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늘날 <나는가수다>를 있게한 일등 공신들의 호주 특별 공연은 뭔가 남달랐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기본적인 가창력이 탄탄할 뿐더러, <나는가수다>에서 요구하는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이해도를 갖췄다. 그동안 <나는가수다>를 본 분들을 알겠지만, <나는가수다>는 원래 다들 기본적으로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단순히 가창력만 좋다고 상위권 순위를 차지하는 무대가 결코 아니다. 소위 <나가수> 스타일에 맞춰 불러야 높은 순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나는가수다> 스타일이란 신나는 음악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하거나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높은 고음을 드라마틱한 기교로 채워져야한다. 그렇지 않고 밋밋하게(?) 본인 특성대로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게는 어김없이 하위권으로 떨어지거나 탈락을 면치 못한다. 

특히나 이번 호주 공연처럼 2천명 가까이 모인 대형 공연장에서는 은은한 노래보다 라이브 공연장에 적합한 신나고 클라이맥스한 고음이 더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이미 <나는가수다> 무대를 체험해보거나 터득한 가수들은 대부분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좋아할 만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수는 아쉬운 1라운드 조기 탈락 이후 5개월동안 지금 이순간을 위해서 칼을 갈았다는 김연우다. 

 


<나는가수다> 출연 이전과 초창기 김연우의 노래 스타일은 꼿꼿한 직구다. 어떠한 기교도 없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김연우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그러나 김연우는 무대 위에서 어떠한 미동도 없이 꿋꿋이 노래만 부른다. 게다가 그가 부른 노래들은 하나같이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절제한다. 당연히 뭔가 굴곡있으면서도 가슴을 차오르는 노래가 좋은 반응을 얻는 <나는가수다>에서는 상대적으로 청중평가단에게 득표를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이제서야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원하는 반응을 터특할 때 쯤에 1라운드만에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비록 <나는가수다> 출연 이전 대중적으로는 크게 알려져있지 않았지만 이미 가요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발라드의 신' '연우신'이라 부르면서 최고 보컬선생님으로 명성을 쌓아온 그였기 때문에 1라운드 조기 탈락은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겼을 법도 하다. 물론 너무나도 빨리 탈락하였지만 그가 결코 다른 가수들보다 노래를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는 실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그는 데뷔 이래 수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그의 콘서트 표는 조기에 매진되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김연우의 가치를 더욱 드높였다.

하지만 <나는가수다> 스타일에 맞지 않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도 조기에 탈락한 김연우로서는 더욱 뼈아픈 결과로 다가온 듯 하였다. 게다가 <나가수> 출연 이전에도 대중적이기보다, 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으면서 서서히 실력을 인정받은 김연우이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할 때 쯤 그의 평소 스타일에 대한 청중평가단의 냉혹한 반응은 <나는가수다> 무대에서만이라도 16년동안 유지했던 김연우만의 스타일을 변신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탈락할 때 부른 '나와같다면' 때 쯤 부터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잡아낸 김연우는 그 뒤 <나는가수다>에 합류하게된 절친 김경호에게 자신은 탈락한 뒤에 깨달은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에게 어필하는 비법을 유감없이 알려주고, 김경호 1위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 뒤 김경호와 함께한 듀엣 무대에서는 기존의 김연우를 완전히 버린 목에 핏줄이 보이는 열창으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한 2위를 넘어 지난 10월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펼쳐진 <나는가수다> 원년멤버들끼리 함께한 특별 경연에서는 '1위'를 차지하였다. <나는가수다> 조기 탈락 이후 다시 <나는가수다> 무대에 서는 날만 기다린 '와신상담' 끝에 얻어낸 쾌거였다. 이번 호주 특별공연에서 고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부른 김연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장기를 무한히 발휘하기보다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 수준 맞춤용 무대를 꾸몄다. 그동안 김연우 노래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현란한 기교와, 웅장한 사운드가 지난 5개월 동안 열심히 칼을 간 김연우의 복귀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그 덕분에 김연우는 확성기와 춤이 없이도, 청중평가단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흡사 <나는가수다> 역사상 조규찬을 제외하고는 가장 맺힌 것이 많은 김연우의 통쾌한 '한풀이'를 보는 듯한 무대였다. 


