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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MBC 연기대상 조승우 대상 머쓱하게 한 안재욱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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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열린 2012 MBC 연기대상은 조승우의 품으로 돌아갔다. 시청률로 따지면 올 한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해를 품은 달> 김수현이 대상을 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MBC는 현재 방영하고 있는 <마의> 주인공이자, 영화, 뮤지컬에서 수많은 상을 휩쓴 조승우를 택했다. 조승우 대상 자체는 무난했다. 조승우 등장 이후, 줄곧 한 자리에만 머물던 <마의> 시청률이 껑충 뛰어오르고, 지지부진했던 <마의>가 살아났으니, 올 한해 <해를 품은 달> 이후 시청률면에서 대박을 기록한 드라마가 없었던 MBC를 돌이켜보면 조승우가 대상감이라는 것에는 하등 이의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단순 시청률이 아니라, 드라마 작품성, 화제성을 더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조승우 또한 충분히 대상감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지만, 순수 연기력을 고려한다면 <골든타임>의 이성민, 이선균, 그리고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과 전광렬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애초 MBC뿐만 아니라 연기대상 관례상 이성민과 전광렬은 극 중 원톱주연이 아닌 요즘 흔히 말해 조주연급으로 출연했기 때문에 극을 휘어잡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최우수상 후보로 거론될 수 없었다. 


그래도 이들이 드라마에서 선보인 압도적 존재감과 스케일 다른 연기력을 외면할 수 없었던 MBC연기 대상은 전광렬에게 황금 연기상, 이성민에게 방송3사PD 선정 올해의 연기자상을 수여한다. MBC 연기대상 측에서는 나름 명품 배우들을 배려한 조치였다고 하나, 이미 대상의 역량을 훌쩍 넘어버린 전광렬, 이성민에게는 한 없이 부족할 정도다. (그나저나 올해의 연기자상은 도대체 어느 급의 정체성을 가진거나....)





그래도 예정된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부리나케 시상식에 달려왔음에도 불구, 오직 후배들을 위한 박수셔틀만 하다가 빈손으로 집에 돌아간 안재욱에 비하면, 전광렬과 이성민의 상황은 좀 나을 지도 모른다. 지극히 속 보이는 형식적인 상이라고 하나, 어찌되었던 올 한해 'MBC 드라마'를 빛내주어서 고맙다는 공로를 인정받았으니. 그런데 전광렬과 함께 제법 인기 있었던 <빛과 그림자>를 훌륭하게 잘 이끌어갔기에 유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되었어도 정작 상 하나 받지 못했던 안재욱의 공로는 누가 인정해주나?





물론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하여, 상을 받아야하는 논리는 없다. 안재욱과 함께 최우수상, 대상 후보로 내정된 조승우, 김수현, 김재원 등의 연기가 안재욱보다 더 좋았다면, 그리고 <빛과 그림자> 속의 안재욱의 연기가 형편없었다면 MBC 측에서 인기있는 작품 주인공이라고 챙겨줘야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안재욱은 <빛과 그림자>에서 자신이 맡은 강기태 역할을 생동감있게 소화해냈고, <빛과 그림자>가 초반 시청률 면에서 부진하긴 했지만, 시청률이 20%에 육박하였고, 안재욱의 제2의 전성기라는 호평도 끊이지 않았기에 대상은 몰라도 최소한 최우수상 정도는 안재욱에게 돌아가야했었다. 그러나 MBC는 안재욱의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현재 방영 중인 <마의> 띄우기에 열중한 나머지, 조승우에게 최우수상, 그리고 대상 모두를 안겨 억지 '2관왕'을 만들어버리는 촌극을 감행한다. 


사실 <MBC 연기대상>이 선보인 어처구니 없는 코미디는 올 한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2007년 높은 시청률과 한류 시장 파급력을 이유로, 그 당시 최고의 연기를 선사한 <하얀거탑> 김명민을 제치고 <태왕사신기> 배용준에게 대상을 준 역사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아예 김명민과 송승헌을 동급 배우로 간주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극하였다. 


하지만 2010 연기 대상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약과다. 그 때는 시상식 자체가 '멘붕' 온 줄 알았다. 그 해 대상을 수여하기 위해 전해 대상 수상자 고현정과 함께 입장한 현재의 사장님께서는 방금 약주를 거하게 하시고 왔는지, 옆에 있던 고현정을 시작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던 수상자들에게 일장 연설을 시작하신다. 고현정의 표정은 당황함이 역력하였고, 그 자리에 참석하던 이들도 마지못해 웃어주던 씁쓸한 풍경이었다. 시상 내역조차 황당 그 자체였다. 그 해 <파스타>로 버럭 쉐프 돌풍을 일으킨 이선균에게 고작 '버럭 상'이라니, 그야말로 2012 안재욱에 버금가는 최고의 무례함이었다. 


그리고 2011 연기대상은 MC를 맡은 정준호의 훌륭한 진행덕분에 전체적으로 방송사고급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그나마 공동MC를 맡고 있었던 이하늬가 잘 잡아주었기에 망정이지, 그 자리에 참석한 김재원과 남궁민에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농담을 건낸 정준호는 다음날 구설수에 오르는것은 기본, 심지어 그의 친한 친구 신현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티비 화면에 정준호의 정수리가 자주 잡힌 것을 정중히 사과하기도 했다. 2009년 고현정에게 반말을 하여 논란이 된 이휘재의 진행을 무려 2년만에 애교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해 하필이면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대상을 묶어놔 당연한 대상감이었던 차승원을 최우수상으로 묶어놓은 뻘짓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련다. 그럴러면 올 한해도 작년처럼 프로그램 대상으로 묶어두던가, 기준도 없고 원칙도 없는 MBC는 언제 그랬나는듯이 다시 개인 대상으로 돌려놓았다. 작년 시행착오가 있었긴 하지만, 어찌되었던 다시 개인 대상으로 돌려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만약에 한국에 골든라즈베리상이 있다면, 단연 대상감이었던 한가인에게 최우수상을 주는 놀라운 포용력을 과시하는 MBC가 왜 한가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작 드라마를 이끈 안재욱에게는 왜 그리 차갑게 응대했을까. 


오죽하면 대상과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한 조승우가 안재욱에게 미안함을 내비출 정도로 보는 사람 얼굴 화끈거리게 하는 MBC 연기대상. 아니 전날 방영한 방송연예대상과 마찬가지로 PD상이 진짜 대상 같이 보이고, 예년 논란많은 연기대상 수상자들과 달리 무난해보이기까지는 조승우 대상까지 빛바라게하는 시상식 운영,연출에 찬사를 보낼 뿐이다. 


2007,2008년 김명민, 2010년 이선균, 그리고 2012년 안재욱...늘 이런 식으로 자사 드라마를 빛낸 훌륭한 연기자들을 제대로 홀대하는 위대한 전통. 역시 올 한해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만나면 좋은 친구' 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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