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언니쓰’가 공전의 히트를 쳤을 때만해도 올해의 예능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차지인 줄 알았다. ‘언니쓰’만 놓고 보면 올 한해 대중문화 전반적으로 이 프로젝트 걸그룹 이상으로 파급 효과를 끼쳤던 콘텐츠는 드물었다. 시청률로는 10% 이상을 기록하는 SBS <다시쓰는 육아일기!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운 우리 새끼>)와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램이 재미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 그 이상의 파급력은 주지 못한다. 




하지만 ‘언니쓰’는 프로그램을 위해 조직한 프로젝트 걸그룹이라는 인식을 넘어, KBS <뮤직뱅크>를 통해 가진 ‘언니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무대에 대한 호응도 좋았고, 음원 성적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비록 시청률은 두 자리수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7.8%이라는 평일 예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수치를 받았고, 온라인상이 ‘언니쓰’로 들썩이던 올해 여름은 그야말로 ‘언니쓰’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언니쓰’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대폭락의 위기를 맞게 된다. 현재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청률은 지난 18일 방영분 기준으로 2.5%(닐슨코리아 기준)이다. 동시간대 방영하는 <미운 우리 새끼>의 압도적인 인기 탓으로 낮은 시청률에 대한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아니, 솔직하게 말을 해서 애초부터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다만,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하고 있는 유명 연예인들의 걸그룹 도전기가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것뿐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출연진의 구성은 좋은 편이다. 요즘 예능 대세로 꼽히는 김숙, 대세 여배우 라미란, 예능 베테랑 홍진경이 주축이 되어 프로그램을 이끈다. 한 때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했던 티파니가 SNS 상에 전범기를 올린 이후 곤욕스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빠른 후속 조치로 티파니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티파니 논란 이후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티파니의 전범기 논란 이전부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흔들리고 있었고, 다만 ‘티파니’라는 악재가 겹쳤을 뿐이다. 


만약에 티파니가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이끄는 핵심 멤버였다면, 티파니를 둘러싼 논란과 하차가 프로그램 존폐위기까지 거론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 였을 것이다. 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티파니의 영향력은 적었다. 이미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의 일원이고, 걸그룹이 되기 위해 다년간 트레이닝을 받아온 티파니에게 걸그룹으로 춤과 노래를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늘 해오던 익숙한 일이다. 걸그룹은 아니지만, 이미 래퍼로서 인정받은 제시 또한 걸그룹 변신에 대한 감흥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언니쓰’의 성공은 걸그룹이 정말 하고 싶었다던 민효린, <언니들의 슬램덩크> 아니었으면 평생 걸그룹과 인연없이 살았을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해 멋진 무대를 보여준 라미란, 김숙, 홍진경의 차지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라는 프로그램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닌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주목받은 ‘언니쓰’는 프로젝트의 대성공에도 불구, 이를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인지도 상승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언니쓰=언니들의 슬램덩크 그 자체로 받아 들었던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걸그룹으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관심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애초 ‘언니쓰’는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보여주고자 했던 멤버들의 꿈 중 하나 였을 뿐이다. 첫 번째 꿈 계주에 나선 김숙의 버스 운전 도전을 유보시키고, 2번째 프로젝트로 실행한 걸그룹 도전이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화려한 걸그룹과는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진 꿈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예능이다. 허나 여성 연예인들의 꿈과 도전을 다룬 프로그램으로서 무언가를 차곡차곡 보여주기 이전에 ‘언니쓰’로 너무나도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언니쓰’의 성공의 굴레에 갇혀 버린 비운의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여전히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고 있는 시청자들은 ‘언니쓰’ 이외에도 멤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도전으로 쏠쏠한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이 프로그램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낮은 시청률을 아쉬워한다. 그들의 말대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여전히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KBS 측에서도 폐지가 아닌 시즌2 제작으로 재정비를 꽤하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는 ‘언니쓰’의 엄청난 성공으로 딜레마에 빠진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현주소다. ‘언니쓰’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로 다시금 ‘언니쓰’의 옛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겠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에만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아닌 연예인들이 매번 강도높은 도전을 수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매번 ‘무한도전 가요제’ 등 멤버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굵직한 특집을 이어나가는 MBC <무한도전> 또한 가끔씩 쉬어가는 코너를 마련한다. 이는 ‘무한도전 가요제’, ‘토토가’ 등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무한도전>이란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과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무한도전>이 버라이어티 예능으로서 신뢰도와 브랜드를 구축하기 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이다. 황소와 힘겨루기에 들어갔던 <무모한 도전>에서부터 시작해서 도전의 영역을 차근히 밟았기 때문에 오늘날 무엇을 하던간에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무한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언니쓰’ 외에는 이렇다할 뭔가를 보여주지도 설득하지 못했던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여자 연예인들의 꿈과 도전을 계속 보여주어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내년 1월 시즌2로 재개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언니쓰’가 아니라도 멤버들의 꿈과 도전이 재미있을 수 있음을 설득하는 과정이 차근차근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그래야 ‘언니쓰’ 외에도 장점많은 이 프로그램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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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대충 만들어도 20%는 무조건 넘긴다는 KBS 주말 드라마라고 하지만, KBS 주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담보로 하는 만큼, 방송국 자체에서 신경써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전에 방영했던 KBS 주말 드라마가 그랬듯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역시 신구, 차인표, 라미란 등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호감도 모두 높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그리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방영 이전부터 극중 부부로 출연하는 차인표와 라미란을 앞세운 티저 영상을 적극 활용하며, 드라마 사전 광고를 톡톡히 한다. 




