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대 70대라고 하나, tvN <꽃보다 할배> 촬영 덕분에,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4명의 할배가 배낭 여행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판단한, <꽃보다 할배> 제작진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중급 배낭 여행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래서 1인당 용돈도 줄이고, 스케줄 되는 짐꾼 이서진도 없는 첫 여행을 준비한다. 





당연히 이 모든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할배들은 '멘붕'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나영석PD 꾀임에 속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적은 여행 비용에 싸인을 한 이순재는 이 모든 후폭풍을 나홀로 감당해야한다. 짐꾼 이서진이 없기에 동생들이 모두 이순재만 바라보는 상황. 결국 이순재는 신발끈을 고쳐메고 이서진 없는 배낭 여행을 이끌어간다. 


지난 7일 첫 방영한 <꽃보다 할배> 시즌 3의 시작은 이서진의 예감대로 순탄치 않았다. 그동안 2번의 <꽃보다 할배> 여행이 순조롭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81세 고령의 이순재가 여행 첫날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이서진이 했던 일을 한순간에 이순재가 모두 하게 되었으니, 그가 느낄 책임감과 불안감이 극에 달할 터. 





하지만 이순재는 불평, 불만을 토로하는 대신, 스페인 관련 책과 지도 하나만 의지한 채, 동생들을 이끌고 낯선 스페인 바르셀로나 땅에 당도한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하고, 꼰셀데데센트 거리에 도착한 이후에도 이순재는 한 시도 쉬지 않고 계속 지도를 보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이미 2번의 해외 여행을 경험하고, 서울대 출신의 영어 능통자라고 하나 나홀로 배낭여행은 81세 고령 이순재에게 너무나도 고된 짐이었다. 아무 일 없이 동생들을 이끌고 숙소에 무사히 도착해야한다는 책임감에 이순재는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계속 직진해서 걷고 또 걷는 행군을 이어간다. 남들이 자고, 맛있게 먹을 때도 이순재는 항상 지도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심지어 길 찾기에 긴장한 나머지 정작 그의 짐을 챙기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순대장 이순재의 노력 덕분에 무사히 예약된 숙소에 당도한 할배들. 할배들은 일제히 자신들을 안전하게 통솔한 리더 이순재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숙소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환하게 웃는 이순재. 그에게 갑작스레 떠맡긴 임무에 제대로 편히 쉬지도 못했던 지친 하루였지만, 이순재는 단호하게 말한다. 


"나이 먹었다고 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 받으려고 주저앉아버리면 늙어버리는 거고 난 아직도 한다 하면 된다는 거야." 





끝을 생각하기보단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이순재. 시트콤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스페인어 회화를 공부하고, 누구에게 의지하려고 하기 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81세 어르신 이순재의 리더십과 도전 정신. 그리고 이순재에게 고된 책임을 맡겨 죄스러워하는 제작진을 오히려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의 배려심은 그보다 더 어린 시청자들에게 적지않은 깨달음을 안겨준다. 





고된 현실에 안주하고 불평만 늘어놓기보다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여행의 즐거움 외에도 인생에 진한 물음을 안겨주는 <꽃보다 할배>가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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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2013년 10월 개최한 제1회 CJ CREATIVE FORUM(이하 < CJ 크리에이티브 포럼>이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와 봉준호 감독의 만남만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지난 21일에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CJ 크리에이티브 포럼>은 향후 문화, 예술 분야에서 진출하고픈 청년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던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듯하다.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나영석PD, <슈퍼스타K> 시리즈, <댄싱9>을 이끌어온 김용범PD,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를 기획한 이명한 tvN 기획제작국장, 신형관 Mnet 음악사업담당 등 CJ E&M을 대표하는 스타PD들, 그리고 그들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서경석, 이승기가 진행자로서 한 자리에 모인만큼, 각각 연출을 맡았던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창조력을 발휘한 그들의 비결이 궁금할터. 





