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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사랑하는 은동아 6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주진모의 아름다운 순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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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은동에게 빠진 박현수의 눈에는 오직 은동이만 보였다. 은동의 입양으로 영문도 모른 채 헤어져야했던 두 남녀는 10년 뒤, 운명처럼 재회하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5년 서울,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지은호로 성장한 현수(주진모 분)는 여전히 그의 첫 사랑 은동이를 찾는데만 매달린다. 재벌 상속녀 조서령(김유리 분)을 포함, 그를 흠모하는 여성들은 많지만, 20년 전이나 지은호가 된 지금이나 현수는 오직 은동이만 사랑한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남자가 한 여자에게 보내는 지고지순한 순애보. 정작 남녀 주인공이 함께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데,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남자 주인공의 굳건한 사랑 때문에 상당히 비현실적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는 JTBC <사랑하는 은동아>는 오히려 그 때묻지 않은 지은호의 순수한 마음으로 정통 멜로를 지향하는 드라마의 축을 견고히 한다. 


은동이를 찾기 위해 톱스타가 지은호가 된 박현수. 다행히도 그가 애타게 찾고 있던 지은동(김사랑 분)은 의외로 지은호의 가까이에 있었다. 은동이를 찾기 위한 일환으로 작업하는 지은호 자서전에 은동이가 대필작가로 참여한 것. 하지만 서정은이라는 이름으로 살고있는 은동이는 10년 전 사고로 인해 그 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이다. 10년 전 자신을 구하고자 하반신 마비가 된 남편 최재호(김태훈 분)과 힘겨운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은동이는 이제 한 남자의 아내요, 한 아이의 엄마다. 


지난 13일 방영한 <사랑하는 은동아> 6회에서 자서전 대필작가 서정은이 자신이 애타게 찾던 은동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지은호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기쁨도 잠시, 은동이는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녀는 이미 유부녀이다. 하지만 은동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남편과 자식이 있다고 한들, 20년 동안 지속된 지은호의 사랑은 변함없다. 





다만, 은동이의 현 사정 때문에 섣불리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던 지은호는 대신 거기를 두고 은동의 어려운 형편을 물신양면 도와주는 키다리 아저씨를 자청한다. 그리고 은동이가 자신을 기억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겠단다. 


남자에게 첫 사랑은 평생 잃지 못할 존재라고 하나, 보통 남자들처럼 그녀와의 추억을 곱씹는 차원을 넘어 첫 사랑과의 재회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지은호의 사연은 굉장히 특별하게 보여진다. 게다가 지은호는 재력과 미색을 모두 겸비한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톱스타이다. 


외모, 돈, 사회적 지위 등 무엇 하나 아쉬운 것 없는 남자가 20년 동안 한 여자만 사랑한 것도 요즘 세상에서는 기적과 같은 이야기인데, 은동에게 품어왔던 환상이 유부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무너질 법한 상황에서도 지은호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은동이 처한 딱한 상황들이 그녀를 향한 지은호의 사랑을 더 활활 타오르게 한다. 





각각 주인공 박현수(지은호), 지은동(서정은)을 맡은 주진모와 김사랑의 ‘넘사벽’ 비주얼만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애보로 가득한 <사랑하는 은동아>는 마치 한 편의 그림 동화를 읽는 것 같다. 


분명 21세기에 나온 드라마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90년대 드라마에서 자주 본 듯한 설정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도 불구 이상하게 보는 이의 마음을 흠뻑 빠지게 하는 마력이 있는 동화다. 


사랑 이야기는 넘쳐 나지만, 오히려 옛날에나 통할 법한 진부한 설정이라는 이유로 ‘순백의 사랑’은 볼 수 없었던 2015년 한국 드라마에서 오히려 <사랑하는 은동아>는 남자 주인공의 순애보를 극대화하며, 진지한 사랑을 논한다.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첫사랑을 그려낸다는 점에 있어서 과거 회귀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딛고, 제법 뚝심있게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갈 수록 각박해지는 이 세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울리는 이 드라마의 선전이 이상하게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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