역시 예상대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이끌어나가는 하드캐리는 차인표와 라미란이다. 드라마 타이틀 순서는 이동건, 조윤희 다음이지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가장 밀고있는 대표 캐릭터들인만큼, 매회 박장대소, 눈물, 콧물 다 쏟게하는 이들의 명연기는 장안의 화제이다. 


그런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각각 배삼도, 복선녀 역을 맡은 차인표, 라미란 외에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극 중 인물이 또 한명 있다. 바로 성태평 역을 맡은 최원영이다. 맞춤 양복을 만드는 재단사들의 세계를 그리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한물 간 비운의 가수 성태평은 상당히 이질적이고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한다. 일단 극중 성태평의 캐릭터는 느슨하게 묶은 파마머리, 가죽 의상 즉,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을 연상시킨다. 그는 한 때 잘나갔던 락커였지만, 지금은 돈도 없고 가오도 없는 짠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오랜 고생 끝에 몸이 밴 찌질함이 특유의 넉살과 뻔뻔함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다. 




라미란이 맡은 복선녀가 남편 배삼도를 휘어잡는 걸크러쉬 면모를 보인다면, 성태평은 궁상 그 자체다. 한 달 월세 내기도 빠듯한 상황에 처한 성태평은 자존심은 이미 개에게 주어 버린 지 오래다. 현재 그의 최대 관심사는 양복점 처분으로 곧 빈집이 생길 것 같은 이만술(신구 분)의 2층 집에 저렴한 월세로 입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양복점 존폐 위기에 처한 '월계수 양복점' 사람들의 일에 시종일관 끼어들며, 내심 양복점을 팔았으면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습이 전혀 밉지 않다. 최원영이 맡은 성태평은 악역이 아니라, 드라마에 활력소를 불러일으키는 감초다. 그런데 그 인상이 너무나도 강해, 씬 스틸러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 이러다보니,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먹여 살린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그런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만 보인다. 메인 캐릭터로 이동진(이동건 분), 나연실(조윤희 분)이 등장하긴 하지만, 비중에 비해 이들의 존재감은 극히 미비하다. 오히려 이 두 등장 인물들이 전면으로 등장하면, 고구마 몇 개를 동시에 먹는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나마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이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사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에게만 집중되어있는 것을 보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향후 나아가야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믹하면서도 짠하고, 정감가는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차인표, 라미란, 최원영 이들의 맹활약이 있는 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주목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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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자신의 아내, 자식이 큰 일을 당했다는 데, 마치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초연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평소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대응을 보여주며, 쌍문동 동네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샀던 봉황당 최무성도 자식의 사고 앞에서는 아버지였고, 사람이었다. 





tvN <응답하라 1988>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보통 사람들은 알 턱이 없는 상류 계층의 특별한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1980년대를 살았던 다수의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중에서는 복권 당첨으로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된 김성균, 라미란 부부 같은 사람들도 있고, 최택(박보검 분)처럼 천재 바둑기사로 유명한 스타도 있지만,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부자들만 모여사는 동네로 이사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어려움을 함께 견뎌낸 동네 주민들과 오손도손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균, 라미란 부부는 졸부임에도 불구,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려 들기 보다, 오히려 살림살이가 팍팍한 이웃 주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은 쌍문동 동네 주민들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함께 사는 삶'을 보여 준다. 





웃을 때 함께 웃고, 울 때 함께 울고, 분노할 때 함께 분노할 줄 아는 쌍문동 사람들은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보통 사람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들은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따뜻한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 중 누군가가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하던 일도 마다하고 한걸음에 뛰어 나간다. '오지랖'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이웃을 걱정하는 쌍문동 동네 사람들에게는 '진심'이 있었다. 


지난 18일 방영한 13회에서, 아들 택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오보 기사를 접한 이후, 이성을 잃고 울분을 터트린 최무성에게도, 건강 검진 결과가 걱정되어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이일화의 곁에도, 항상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외에도 마치 내 일처럼 걱정해주고,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이웃들이 있었다. 





그들이 이웃 사람들이 받은 고통에 구구절절 공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남에게만 생기는 비극이 아닌,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아픔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자식 키우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으로서, 이웃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는 마치 내 일인 마냥 함께 걱정한다. 그리고 단순히 걱정하고 위로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고자 한다. 


매회 가족간의 사랑과 화합을 강조하는 드라마라고 하나, <응답하라 1988>은 누군가가 처한 고통과 아픔을 개인 혹은 가족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할 숙제로 풀어낸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은 가족 드라마이면서, 동시에 공동체를 지향하는 드라마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부제를 통해 아버지들의 애환을 극적으로 그려냈다고 하나, 결국 그들도 사람이었고,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에서 여기저기 벌어지는 일들을, 오롯이 개인이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극복해야할 사사로운 문제로 규정하기 보다, 그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귀 기울여주고, 다시는 그런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는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사람들이 보여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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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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