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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망대

소비자고발. 아들낳는 약 찾는 주부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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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1 소비자 고발 아들낳는 약의 비밀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아들을 낳기 위해서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약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남아선호지상주의라는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아들인지 딸인지는 하늘이 점찍어주는 운인데, 이 말도 안되는 사실을 그대로 믿으면서 아들 낳기를 원하는 주부들의 문제일까요?


대부분 아들 낳는 약에 피해를 본 여성들은 시부모님때문에 아들을 낳아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보수적인 풍토가 강한 집안의 장손 며느리인터라, 제사 문제때문에 아들이 아니면 대가 끊긴다는 그야말로 조선시대 유교문화에서나, 70년대가 배경인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내용이 여전히 21c 대한민국에 유효하고 있다는 말이죠.

아무리 여성이 지위가 올라가고, 남녀평등주의가 강조되어있다고 하더라도, 아들 낳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여성들이 있는 나라는 진정한 평등국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인습에 사로잡힌 몇몇 몰지각한 여성들에게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 남자, 여자가 평등하고 있다고 믿고 있어도, 그들의 시부모님, 집안 어르신들이 집안의 대는 오로지 남자 아이만이 이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아무리 진보적인 성평등사상을 가지고 있어도 정작 자신은 시부모님의 압박에 의해서 아들낳는 약을 찾느라 수소문을 하고 돌아다녀야하는 모순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에 물들어 있는 어르신들만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 분들은 오히려 지금 일부 여성들보다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강요에 절대적으로 순응할 수 밖에 없었고, 실제 아들을 낳지 못하는 분들은 대를 끊기게한 죄인취급받으면서 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밖에서 데려온 남자 아이를 내 자식이라고 인정하면서 고이 잘 키워야했지요. 그런 시대에 비하면 지금 시부모님에게 아들 낳으라고 압력을 받는 젊은 주부들은 사정이 나은 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결혼을 할 때는 남자 쪽 집안이 상당히 보수적인지, 종가집 장손인지 따져보고 결혼해야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요즘 제사 부담이 많다는 이유 말고도, 여자들이 종가집 장손이나 아들내미를 기피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남녀평등을 울부짖는데, 한편에서는 아들 낳으려고 공을 들이고,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심지어 우울증에 걸리는 여성들이 존속하는 사회,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세계는 참으로 모순된 세상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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