 

그동안 김연우의 조기탈락을 아쉬워하던 대중들 또한 그의 성공적인 '한풀이'와 명예회복을 축하해주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어제 김연우의 인상깊은 무대 못지않게 네티즌들이 뽑은 감동적인 무대로 평가되는 이소라의 '슬픔 속에 그대를 지워야만해'는 역시 예상대로(?) 청중평가단 순위에서는 7위를 차지하여 큰 대조를 이루었다. 

 


평소 청중평가단 못지 않게 신나고, 고음을 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 개그맨 매니저들조차 후한 점수를 줄 정도로 이소라의 무대는 그야말로 '대박' 이었다. 실제 대기실에서 이소라의 노래를 감상하던 박정현조차 눈물을 뚝뚝 흘리게 할 정도로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하였다. 놀랍게도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사운드까지 심혈을 기울었던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서 이소라는 오직 특유의 나직한 목소리와 피아노 건반 소리만으로 넓디넓은 무대에 도전장을 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소라는 큰 공연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꽉 차여진 깊이있는 울림을 선사하였다. 이현우 원곡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듣는 이로 하여금 가사를 음미하게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노래에 푹 빠지게하는 이소라의 마성의 목소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쓸쓸한 가을밤(호주는 이른 봄)의 운치를 더해준다. 

하지만 몇몇 청중평가단이 이소라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군데군데 포착이 되긴 하였지만 역시 라이브 공연장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면서 즐기길 원하는 청중평가단에게 이소라 특유의 깊은 호소력이 어필한다는 것은 큰 무리였다. 그러나 순위에 집착하기보다, 호주 교민들과 오랫동안 그녀의 노래를 기다려온 시청자들을 위해서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가장 그녀다운 모습으로 10월의 마지막 주말 저녁에 잘 어울리는 노래로 깊은 감동을 선사한 이소라이다. 

평소 가수 김연우만의 특색 대신 온전히 <나는가수다> 경연용에 딱 맞는 파격 변신을 통해 그동안 맺힌 한을 제대로 풀은 김연우와, 이소라만의 무대를 고집하여 시청자들에게 잊지못할 감동을 선사했지만 끝내 7위에 머무른 이소라의 명암은 분명했다. 지난주 현재 출연한 가수들의 경연에 이어 호주 공연에서도 <나는가수다>의 발목을 잡는 한계를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비단 호주 공연을 보러온 청중평가단들만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실제 라이브 공연장에 가면 조용한 울림보다 관객들의 어깨춤을 들썩이게하는 신나는 음악이 더 많은 여운에 남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가수다>에서 가수들의 노래만 들어도, 가수가 어떤 노래로 듣는 이의 마음을 울렸느냐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노래를 불렀나로 순위가 뻔히 보일 정도로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원하는 형식은 이미 공식화되어버린지 오래다. 16년 이상 지켜왔던 자기만의 특색을 버렸더니 1위를 차지한 김연우와 꿋꿋이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다가 탈락 혹은 7위를 차지한 조규찬과 이소라의 아쉬움은 다시 한번 <나는가수다>의 기획의도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분명 <나는가수다>는 각개 다른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을 통해 그동안 TV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보다 다양한 음악으로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 <나는가수다>를 보면 탈락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꾸면 청중평가단 취향에 맞는 음악 위주로 획일화되어가는 듯한 분위기이다. 물론 가수들이 순위와 탈락에 연연하기보다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위협이 달려있는 <나가수>이다. 그 과정에서 최고의 뮤지션으로 인정받는 가수들의 자존심 상처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과거 김연우, 조규찬, 이소라처럼 절제되면서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음악을 선보이면 1위는 커녕 조기에 탈락해버리는 <나는가수다> 무대에 과연 청중평가단 대다수의 취향과 맞지 않은 특색을 가진 뮤지션들의 출연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평소 김연우의 음악을 즐겨듣는 사람으로서 가수 김연우가 가진 또다른 면모를 통해 그가 원한대로 당당히 명예회복을 하였다는 점은 한없이 기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자신만의 특색이 있는 가수를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 입맛에 맞는 규격으로만 변화시키면 제아무리 파격적인 변신이 잇따른다 하여도, 시청자들의 눈에는 식상한 레퍼토리만 반복되는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제2의 김연우, 조규찬과 같은 안타까운 탈락과 본인의 색깔을 완전히 버린 눈물겨운 변신없이도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나는가수다>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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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역시나 탈락자는 소문대로 '자우림'이 아니었다. <나는가수다> 첫 등장에서 최초로 7위를 차지한 조규찬이었다. 그동안 <나가수> 최단기 탈락자 김연우의 기록을 깨는 씁쓸한 결과였다. 

