가 천한 마의를 사모한다는 것을 대비마마가 알게되면 벌써 몇 사람의 목숨이 위태위태하다. 심지어 백광현조차 무사하지 못하다. 게다가 그는 어명을 사칭한 공주마마의 빽으로 시험도 없이 사복시에 들어온 낙하산이 아니었던가. 





당대 최고의 여인들을 안달복달 못하게 만드는 백광현의 매력이 무엇인가. 달짝지근한 달콤한 보이스, 수많은 여성들을 홀딱 넘어가게 하는 눈웃음, 유머 감각 넘치는 다정다감한 성품,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승우가 치는 대사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왜그리 맛깔스러운지. 확실히 <마의>는 조승우가 등장한 이후 급격히 살아나고 있고, 다음 회, 그리고 다다음회까지 기다려진다. 공주마마까지 사로잡는 조승우의 무결점 매력과 연기가 초반 잠시 주춤하던 <마의>를 제대로 살린 것이다. 역시 영화, 뮤지컬을 모두 석권한 배우는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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