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부터인가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간 그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본 결과, 왜 중국보다 비싼 학비를 자랑할 법한 한국에 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중국에서 온 대다수 유학생들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어려워보입니다. 그런 그들이 아무리 학사과정이라고해도 나름 전문적인 용어와 학문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다소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국 유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수업을 듣기 보다, 뒤에 앉아 한국에 공부에 열중합니다. 그래도 우리 학과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은 양반들입니다. 제작년에 다른 과 수업시간에서 본 유학생들은 뒤에서 떠들거나, 아님 수업시간 중간에 나가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씩 알아보면 굉장히 착한 친구들입니다. 목소리가 좀 큰게 흠이긴 하다만(?) 웃음도 많고 상냥한 편입니다. 하지만 중국 유학생들이 보여줬던 수업시간에 불성실한 면 때문에 우리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중국 유학생들을 그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그들을 비방하는 학생들이 더러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중국 유학생들도 한국말을 잘 하고 싶고, 수업도 열심히 듣고 싶은 학생들입니다. 다만 언어가 그들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과사에서 일하던 제가 잠시 알던 분에게 중국 유학생들이 도저히 수업을 알아 들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고합니다. 학교에서 중국 유학생을 받고자 했으면, 보다 중국 유학생들의 편의에 신경을 썼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중국 유학생들을 받아들인게 화근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중국어로 된 안내 현수막도 붙이고, 나름 중국 학생들을 배려한다고하나, 여전히 중국 유학생들은 대다수 전공 수업에 소외된 채, 뒤에서 한국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전공수업을 듣다가 교수님에게 매우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습니다. 2년 전 교수님에게 어떤 중국 여학생이 배가 너무 아프다면서 중국에 있는 집에 다녀오겠다면서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이렇게 아픈데 왜 급히 치료를 받지 않았나고 묻자, 중국유학생이라 의료보험이 가입되어있지 않아 치료비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여전히 한국 물가와 중국 물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중국 유학생들 학비가 저같은 일반 한국 학생들의 학비보다 저렴하다고 합니다. 그 학생이 너무나도 아파보여서 교수님은 자기가 잘 아는 한의원에 같이 가자고 했으나, 그 학생은 지금 당장 출발할 것이고 며칠 뒤면 다시 오겠다고 중국에 가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 그 중국 여학생은 오지 않고, 혹시 그 여학생이 잘못된게 아닌지 걱정이 되셨다고 합니다. 3주가 되서야 그 여학생이 환한 미소로 다시 수업을 들으려 왔고, 알고보니 그 여학생은 만성맹장에 걸렸다고 합니다. 만성맹장이기에 중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 만약 급성맹장이었다면 아마 그 여학생은 이국 땅에서 생사가 위태했을 것입니다.

아무리 만성 맹장이라고해도 그 여학생이 느꼈던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보살펴주는 부모님도 안계시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조그마한 방에서 배를 붙잡고 뒹굴어도 중국 유학생에게는 엄청난 부담인 치료비때문에 병원에 가지고 못하고 중국까지 가야하는 사연을 들으니, 역시나 미국,캐나다 등지에서 우리와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환경에서 역시나 언어소통문제와 학비,생활비 부담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생각나더군요.

국제화 시대에 본국의 학교가 아닌 다른 나라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아닙니다. 저같은 평범한 서민의 자식은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설사 기회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그 나라 언어로 수업을 들을 정도로 완벽하게 구사해야 비싼 돈 들여 유학을 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나 중국어 등을 배우기 위해서 다른 나라에 유학을 간다면 차라리 어학연수를 가거나 한국에 있는 어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방학 틈을 이용하여 배낭여행을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유학을 가고 싶은 이유는 한국에서보다 심도있게 전공과목을 공부하고 싶을 뿐이지 단순히 졸업장을 위해 외국 대학에 간다면 계속 한국에서 살거면 한국에 있는 명문 대학원에 가는 것이 낫구요.