애초부터 은은하면서도 깔끔함이 돋보이는 보컬이 매력적인 조규찬은 관객들을 신나게하고, 목소리 울림이 좋아야하는 <나는가수다>에 적합하지 않은 가수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는가수다>에서 맹활약했던 가수들을 보면, 목소리 통이 남다르거나(박정현, BMK, 김경호, 윤민수, 인순이) 아니면 관객들이 일어나 어깨를 들썩이도록 신나게 해야한다(윤도현밴드, 김범수, 바비킴)

반면 감성 보컬로 소문났지만, 유독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매번 파격변신을 일삼는가수들이 즐비한 무대에서 이소라, 김연우, 조관우 등은 상대적으로 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소라는 기존의 자신의 모습을 버린 파격적인 'NO1'으로 2위를 차지했고, 조관우 또한 한국적인 한이 깃들여진 '하얀나비'로 잘 버터내었다. 조규찬 이전에 가장 최단기 탈락자로 꼽히던 김연우도 중간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다고 하지만, 조규찬은 첫 등장부터 7위에 심지어 가수들끼리 매기는 중간평가에서도 5위를 하였다. 

<나는가수다>를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여러 공연장에서 가수들을 접해본 결과 확실히 여러 가수들이 출연하는 무대에서는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크고 관객들을 신나게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가수들보다 더 많이 기억에 남긴 한다. 거기에다가 <나는가수다>는 청중평가단 기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들을 뽑기 때문에, 그런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매주 조관우나 조규찬처럼 성량이 풍부하지 않지만, 조용하고도 은은한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은 하위권 내지 조기 탈락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나는가수다>에서도 가장 흥을 돋구는 바비킴이 고 김현식의 '사랑사랑사랑'을 부르다가 사상 최악의 음향사고로 마이크가 나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덕분에 바비킴은 2번씩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관객들이 더더욱 들썩이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또한 역시나 고 김현식의 노래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부른 인순이는 아예 확성기까지 들고 나와 관객들이 자리에 일어나게 부추겼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은 자기 스스로가 흥겹게 즐긴 무대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인순이와 바비킴은 관객들을 즐겁게한 보답으로 1위, 2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반면 하필이면 가장 첫 무대에서 아무런 미동도 없이 조용조용 '이별이란 없는거야'를 부르던 조규찬은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이제 <나는가수다>가 호주 공연을 계기로 <나가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공식은 완전히 굳혀진 듯 하다. 청중평가단과 신나게 놀거나, 아님 소름이 끼칠정도로 고음을 부르던가. 아 춤을 추면서 리듬을 타면 무조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조규찬은 끝까지 음악으로만 승부하려는 자기 스타일만 고수해서 조기에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을 뿐이다. 

 


그나마 저음과 고음을 두루두루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는 정통 로커 김경호, 로커치고 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여러 장르를 고급스럽게 접목시키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진 자우림과 더불어 감성보컬의 대가 조규찬이 점점 획일화되어가는 <나는가수다>에 적지 않은 변화를 꽤할 수 있는 인물로 나름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역시나 조규찬같은 감미로움을 앞세운 가수는 <나는가수다>에서 힘들다는 진리만 제대로 입증한 셈이다.  

