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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비긴 어게인. 음악으로 하나가 된 비긴 어스와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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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여행이 결합된 JTBC <비긴어게인>은 단순한 음악 방송이 아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정상급 뮤지션들이 낯선 외국 땅에서 버스킹을 하는 설정 때문만은 아니다. <비긴어게인> 버스킹에 합류한 이소라, 윤도현, 유희열은 음악을 통해 교감을 하고, 잠시 음악을 손에서 놓는 와중에도 교감을 한다. 교감의 대상은 함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의 음악을 들어주고 기뻐해주는 청중들과도 교감을 하고자 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시작된 <비긴어게인>의 영국 버스킹 여정은 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마무리 하고자 한다. 공업도시로 잘 알려진 맨체스터는 우리에게는 한 때 박지성이 소속되어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FC로 잘 알려졌는데, 최근 이 도시에서 대형 테러가 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 많은 영국의 도시 중에 맨체스터를 택한 것은 필연이었다. 맨체스터라는 도시 자체가 비틀즈를 탄생시킨 리버풀과 함께 수많은 영국 유명 밴드를 탄생시킨 브릿팝의 고장이라고 하나, <비긴어게인>가 탄생한 밴드 '비긴 어스'는 맨체스터를 택했고, 맨체스터 시민들과 노래로 함께 교감하고자 한다. 


시작은 비교적 순탄했다. 자신의 히트곡 '담배가게 아가씨'를 시작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윤도현의 바톤을 이은 이소라는 역시 그녀답게 멋진 무대를 선사했지만, 안타깝게도 키보드의 배터리가 나가며 노래가 중단되는 돌발 사고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키보드 배터리가 복구될 때까지 묵묵히 이소라의 노래를 기다렸다. 이윽고 말썽을 일으킨키보드도 제 자리로 돌아오고, 이소라는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청중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더욱 열심히 노래를 마쳐, 큰 박수를 받았다. 


'비긴 어스'가 영국 버스킹 마지막 노래로 선택한 곡은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의 '이매진'이었다. 노래를 부르기 앞서, 윤도현은 맨체스터에서 일어났던 테러와 지난 2014년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를 함께 거론하며 "작은 무대일지라도 (이 안타까운 사건들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우리의 마음을 들러주고 싶었다."는 말을 건네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유명 뮤지션이지만, 영국에서는 낯선 사람들이었던 '비긴 어스'는 오로지 그들의 음악을 통해 그들을 잘 알지 못하는 영국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감동은 억지로 강요한다고 절로 우러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긴 어스'의 무대를 라이브로 지켜봤던 관객들, 그리고 뒤늦게 TV를 통해 '비긴 어스'의 무대를 감상하는 시청자들이 이들의 음악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강요된 감동이 아니라, 음악을 향한 '비긴 어스'의 진심과 열정이 서로 통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13일 방송을 끝으로 영국 버스킹을 마무리 한 <비긴 어게인>은 스위스로 날아가 버스킹을 이어간다. 스위스에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까. 잔잔하면서도 편안한 여운을 선사하는 <비긴 어게인>의 특별한 무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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