반면 우리 학교의 중국 학생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중국인이 한국에 있는 대학을 나오면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 법인의 입사시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적이야 어떻든 간에 우리나라 대학 졸업장이 있고, 한국어가 어느정도 되면 중국 본토 기업보다는 대우가 좋은 한국 기업에 들어갈 수 있고, 또한 중국에 있는 대학가기도 만만치 않아 언어가 통하지 않고, 학비가 상당히 부담스럽고, 여러 면에서 고생스럽다고해도 한국에 있는 대학에 가고자 하는 중국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때문에 그들의 말못할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나, 한국 대학에 와서 수업은 듣지 않고 한국어 공부만 열중히 하고, 심지어 수업시간에 떠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못마땅스러운 적도 있었습니다. 유학을 가고자한다면 적어도 그 나라의 언어는 완벽히 마스터하고 가야하는 제 신념아닌 신념때문에 한국어조차 제대로 익히고 오지 못한 그들이 곱게 보이지 않았죠. 하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고, 심지어 한국 학생들의 곱지않은 눈초리도 받아야하는 중국 유학생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다른 나라에 가면 재네들과 같은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들이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재네들도 중국에서는 상당히 잘사는 집안의 아이들일 것이라는 편견에 해외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다가 배가 곧 터질듯이 아파도 돈때문에 치료를 못받고 꾹꾹 참아 인천공항까지 가서 중국에 있는 집까지 가서 치료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야하는 중국 유학생의 사연까지 들으니, 그들 역시 영어를 배우고자 혹은 조금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기러기 가족을 자청하는 한국인들의 비애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이제 졸업학기지만, 앞으로 같이 수업을 듣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고, 후배들은 우리 못난 선배들과 달리 중국 유학생들도 세심하게 챙겨주는 진정한 국제적 마인드를 갖추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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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시험이 2개라 이웃방문이 어렵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저녁 때 쯤 찾아뵙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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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벤쿠버 올림픽 'G세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지난 벤쿠버 올림픽에서 예전 선배들과 달리 당차고,  매사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20대 초반 금메달리스트들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한마디로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약육강식 사회에서, 학벌, 외모, 직업 모든 면에서 잘나가는 엄마 친구 아들(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딱 들어맞는 드라마 캐릭터는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이다. 부유한 집안 환경에, 대한민국 최고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서울대 의대 졸업에, 대한민국 최고 전문직으로 손꼽히는 의사 직업에, 게다가 훈남이기까지한 이지훈은 그야말로 된장녀(?)들이 꿈꾸는 이시대 최고 이상형이다.



서운대에 중소기업 취직도 못하는 주제에(?) 명품만 밝히다가, 결국 집안의 몰락으로 알바를 전전하게 된 정음이나, 부모 잘못만나서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못하고 월 60만원 받고 남의 집 식모로서 근근히 살아가는 세경이나, 부잣집 아들이다만, 공부를 못해서 지천꾸러기가된 준혁이나, 될 것 같지도 않은데 10년째 가수준비란 명목으로 백수로 살아가는 광수나 그런 놈이 뭐가 좋다고 동거까지하는 인나같은 인생을 볼 때, 지훈이같은 분은 감히 그런 애들과 섞일 수도 없고, 섞여서도 안되는 고귀한 태생의 귀족 나으리였다.

하지만, 지훈이가 사랑한 여자는 서운대에 내세울거 외모밖에 없는 전형적인 88만원 세대 정음이였고, 그와 교감이 맞았던 인물은 고교 중퇴 식모 세경이였다. 아마 지훈이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알면 까무라칠 일이다.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그런 류의 여자들과 만날 수 있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지훈이와 정음이를 만나는 것보고 할줄아는게 남자꼬시는 것 밖에 없는 된장녀가 남자 하나 잘 물었네라고 비이냥거리기까지한다. 분명 먼저 접근한 쪽은 지훈인데 말이다.



아무튼 정음이 먼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이별선언을 했음에 망정이지, 만약 계속 사귀고 있었다면, 현경이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을 거다. 그리고 행여 지훈이 세경을 사랑한다고 했다면, 아마 세경이는 신애와 함께 길거리에 쫓겨났겠지. 그만큼 지훈이는 잘나고 또 잘났다. 겉모습만 보면.

