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안녕하세요' 남 일 신경쓰느라 가족은 뒷전인 남편. 오죽하면 이영자 대상 반납하겠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

반응형

지난 7일 방영한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가족은 뒷전인 채 남 일에만 신경쓰는 오지라퍼 남편 때문에 고민인 아내가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경북 문경에서 왔다는 이 여성은 자기 남편을 두고 문경의 '핵인싸'라고 소개한다. 참여하는 모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의뢰인의 남편은 심지어 거절장애까지 있어서 남들의 부탁이라면 거절하지 않고 모두다 들어준다고 한다. 의뢰인 남편의 오지랖이 어느 정도나면 친구의 딸의 유치원 재롱잔치 참석은 기본, 아는 지인의 이모의 아들 결혼식 뒤풀이까지 참석해 모르는 이들과 함께 새벽까지 신나게 논 일도 있었다고 한다. 남의 일에 솔선수범 나서는 남편 덕분에 경조사비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남의 일에는 그렇게 앞장서면서, 정작 가족과 집안일은 뒷전이라고 한다. 현재 의뢰인에게는 4살, 9개월 된 아이들이 있는데, 가족일에 무관심한 남편 때문에 의뢰인 혼자 육아, 살림에 심지어 아이를 돌보면서 남편이 하던 장사까지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윽고 등장한 남편은 타인에게만 친절한 자신의 오지랖 때문에 아내가 독박육아, 살림, 장사에 얼마나 힘든 지 전혀 눈치조차 못채는 것 같다. 심지어 남편은 계속 가장의 무게를 들먹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까지 비추었다. 남에게는 천사이지만 아내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조차 하지 않고 그녀의 고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남편. 오죽하면 남편의 거듭된 변명에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던 이영자가 계속 이 집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지난해 연말에 받았던 대상을 반납할 것 같다는 말까지 했을까. 


남편이 이토록 타인의 일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신동엽의 지적대로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은 욕망과 행여나 남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외면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런 심리적 불안감, 공포심 때문에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치자. 그런 말 못할 고충이 있다고 한들 남들을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자신의 가족 문제는 뒷전인 현실까지 정당화할 수 있을까. 


남을 돕고 사는 것도 중요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태도를 가지는 것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 자신과 가족이 처한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고, 남의 일에 발 벗고 나서야 그 의미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날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의뢰인이 남편에게 남의 일에 일절 관심 끄고, 집안일에만 신경쓰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내는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남을 돕기 좋아하는 이타심 많은 남편이 가족 때문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닐까하는 고민까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의뢰인도 너무 많이 지쳐있었고, 자꾸 이런 식이면 자기가 남편 곁을 떠날 수 있다는 폭탄선언 까지 나왔다. 뒤늦게 아내의 고충을 알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남편. 부디 일시적인 반성, 각성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을 먼저 생각하면서 남의 일을 도와주는 좋은 남편으로 살길 기원하는 바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