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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한 정체불명 드라마 신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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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대한민국 드라마는 재벌과 출생의 비밀, 그리고 주인공의 불치병이 없으면 도무지 극을 이끌어나갈 수가 없는 건가요? 100억을 투입해 놓고 15%라는 민망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에도 대한민국 드라마를 이끄는 3대 요소 중 재벌을 대대적으로 포진시켜놓고도, 기어이 재벌의 사생아라는 지겨운 설정까지 추가시켰네요.



권력이나 어두운 세력에 굴하지 않고 강한 자에는 강하고 약자는 따뜻하게 감싸는 정의로운 여기자 진보배(한채영 분)이 왜 갑자기 용비그룹 장용 회장(정한용 분)의 숨겨진 딸이였다는 갑작스러운 설정에 놀라긴 했지만, 원래 신불사가 흘려가는 것 자체가 뜬금없잖아요. 원래 이 드라마상의 인물 간의 만남 자체가 비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진보배와 장회장의 악연을 만들어야겠고, 그래서 출생의 비밀이 나온 거겠지요. 그러면 차라리 진보배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던 황우현(김민종 분)의 배다른 동생이라는 것이 더 극적이지 않겠어요? 재벌의 사생아에 차마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까지 덩달아 그려낼 수 있잖아요.

게다가 그동안 최강타(송일국 분)의 정체를 뒤쫓아 다녔던 경찰 서미수(추자현 분)이 알고보니 죽은 줄 알았던 최강타의 여동생이였다는 눈물겨운 스토리인지, 이 드라마가 한 영웅의 통쾌한 영웅담인지, 아님 오랫동안 서로 헤어져 살았던 이들의 눈물이 앞을 가리는 '그 사람이 보고 싶다' 인지 혼돈스러울 정도이고, 형제임에도 동생이 오빠인지도 모른 채 총구를 겨누는 건 고 최진영의 '영원'의 뮤직비디오 장면을 패러디하고 싶은건지 궁금하기도합니다.





만화를 안봐서 모르겠다만, '신으로 불리운 사나이'는 최강타라는 이상적인 영웅이 현실의 부조리함과 맞서 싸우는 내용으로 알고있는데, 지금 신불사를 보자면 이시대 피터팬이라는 최강타는 복수에 눈이 먼 살인마로 전락한지 오래고, 오히려 최강타의 복수의 상대가 되는 악역들이 더 안타까운, 여주인공들의 눈물 연기와 급기야 출생의 비밀이라는 신파적인 요소로 극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첫회부터 엉성한 스토리 전개와 맥빠지는 cg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회가 가면 갈수록 연출력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장 긴장감이 넘쳐야 할 클라이맥스 부분은 보는 사람 진을 다 빠지게 하네요. 오죽하면 내 어린 시절 소중한 영웅을 망치고 있다면서, 돈이 있다면 원작 작가 고 박봉성 작가님을 대신해서 신불사 제작진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싶다는 시청자까지 있겠습니까?



이럴 바에는 애초부터 뛰어난 만화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신불사'로 드라마를 만드는게 아니라, 재벌에 의해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막장 복수극을 만드는게, 제작비도 훨씬 더 절감되고, 이리저리 원작을 사랑했던 분들의 속까지 썩이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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