그러나, 필자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정서적으로 결핍되어보였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지훈이다. 부잣집 아들에 의사라는 직업까지 갖춘 엘리트가 뭐가 불쌍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트콤은 언제나 황정음, 신세경 위주 스토리 전개였고, 하다못해 나머지 조연들도 각자 자신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서도 제일 잘나보이는 지훈에게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는 필자 기억으로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언제나 지훈은 정음과 세경이가 주축이 된 에피소드에만 주요 배역으로 나올 뿐이였다. 심지어 지훈의 아킬레스건인 폐쇄 공포증이나, 야멸차게 떠난 첫사랑편도 늘 항상 황정음과 함께 스토리를 진행시켰고, 그 목도리관련 에피소드와 이지훈의 과거 모습찾기에는 신세경이 있었다. 결국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 캐릭터는 이시대 여자들이 꿈꾸는 잘난 남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였던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지훈이가 그렇게 잘나가기까지의 과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아 이 사람이 이래서 성격이 까칠해졌구나, 이래서 엄마같은 사람이 그리웠구나, 이래서 책만 많이 읽었구나. 이 사람이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지, 한번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아픔은 겪었는지 어떻게 치열하게 공부해서 서울대 의대까지 갈 수 있었는지에 관한 건 알지 못했다. 그저 그는 겉만 보면 성격이 좀 까칠하고 외곬수인것만 흠인 신으로 불리운 엄친아일뿐 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위 'G세대'라고 불리는 엘리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시련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금메달따고 언론이 공개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아 집안환경이 그닥 좋지않았구나 발목부상으로 은퇴까지 생각했구나. 쇼트트랙 대표팀에 탈락하고 전향해서 7개월만에 금메달을 땄구나 그저 이런 류의 이야기만 접할 뿐이다. 그나마 이것도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지, 메달을 따지못한 선수들의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요즘들어서 금메달도 노메달도 소중하다면서 박수를 치긴치는데, 사람들의 관심은 누군가를 이겨서, 승자가 된 사람들일뿐이다. 금메달 딴 사람이나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하는 사람이나 피나게 노력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비록 그들이 흘린 땀의 차이는 있겠다만.

이미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G세대와 88만원 세대는 이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룰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다못해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반장,부반장이 될 권리마저 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만 주어진다.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1등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지금의 10대, 20대는 그래서 이들은 이 숨막히는 룰에 살아남아 G세대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친다. 이제 대학교에서 혼자 밥먹는 학생을 찾아보는건 어렵지 않다. 이제 그들에게 선후배 관계니 끈끈한 동료애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대학교다닐 때 얼마나 많은 스펙을 쌓아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그만이다. 결혼식 할 때 하객이 걱정되긴 하다만, 요즘은 돈으로 하객 친구까지 살 수 있다. 그나마 지붕킥 이지훈은 친구들이라도 있었고, 대학교 때 LP판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이라도 들을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 대학생들은 겉으로 웃고있어도,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압박에 시달린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신분의 사다리를 한계단 올라가는 것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것뿐이다.

결국 이들에게 동기니, 선배니 후배니, 다 그저 넘어트려야할 경쟁상대일뿐이다. 물론 진짜 절친한 친구들이 잘되면 내가 잘된것같이 기뻐하는 경우도 있다만, 일단 내가 잘되야 친구도 있고 후배도 있는거다. 지금같이 모두가 대기업, 공무원, 교사 등 원하는 직업이 한정되어있는 경우에는 특히 심하다. 그런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는 내 밑에 누군가가 있어야하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양보하면, 결국 내가 비정규직 근로자가 된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최고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거다. 뒤를 돌아볼 틈은 없다. 가끔 나보다 못한 스펙을 가진 애들이 안타깝고, 부모 잘못만나서 고생하면서 사는 동갑내기들이 불쌍하긴 한데, 그저 그 때뿐이다. 그저 그들에게 허락된 건 어떻게하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어떻게하면 일등 신랑감, 신붓감이 되나 그뿐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또 알지도 못한다. 그저 이시대의 낙오자이고, 불쌍한 애들뿐인거다.

지훈이는 정음이를 통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의 설움과, 그들의 취업난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갖췄지만, 자기 중심적 사고에 까칠한 성격까지 갖춘 전형적인 G세대 지훈이 사람다워진건, 지훈이와는 정반대의 인물 정음이를 만나고 나면서부터이다. 물론 지훈이와 같은 G세대가 보면 정말 반듯하게 살아온 인물이 아직 약지못해서 왠 시덥지 않은 여자애를 만나서, 똑같이 한심하게 흘려간다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겠다만, 결국 지훈이는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그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을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서 자신만이 아닌 뒤를 돌아볼 여유까지 생기게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지훈이 정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학교를 숨기고 싶어하는 서운대생의 비애를, 기합을 받아가면서 책을 팔아야함에도, 그저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이를 악물고 버터야하는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지훈이 세경을 알지 못했다면, 그저 그가 앞으로 이 시대의 진정한 주류가 되어,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인지, 동정의 차원인지, 아님 이미지 개선 차원인지, 표 의식때문인지, 그들 위주의 체제를 바꾸기 싫어서 그런지, 암튼 실제 세경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급식비 못내는 저소득층 자녀의 목에 급식카드를 걸어주고, 그저 기자들 데리고 가서 선물이나 주면서 그들과 기념촬영하다 오는 것뿐이다.