우선 <슈퍼스타K>,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1997>의 공통점을 꼽자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이 처음으로 방영했을 때만해도,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돌풍을 일으키는 와중에 과연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 될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획사에서 잘 다듬어진 아이돌이 아닌, 색다른 뮤지션을 원했던 대중들의 틈바구니를 적절히 파고들었던 <슈퍼스타K2>는 케이블 매체라는 한계에도 불구, 무려 21.2%라는 공중파에서도 쉽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여행을 컨셉으로 한 KBS <해피선데이-1박2일>으로 스타PD 반열에 올라선 나영석PD라고 하나,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예능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출연자가 아닌, 나이 든 원로 배우가 첫 배낭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는 금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어느덧 시즌3을 준비하는 인기 예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으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한번도 드라마를 만들어본 적 없는 예능PD(신원호PD)와 예능 작가(이우정 작가)의 만남. 기존 드라마 문법에 익숙하지 않았던 <응답하라> 시리즈 제작진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었고, 오히려 그 시도가 전례없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도 현재 1990년대를 추억하는 복고 트렌드와 2010년대의 정서를 절묘하게 풀어낸 스토리텔링이 일품이었다. 





<슈퍼스타K>,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1997>이 시작하기 전까지만해도, 어느 누구도 이 프로그램들이 소위 ‘대박’을 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접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과 주위 현상을 끊임없이 뒤집어 생각해보되, 콘텐츠의 힘을 믿고 우직하게 밀고나간 그들의 참신한 기획은 언제나 신선한 이야기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예능, 방송, 대중문화 트렌드를 제시하기까지 하였다. 


<제2회 CJ 크리에이티브 포럼>에 출연한 4명의 스타PD의 말에 의하면 창의적인 생각이란 어느 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보다 참신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각에서 다수의 대중의 시선과의 접점을 찾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수많은 대중들이 열광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을까?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치열하고도 집요한 뚝심이 창조적인 발상의 원동력이라는 가장 기본이면서도 핵심을 각인할 수 있었던 시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크리에이터들의 열정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던 유익한 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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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톡 까놓고 말해서, 요즘 KBS 예능은 위기 그 자체이다. KBS 간판 예능인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은 MBC <일밤-진짜사나이>)에 시청률은 물론 화제도, 인기 모든 면에서 밀린 지 오래이고,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대항하는 가족 예능(?)으로 야심차게 출격한 <해피선데이-맘마미아>는 가끔 인터넷 연예매체에 출연자들의 말이 기사화 되는 것 외에, 이렇다할 존재감도 없다. 그나마 오랫동안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제외하고 최근 선보인 예능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은 <우리 동네 예체능>이 유일하다. 


이렇게 화제도, 시청률 면에서 시원치 않은 성적을 거두는 KBS 예능국인터라, 지난 29일 첫 방송한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이하 <마마도>)의 시청률을 보면, 왜 KBS가 공중파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따라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마마도>를 강행했는지 수긍케한다. 





방영 전부터 "<마마도>는 tvN <꽃보다 할배>와 달리 중년 배우들이 여행을 떠나며 예능감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며, < 그 속에서 여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진솔함, 그녀들의 연기내공보다 빛나는 인생내공이 바탕이 된 인생의 스토리텔링 등을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보다 내면에 집중하는 버라이어티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마마도> 측의 노이즈 마케팅은 일단 성공인 듯 하다. 





지난 29일 첫 회 시청률이 10.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 주 30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6.6%, 최고 시청률 9.0%(닐슨 코리아,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를 기록한 <꽃보다 할배>를 가볍게 제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첫 회 기록한 비교적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 <마마도>를 둘러싼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출연진을 남배우에서 여배우로, 테마를 해외 배낭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변경한 것을 제외하고 30~40대 남자 배우가 짐꾼(기사)로 활약한다는 점까지 기본 구성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꽃보다 할배> 아류라는 비판이 제기되긴 하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 할매버전보다, <1박2일> 원로 여배우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려보인다. 





<1박2일> 시즌 1 연출 당시 '복불복' 신화를 이룬 나영석PD가 <꽃보다 할배>에서는 복불복을 완전히 배제한데 반해, <마마도>는 숙소를 정하는 과정 등에서 '복불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첫 회 초반 출연 여배우들의 입을 빌려,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와 다른 개성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꽃보다 할배>에는 없는 복불복으로 나름 피력한 셈이다. 