아마 조규찬뿐만 아니라 <나는가수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못내 섭섭할 듯 하다. 그동안 <나는가수다> 출연가수의 다양화를 위해 각개 개성넘치는 뮤지션 투입을 고려해왔던 제작진이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조규찬, 조관우 등 각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가수의 섭외에 많은 공을 들여온 <나는가수다> 제작진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신나는 음악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나는가수다> 무대에 이제 조규찬 같이 감성적이고 세련된 편곡의 힘으로 명성을 쌓은 아티스트들이 설 자리는 없어보인다. 아니 계속 이런 상태라면 출연을 할 수 있겠지만, 조규찬처럼 1라운드만에 탈락하거나 아니면 조관우처럼 하위권에 맴돌다가 탈락하는 일만 되풀이될 것이다.  결국 조규찬의 조기 탈락은 점점 과도한 퍼포먼스 위주와 고음병으로 식상해지는 <나는가수다>의 한계점을 명확하게 보여준 동시에 앞으로의 음악적 다양화 발전의 기회를 당분간 고이 접어야하는 안타까운 결과였다. 

 



특히나 이번 조규찬의 탈락은 호주에서 열렸기 때문에, 고국으로 되돌아오면서 탈락의 아픔을 곱씹어야하는 조규찬의 아픔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이번 <나는가수다> 참여를 위해 미국 유학 중 휴학을 할 정도로 <나는가수다> 출연에 큰 열정을 보여왔던터라 더욱 그의 조기 탈락이 유감으로 다가온다. 허나 조규찬은 노래 못지않게 마음 씀씀이 또한 남다른 가수였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누구보다 상심이 컸지만, 본인 스스로 들어보니 (자기 순위는)7위가맞다고 순수히 결과를 인정하고 그의 이른 탈락에 속상해할 처제 소이 등 가족을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조규찬의 통 큰 마음씨가 다시 보일 정도다.

 


그의 노래가 다른 가수들보다 좋지 않아 탈락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다만 그는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였을 뿐이다.  첫 라운드에 탈락하더라도 자기 맘에 드는 편곡과 노래로 많은 이들을 충분히 감동시켰다. 꼭 <나는가수다>에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 스타일을 버리고 무조건 청중단이 원하는,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걸어갈 이유는 없다. 비록 더이상 <나는가수다>에서 조규찬 특유의 세련된 편곡을 들을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그의 탈락에 깊은 박수를 보낸다. 비록 조규찬처럼 조기에 탈락한 불운을 안고 떠난 김연우도 오히려 <나는가수다> 탈락 이후에 명예졸업자 못지 않은 인기를 얻으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 않은가.



조규찬의 바람대로 <나는가수다>에서 보여준 무대가 아닌 조규찬 본연의 노래를 듣고 가수 조규찬을 제대로 평가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자고로, 앞으로 
신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가수들뿐만 아니라 김연우, 조관우, 조규찬과 같은 유형도 그들의 본연의 스타일을 유지해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균형과 조화가 이뤄져야한다. 또한 김경호, 자우림을 비롯한 각 장르에서 확고한 영역을 쌓은 뮤지션들이 더 많이 <나는가수다>에 도전장을 내밀어야한다. 그래야 뛰어난 가수와 다양한 음악으로 감동을 준다는 <나가수>의 기획의도를 살림과 동시에, 기존 음악프로그램과 격을 달리 한다는 <나는가수다>의 음악적 깊이가 더욱 농익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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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지난주 <나는가수다> 조용필 스페셜 경연에서 '못찾겠다 꾀꼬리'로 1위를 차지한 김경호가 드디어 긴장을 풀고 자신감을 찾은 듯 보였다. 그 뒤에 이은 <나가수> 듀엣미션에서 김경호는 자신의 오랜 절친이자, 한 때 커플티를 나란히 차려입은 사진 한 장으로 다정한 부부(?)로 까지 오해 받았던 김연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경호와 김연우가 부부아니나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친분을 가진 사이이긴 하지만, 김경호가 듀엣 무대에 '굳이' 김연우와 함께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참고로 김연우는 <나는가수다>가 다시 문을 열었을 당시 경연자로 참가하였으나, 아쉽게도 그의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난 아픔을 가지고 있다. 김연우에게는 일종의 명예회복을 꾀하는 자리이자, 동시에 그의 탈락을 아쉬워하던 <나는가수다> 시청자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재등장이었다. 