물론 실제 지훈이같은 잘난 남성들도 연애할 때는 정음이같은 여자애를 만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인지, 아님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든지, 결국 결혼할 때는 자기와 비슷한 조건의 여성을 찾더라. 그에 비해서 단지 한날 젊은날 불장난의 상대가 아닌 진심으로 정음을 사랑하여 그녀에게 반지를 들고 청혼까지 할려고했던 이지훈은 정음의 휴대폰에 저장되어있는 X자식이 아니라 정말 멋진 남자인셈이다. 그러나 우리 김피디는 끝까지 이지훈이라는 남자를 멋있게 그리지 못했다. 그저 그는 이 시대에서 최고 불쌍하다는 88만원세대 정음이와 저소득층 세경이를 구제하는 백마탄 왕자님이 아니라, 그저 그녀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얻고, 그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어장관리남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지훈은 어느 누구에게도 따뜻한 관심 못받은채, 평생 공부만 하다가, 그 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한채, 사랑의 결실도 이루지 못한채, 자신을 흠모하고 있던 자기네 집 이제 갓 20말 넘긴 고교 중퇴 식모와 저승으로 떠나버렸다. 어쩌면 젊은날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 다 버리고, 이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미친 척하고 이 피터지는 룰에서 혼자 살아남았더니, 기다리는 건, 이제까지 겪었던 룰보다 더 조여오는, 고차원의 정글이고, 그들이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겪은 외로움과 고통은 보듬어주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이니, 집안환경이니, 외모 등 겉모습으로만 그들을 평가하고 또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사랑이 아닌 외향상 조건만 보고 그와 비슷한 상대만 짝지워주면서, 서운대생,저소득층과는 또다른 계급을 만드려는 우리 주류 사회를 비꼬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고려대 경영학과를 자퇴한 김예슬의 말처럼 G세대도 88만원 세대도 남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던지 간에, 내가 그들의 위로 올라가야 잘 살 수 있다는, 이 시대가 낳은 피해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분의 사다리 맨 끝에 있었던 세경이 그나마 지금 20대들 중에서는 최고 지점에 있는 지훈에게 한 "내가 올라가면 내 밑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아서요" 대사는 가슴깊이 와닿는다. 결국 지금 G세대든, 88만원세대든, 그들 앞에 놓여있는 현실은 내가 이기나, 니가 이기나, 너가 이기면 나는 88만원세대,, 너가 내 밑을 깔아줘야 내가 G세대인셈이다. 그나저나 왜 김병욱 피디는 88만원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음을 차갑기만 한, 서울대 출신 의사선생님 지훈을 따스한 남자로 만든 연인이나, 제일 밑바닥에 있는 세경을 그의 운명으로 만들었는지, 왜 지훈은 그녀들과 있을 때 한층 멋있게 보이고, 그녀들에게 구제받은 캐릭터가 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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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재수시절 펑펑 놀다가, 내가 그 대학에 갈거라고 생각도 못한 서울 끝자락 대학에 합격하고, 필자는 대학에 안가겠다고 선언했다. 그 당시에는 그런 대학(?) 가봤자 가나 안가나 똑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 어머니가 그래도 대학은 꼭 가야한다고 하셨기에 망정이지.

애초부터 애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대학생활이 유쾌했을리는 없었다. 지금도 솔직히 말해서 학교간다는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 엄연히 말해서 학교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학우랍시고 같은 학교에서 숨쉬는 학생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봤자 필자도 그 학생일뿐이지만, 아무튼 200석도 채 안되는 도서관 열람석도 시험기간빼곤 다 채우지도못하면서(명문대 학생들은 평소에도 필자가 다니는 학교 몇 배나 되는 열람실 꽉꽉 채우더만) 학교 탓하는 학우들, 대학생다운 구석이 전혀 보이지않으면서 그저 치장이나 열중하고 명품가방을 덜레덜레 들고다니는 분들 보고 느낀 생각은 딱하나. 도대체 대학은 왜 왔나?




