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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해피투게더. 약한남자 특집에서 바라본 프로그램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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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리 즐겨보지 않았던 KBS <해피투게더>를 보게된 이유는 순전히 '보양식 특집'에 낚였기 때문이다. 


김태원, 이윤석, 양상국, 인피니트 성규 등 자타공인 국민 약골(?) 특집으로 기획된, <해피투게더>는 요즘 들어 차츰 과거 MBC <놀러와>, 현재의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식으로 기획토크쇼 위주를 지향하는 듯 하다. 일단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산만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던 G4대신, 김준호와 허경환으로 보조MC 군단이 깔끔히 정리된 것도 눈에 띄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계속 그렇게 나아갈지는 평소 <해피투게더>를 보지 않기에 뭐라고 예측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아무튼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G4를 정리한 것은 제작진의 현명한 선택으로 보여준다. (해당 개그맨들에게는 심히 미안하지만...)





요근래 <해피투게더>에서 밀고 있는 야간 매점 외에도, '토크제로'라고 명명하여 오늘날 <해피투게더>를 있게한 쟁반이 재출연한 것도, 과거 <해피투게더>의 찬란한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의 선물이었다. 가끔 <해피투게더>에 토크 도중 쟁반이 출연한 적이 몇 번 있기에 딱히 놀랄 만할 일은 아니다만, 기존 토크 외에도 계속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하는 <해피투게더>의 노력이 가상해보인다. 


그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과 몰락 속에, 유독 <해피투게더>가 10년 이상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포맷을 바꾸고 그 와중에서도 새로운 아이템을 보여주고자하는 '도전' 이었다. 지금은 그 많고 많은 토크쇼 중에 하나일뿐이라고 하나, 처음 방송국에 출연한 <해피투게더>는 유명 게스트를 버스 안에 초청하여 MC와 게스트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만일 가사가 틀렸을 시 바로 쟁반으로 응징하는 '쟁반노래방'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신동엽-이효리에 이어 유재석-김제동으로 이어지던 '쟁반 노래방'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자, <해피투게더>는 과감히 '쟁반 노래방'을 탈피하고 스타들의 친구찾기 모드로 돌입한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오늘날 '사우나 토크쇼'와 '야간매점' 코너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과거 '쟁반노래방', '친구찾기' 등 기존 예능이 하지 않았던 버라이어티한 요소가 강했던 지난 <해피투게더>에 비해 스타들의 야식을 소개하는 '음식'으로 차별화하고자하는 오늘날 <해피투게더>는 전에 비해 조금 심심해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해피투게더>의 강점이 '편안함'이다보니, 시청자는 물론이고, KBS 예능국 관계자들까지 이 프로그램 자체를 굉장히 '편안하게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보이기 위해' 제작진과 유재석을 필두로 MC들의 공은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좀 섭한 감도 없지 않다. 신생 프로그램이 제법 빠른 시간 내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정상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대단하고 어렵지만, 이미 정상에 올라와있는 프로그램이 오랜 세월 꾸준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게다가 SBS <자기야>에 이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가세로 <해피투게더>가 동시간대에 맞붙는 시간대도 나름 치열한 경쟁이 보여지기까지 한다. 


잠시 <무릎팍도사>가 귀환했을 때, <해피투게더>의 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아니 과거 시청률과 비교했을 때 10%안팎에서 맴돌고, <무릎팍도사>의 게스트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해피투게더>의 시청률은 KBS 예능국 관계자들이 봤을 때 상당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굳이 TV가 아니라도 여러가지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지금, 굳이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감상하는 것이 그리 중요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방송국 입장에야 가장 큰 수입인 광고와 연관되어서 민감할 수 밖에 없겠다만 말이다. 


사실 글쓴이가 한동안 <해피투게더>를 멀리한 것은, 여타 토크쇼도 많지만 자사 드라마, 영화 홍보쇼로 전락한 느낌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 홍보목적이 아닌, 재미 위주 기획으로 게스트를 섭외한 경우도 종종 있어왔으니 <해피투게더>제작진들은 분명 억울할 수도 있겠다.물론 홍보 목적으로 출연했다하더라도 재미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긴 하다. 그런데 <해피투게더>는 대놓고 홍보하려 왔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 또한 예능 환경이 낯선 배우님들조차 출연하고 싶을 정도로 지독하게 편안한 <해피투게더>에 대한 일종의 편견일 수도 있겠다만, 


그러나 지난 31일 보양식에 낚여 <해피투게더>를 오랜만에 보니, 여전히 '야간매점'에서 선보이는 음식집착증은 여전하다고하나, 오히려 그 중간 중간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식상하게 보여지는 '음식 토크쇼'로 전락한 듯한 <해피투게더>에 대한 편견을 산산히 부순다. 그럼에도 모든 대중들이 원하는 대로 이상향을 갖출 순 없겠지만, 어찌되었던 <해피투게더>는 메인MC 유재석의 건재함에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유지할 새로운 틀을 찾아가고자하는 도전이 보인다. 


이 또한 엄청난 발전과 새로움만이 '혁신'이라고 보는 이들에게는 사소하게 보여질지 몰라도, 오랜 시간 안정적인 시스템을 지니고 있고, 또 그 나름대로 소비자(시청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조직이 껍데기만 빼고 모든 걸 다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당히 <해피투게더>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점점 변화하고자하는 <해피투게더>가 새삼스레 다가온다. 하지만 역시나 언론들의 관심은,...시청률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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