김연우는 <나는가수다> 출연 이전 감정 절제 창법으로 큰 사랑을 받으면서 가수들 사이에서는 발라드의 신, 연우신으로 불렀던 훌륭한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가수다>에서도 음정, 박자, 테크닉 부분에서 전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본래 김연우나 <나가수> 첫등장과 함께 7위를 차지하여 안타까움을 더한 조규찬의 노래 스타일처럼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노래보다, 폭발적인 창법 혹은 어깨춤을 들썩거리도록 신나게하는 무대를 높이 평가하는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김연우가 저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연우가 서서히 <나는가수다> 스타일의 무대에 감을 잡고 그에 맞는 노래를 선보였지만 너무나도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유명 보컬 선생님이자, 연우신으로까지 불렀던 김연우에게 <나는가수다> 조기 탈락은 크나큰 아픔이었다. <나는가수다> 출연 이후 김연우의 콘서트가 단기간에 조기 매진되고, 그의 팬들이 늘어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오로지 '노래' 하나만으로 독보적인 보컬리스트의 자리에 오른 김연우에게는 그야말로 절치부심의 시간이었다. 어쩌면 다시 <나는가수다>의 재도전만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오랜 내공을 더더욱 갈고 닦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절친인 김경호가 <나는가수다>의 출연을 결정지었을 때, <나는가수다> 탈락 순간에야 겨우 깨달았던 <나가수> 청중평가단을 감동시키는 무대의 비법을 유감없이 전수해줬을 것이다. 그리고 친구 김경호 초대에 의해 다시 <나는가수다>에 재등장할 수 있었고, 수많은 청중평가단은 실력이 다른 가수보다 못해서 탈락한 것이 결코 아닌 연우신이 다시 나와줬다는 것만으로 열띈 환호를 보내줬다. 

90년대 최고의 로커 김경호와 '발라드의 신' 김연우의 만남은 흡사 성악가와 대중뮤지션의 호흡을 보는 듯 하였다. 김연우도 과거와는 달리, 목에 힘줄까지 보이는 열창의 무대를 보여줬으나, 오히려 김연우를 위해 배려를 한 쪽은 김경호였다. 지난주 '못찾겠다 꾀꼬리' 무대에서 보였다시피 김경호는 시원시원하면서도 파워풀한 바이브레이션과 울림이 좋은 로커이다. 하지만 김연우와의 호흡을 위해서 김경호는 자기 스스로를 낮췄다. 그래서 김경호 특유의 고음은 없었지만 김연우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미성과 어우러져 남자 듀엣임에도 상당히 편안한 하모니가 탄생하였다. 

 