따지고 보면 그들이나 나나 불쌍한 존재다. 그나마 수시로 대박난 케이스아님 그래도 인서울 끝자락에 올 정도면 학교다닐 때 아주 뛰어난 학생은 아니라도, 공부 좀 했네 이 소리 들었던 친구들인데, 그 학교오자마자 희망이 몇 풀은 꺾었으니, 그들도 오죽하겠나. 그저 술이나 마시고, 외모 잘 가꿔서 학교 수업 땡치고 물 좋은 클럽가서 남자 하나 잘물자는 심정으로 사는거지. 뭐 필자의 학교에 그런 학생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가끔 정말 학구열에 불타고 열심히 사는 학우들도 있었다만(대체적으로 그런 학우들은 학교다닐 때는 별볼일 없어 보여도 끝내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더만) 하도 그런 류의 인간들을 질리도록 보아온지라 어쩌면 그저 가상 속 인물에 불과한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에 지나친 거부반응을 보였던거고.


아마, 그런 대학생답지(?)않은 대학생들이 그래도 대학이란 곳에 온건 대학에 나오지 않으면 그나마 최저생활도 보장되지 않고, 제대로 된 남자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제 대학교 진학률은 높디 높고, 지금 20대의 대다수가 전문대 포함 대학생이고, 대졸자도 즐비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들 대졸자다보니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지붕킥 황정음같이 서운대에 기본적인(?)스펙 하나 갖춰있지 않으면 중소기업에 취업은 커녕, 알바 두 탕 뚸도 감사하게 생각할 판국이다. 하지만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그럴 수록 대학을 나와야한다는게 우리네들 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생각이다. 대학에 가서 심도있는 학문 공부를 한다고. 그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구, 그저 지금 대학생들이 대학을 가는건 기본적인 스펙인 대학졸업장과 학점. 그리고 명문대 출신이면 가산점이 붙는 학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어떠한 학문에 대한 열정도 없이 너도나도 대학을 가는 판국에, 왠 명문대 경영학과 학생이 돌연 자퇴를 했단다. 그 학생이 다니고 있던 고대 경영학과라면 요즘 아무리 취업하기 어렵다고해도 영어잘하고 인턴 몇 번하고 공모전 몇 번 입상하면 대기업 취업이 다른 학교 학생보다는 유리하고,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회계사 준비해서, 대형 회계법인에 들어가거나, 그 자격증 이용해서 금융계 취업도 한결 쉬운데, 그 좋은 학교를 그만 다니시겠단다. 그저 필자같은 서운대 학생에게는 "쟨 왜 지 복을 지 발로 찬데" 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쇼킹한 뉴스다.



솔직히 말해서 김예슬인가, 그 학생이 너무 부럽다. 어떤 이들은 일종의 쇼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쇼든 진심이든 그 학생이 학교를 그만다니겠다는 의도 자체만으로도 그 학생은 깨어있는 지식인이다. 지금 이 세상이 지나친 경쟁의 룰로 짜여있고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닌 그저 기업 브로커, 자격증 학원으로 전락한 사실은 아는 젊은이들이면 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모두다 입을 꽉 다문채 그저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빛나는 G세대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88만원 세대는 안되기 위해서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며, 취업전쟁에 뛰어들 뿐이다. 다들 이 룰이 다소 공정치못하고, 너무 과한 것 아니나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나만 이 게임에서 승리하면되라는 심정으로 좋은 직장 볼북볼 게임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던 김예슬은 스스로 그 게임을 기권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아무리 똑똑해도, 자퇴생에게는 냉담한 이 사회와 겨뤄보겠단다. 어쩜 그녀가 고려대학교 내에서도 잘나가는 학생인터라 이런 모험을 할 여력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제 그녀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대학생이 아닌, 너무나도 모순된 이 대학사회에 조금이라도 자성을 줄 수 있는 선구자가 된 셈이다.

아마 그녀를 따라서 많은 대학생들이 자퇴를 하지 않는한, 자퇴생의 인생이 가시밭길인건 불보듯 뻔하다. 김예슬은 이미 자퇴선언으로 사회 유명인사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그녀의 활동 반경은 넒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자퇴가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이 지금 이 취업 제로섬 게임을 폐지까지는 아니라도 완화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깨어있는 양심이 되었는가가 관건이다. 물론 필자는 많은 대학생들이 겉으로는 철이 덜 든 것처럼 보이고 사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척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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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