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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국민은 예능도 못보는데, 정치인들은 기념촬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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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우울한 주말입니다. 기어코 천안함에서 연이어 실종자들의 시신이 나와서 국민들을 안타깝게하고 있는 가운데, 역시 천안함 장병들 구조작업에 나갔다가 한 어선이 침몰되서 여러명의 실종자가 발생하였고, 그 때문에 티비에서 예능프로그램은 sbs빼곤 볼 수 없게 되었어요. 저야 뭐 원래 티비를 잘 안보니, 강심장이 결방하던지, 무릎팍 도사가 결방하던지 알 바 아닌데, 유일하게 제가 즐겨보던 무한도전까지 결방은 아니다만, 예전에 봤던 걸 재방송했더군요. 그리고 일요일에는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는 1박2일까지 결방하고 말았습니다.

하긴 지금 맘놓고 웃을 상황은 아닙니다. 저역시 국군장병의 가족으로서 이번 사건은 남일같지 않습니다. 천안함 침몰 당시 실종자 가족들의 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고, 그랬다만 요즘 제 사정이 좋지 않아 그냥 신경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막말로 제가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투표권 행사 잘하는 것 밖에 없고, 블로그에 글 쪼가리나 쓰는 것 밖에 없잖아요. 아무튼 무도까지 재방송으로 편성되서, 무도가지고 한 주의 쌓이고 쌓이고, 우울하기까지 한 이번 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고했는데, 우리같은 서민들은 그마저도 허락이 되지 않는가봐요.

애도 기간이기에 예능 편성을 안하는건 좋습니다. 이번 사건은 국가적 참사입니다. 그리고 구조작업에 나간 분들까지 희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국가적으로 추모를 해야죠.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무슨 죄입니까. 그저 그들의 죄는 뼈빠지게 일해서 없는 돈 탁탁 털어서 튼튼한 함선 만들고, 우리들 지켜달라고 세금 열심히 낸 것 밖에 없습니다. 단지 위에서 그 피같은 세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서 이런 참사가 일어난거지, 그렇다고 한주동안 힘들게 살았던 서민들이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공간마저 뺏어버린건 뭐 80년대 발상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럴바에는 야구나 드라마도 결방해버리고, 그냥 하루 종일 천안한 침몰사고 소식이나 보내지, 제가 볼 땐, 수상한 삼형제가 애도기간에도 방송해도 되는 심각한 드라마인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아마 위정자들도 서민들의 웃을 권리를 박탈한 만큼, 진심으로 이번 사건을 애도하는 자세라도 보이면 말도 안합니다.지금 군 당국자는 자기네들 딴에는 실종자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고하는데,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그저 울분만 터지는 상황입니다. 하물며 그 속에 아들이나 가족이 갇혀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겠습니까? 하지만 며칠 전 특임장관이라는 분은 지역구 행사에서 노래까지부르고(물론 이분은 어쩔 수 없이 불러야하는 상황이였다만) 더욱 가관인건 몇 달 전 뇌물수수로 검찰조사까지 받았던 한 의원은 고 한주호 준위 영결식에 가서 대놓고 기념촬영까지하는데(아 그리고 이번에 한 광역단체에 출마하시는 분은 대놓고 싸이에 기념사진까지 올리시고) 왜 우리 국민들만 무한도전 못보고, 강심장을 못봐야하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입니다.

아마 연말에 지역구 주민에게 배포되는 자신의 의정활동 홍보지에 실을 사진으로 찍으시고, 또한 이번 지방선거 홍보 팜플렛용으로 사진을 찍으신 것 같은데, 만약 지금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이번 사건 이후 계속 맘조르고 사는 국군 장병 가족들은 그 사진이 실린 홍보물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지.....하긴 그 두분의 지역구 모두 파란색 깃발만 꽃아도 당선되는 미스테리 지역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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