청중평가단 역시 친구 김연우를 위해 최대한 자제한 김경호와 오랜만에 <나는가수다> 무대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김연우 이 두 남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비록 1위를 차지한 바비킴의 흥겨움이 돋보였던 '물레방아 인생' 에 밀려 2위를 차지했지만, <나는가수다> 최고 순위 4위로 만족해야만했던 김연우에게는 더할나위없는 큰 선물이었다. 하지만 김경호는 자신의 높은 순위가 다 김연우 덕분이었다면서 오랜 친구에게 너무나도 고마워했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김경호, 김연우의 하모니는 좋았지만) 김경호의 매력이 조금 반감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김경호 스스로가 자기 혼자 튀기보다 김연우와의 호흡을 생각해서 자신을 자제했기 때문에 모든 이가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듀엣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김연우와 김경호는 둘다 탄탄한 고음역대를 자랑하는 가수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김경호는 헤어진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대놓고 절규하는 남자인반면, 자신을 떠나가는 여자를 웃으면서 보내주지만 그 아픔을 속으로 삭이면서 가슴아파하는 스타일이 바로 김연우이다. 또한 김연우는 웬만한 가수들도 힘들어하는 높은 음역을 아주 편안하고 매끄럽게 처리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김연우의 노래에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김연우도 그런 지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오랫동안 고수하였던 자신만의 스타일을 벗고 폭발적인 창법으로 변화를 꾀하였다고하나, 그 어떤 가수보다 파워풀한 김경호에 대적할 수는 없는 법이다. 
비록 이번 <나는가수다-듀엣무대>에서 김경호의 파워풀한 매력이 반감되었다고하나, 자기 자신을 낮추면서 끝까지 상대방을 배려했던 김경호의 절제창법으로 더욱더 아름답고 훌륭한 하모니가 돋보인 '사랑과 우정사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반면 윤민수, 이영현 두 가수 모두다 파워풀한 창법을 장점으로 가진 '체념'은 워낙 남다른 울림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젊은 청중평가단과 매니저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하나, 방송으로 그들의 노래를 듣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부담이었다. 평소 바이브 윤민수와 이영현을 좋아하고, 두 가수 개개인을 보면 <나는가수다>에 나와도 전혀 손색이없는 최고의 가수임은 인정하지만, 어느 누구도 서로를 위해 배려하지 않고 내지르는 창법은 흡사 자문위원단 김현철의 말대로 '부부싸움'을 보는 듯 하였다. 오히려 대놓고 두 남녀의 피비린내 나는 다툼을 의도했다던 자우림과 어어부 프로젝트 백현진의 실험정신이 인상깊었던 '사랑밖에 난 몰라'보다 더 심각한 사랑싸움으로 들릴 정도이다. 



자고로 듀엣이란 개개인의 노래 실력만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래를 부르는 파트너와 부드럽고도 완벽한 조화가 이뤄져야한다. 만약에 김경호 또한 자신의 가창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김연우가 어떻게 부르던 말던 평소대로 내질렀다면 김경호 본연의 매력을 살아 숨쉴지 언정 듀엣으로는 가히 빵점이다. 정말 이번처럼 윤민수의 듀엣 무대에 대한 자문위원단들의 평가 자체에 구구절절 동감한 것은 처음이다. 정 윤민수가 자기보다 더 파워풀한 소리통을 가진 이영현을 위해 조금 더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조금 더 편안한 음색을 가진 여가수와 함께 했으면 청중단뿐만 아니라 자문위원단과 시청자들에게도 더 좋은 평가를 받지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고보니 김경호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상대방을 위한 '자제'는 이번 <나는가수다>가 처음이 아닌 듯 하다. 김경호의 <나가수> 출연요청을 쏟아내게한 결정타로 꼽히는 <위대한탄생>에서의 백청강의 듀엣 무대에서도 김경호는 백청강의 호흡과 성량에 맞춰주는 따스한 배려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도 역시 김경호는 오랜만에 <나는가수다>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친구 김연우를 빛내기 위해서 가수 김경호를 최대한 억제시키는 배려심을 발휘했다. 김연우 또한 자신을 위해 최대한 절제하고 있는 김경호를 위해서 본인의 스타일이 아닌 목에 힘줄이 보일 정도로 쏟아붓는 폭발적인 샤우팅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무대에서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맞춰가면서 하모니를 완성시킨 김경호, 김연우의 목소리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빛났고, 듣는 이의 가슴까지 뻥 뚤려주는 듯한 시원스러움이 돋보였다. 가히 남남 듀엣의 정석을 보는 듯한 환상적 하모니가 아니였을까? 사랑 그 이상의, 서로까지 빛나게 하는 우정이 있다면, 바로 김경호와 김연우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사랑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우정이 부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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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