그러나 <꽃보다 할배>처럼 해외 배낭여행 컨셉이 아닌, 원로 여배우들이 차를 타고 국내를 이동하는 <마마도>에서 왜 <꽃보다 할배>처럼 짐꾼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물론 <마마도>는 이태곤의 역할을 짐꾼이 아닌, 기사로 못을 박았다. 하지만 첫 회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었던 이태곤은 그 미미한 역할 때문에 <꽃보다 할배> 이서진의 성공을 다분히 의식하여 의도적으로 만든 '계륵'이란 눈총만 키울 뿐이다. 







<꽃보다 할배>와 달리 보이고자 하는 몇몇 설정에도 불구, 정작 연출, 편집, 캐릭터 설정 모든 면에서 <꽃보다 할배>와 전혀 다른 개성과 차별화된 재미를 보이지 못한 것도 <마마도>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다. 


물론 이제 첫 회만 방영했고, 출연진들 간의 관계 구도,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마마도>의 미래를 단정짓기는 다소 큰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마마도>는 할매, 국내여행, 복불복을 제외하고 <꽃보다 할배>보다 더 나은 모습도, 할아버지와는 또 다른 강점이 있는 할머니들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예전부터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입담을 과시한 김수미, 할미넴 김영옥 등 원로배우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전적으로 의존할 뿐, <꽃보다 할배>처럼 편집, 자막, 설정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친근한 모습을 돋보이게 하지 못하는 연출력에 아쉬움을 남게 한다. 





어쩌면 KBS 예능국은 첫 회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한 <마마도>를 통해 한 때 MBC <일밤-나는가수다>를 카피했다는 오명을 딛고, 토요일 예능 절대 강자 MBC <무한도전>과 동시간대에 맞붙음에도 불구,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 그리고 <무한도전> 중장년층 버전으로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성공 사례를 다시 한번 이어나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폐지되었으나, 한 때 합창단으로 큰 돌풍을 일으킨 <남자의 자격>, 프로 가수들 간 서바이벌 대결 원조프로그램인 <나는가수다> 폐지 이후에도 절찬리에 방영 중인 <불후의 명곡>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각각 프로그램이 따라했다고 지목받은 프로그램과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특징을 시청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가령 <불후의 명곡>은 <나는가수다>의 프로 가수들간의 대결과 1위를 선정하는 컨셉은 비슷하지만, <나는가수다>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탈락 대신, 가수들의 스케줄에 따라서 자유롭게 출연과 하차를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회 당 마지막 무대에서 가수 1:1 무대에서 관객평가단의 더 많은 득표를 얻는 출연진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지만, 일렬로 순위를 매기고, 그에 따라 누군가가 탈락한다는 부담없이 실력있는 가수들의 공연을 들을 수 있는 <불후의 명곡>의 시스템은 <나는가수다>의 탈락제도에 일종의 거부감이 있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비록 <나는가수다>는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졌지만, <나는가수다> 탄생 이후, 비슷한 컨셉으로 만들어진 <불후의 명곡>은 지금도 꾸준히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불후의 명곡>이 <나는가수다>의 아류라는 비판을 뒤로하고 <불후의 명곡>만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안정된 입지를 쌓아올리기까지는 어떻게든 <불후의 명곡>을 <나는가수다>와 계속 차별화하고자했던 제작진의 노력과 적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불후의 명곡> 성공 이후, 다시 한번 공영방송의 자존심과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양심을 뒤로하고 최근 대중들 사이에서 큰 반항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의 기본 컨셉을 LTE-A급으로 절묘하게 변형시켜 나타난 <마마도>는 정작 첫 회임에도 불구, 할머니, 국내 여행을 제외하곤 <꽃보다 할배>와 그 어떤 차이점도, 아니 그들만의 개성을 보여주겠다는 치열한 의지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긴장감 제로인 안일한 몰래카메라에서부터 원활한 스토리텔링을 방해하는 이음새 부족한 편집, 복불복과 김영옥 등 구수한 입담에 전적으로 의존한 재미 등등. 고무적인 첫 회 시청률과 달리, 그럴싸할 성공적 데뷔에 가려져있던 <마마도>의 내부는 이제 막 첫술을 떴다는 것을 감안해도 상당히 갈 길이 멀어보였다. 과연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 짝퉁 논란(?)을 뒤로하고, <불후의 명곡>의 뒤를 잇는 성공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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