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한국 최고의 명문대에 진학하게 되어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이장일(임시완 분). 하지만 그것이 그간 15년간 자신을 그렇게 옮애왔던 피묻은 비극의 시초가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남자들의 우정, 야망, 배신을 다룬 정극답게, 요즘 드라마처럼 어머니들간의 이야기가 아닌, 자식 그리고 자기 자신을 끔찍이 생각한 나머지 인간이 지켜야할 도를 어긋나버린 아버지들이 정면에 나섰던 <적도의 남자> 2화입니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하지 말았어야할 살인을 저질러버린 장일 아버지 용배(이원종 분). 처음에는 어떻게든 김선우(이현우 분) 양아버지 경필(이대연 분)을 살릴려고 했으나, 자신의 우발적 살인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는 주인 진노식의 회유에 의해, 그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미 선우 양부는 죽었다고 판단, 진노식의 지시대로 선우 양부를 산에 암매장하려 했던 장일 아버지. 허나 이대로 선우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선우 양부가 기적적으로 깨어났고, 그냥 선우 양부를 살려둘 수 없었던 장일 아버지는 아예 선우 양부를 나무에 목을 매달아 버립니다. 

하지만 선우의 초등학교 동창 수미(박세영 분)의 아버지이자 선우와도 각별한 사이인 얼치기 박수무당 광춘(이재용 분)이 우연찮게 이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으나, 용배의 팔뚝의 상처 외에는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아버지의 자살을 믿을 수 없는 선우에게 찾아가 아버지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굿을 열자고 제안합니다. 

 


한 때 연극판에서 박수무당 연기를 신명나게 잘해서, 그 이후 눈치로 대강 맞추는 얼치기 박수무당에 불과한 광춘. 그러나 숨죽이면서 용배의 경필 살해사건을 지켜보고 한 때 연극한 경험이 있던터라 굿자리에서 너무나도 실감나게 당시 상황을 재현합니다. 자신이 저질렀던 똑같은 상황에 경악한 장일 아버지는 그 자리를 즉시 떠나게 되고, 선우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자꾸만 광춘을 추궁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장일은 기어코 원하던 한국대 법대에 진학하게 되고, 이제 진노식의 머슴살이에서 해방되어 조그마한 횟집을 운영하게된 장일 아버지의 가게에 찾아간 광춘. 그런데 얼마 전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똑같이 인두에 지진 흔적이 있는 용배의 팔뚝을 보고 그가 선우 양부를 죽인 범인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선우는 장일의 합격을 축하해주기 위해 횟집을 찾았고, 이 모습을 지켜본 광춘의 속은 더욱 애타게 됩니다. 

 


선우, 장일이 사는 동네로 이사온 첫날. 자신을 경계하는 장일의 야망서린 눈초리를 보고, 선우에게 장일과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한 광춘. 아무리 얼치기 박수무당이라고 하나, 눈치 하나로 밥먹고 사는 인물이다보니, 자신을 위해서라면 가장 친한 친구와 연인마저 배신할 수 있는 장일의 속내를 누구보다 잘 간파한거죠. 거기에다가 장일은 선우 아버지를 죽인 용의자의 아들이다보니 그 누구보다 선우를 친아들 이상으로 아끼는 광춘으로서는 선우와 장일의 끝내 파국으로 치닫을 우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구요. 

결국 광춘의 직감대로 검사가 되어 선우 양부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겠다는 우정은 어디가고  다음 회 예고에서 자신과 아버지 때문에 각목으로 선우의 머리를 내치면서 배신을 예고한 장일.  자기 잘 되라고 결국 친구 아버지까지 죽인 살인자의 아들로 낙인을 스스로 찍으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나갈 장일과 영문도 모른 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실명까지 당하면서까지 복수의 칼날을 겨눠야하는 선우.  두 어린 친구의 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라, 아버지들 간에 얽히고 설킨 잔인한 연결고리가 자식들의 발목을 잡는 것 같아 더욱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적도의 남자>가 마냥 어둡거나 침울하지 않은 것은, 당장이라도 tv속에 들어가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고 싶을 정도인 김영철과, 이원종. 그리고 진짜 신들렸다 싶을 정도로 경필의 죽음을 그대로 재현한 이재용의 소름끼치는 명불허전 연기와, 눈을 호강케하는 훈훈한 비주얼에 어린 나이에도 비교적 복잡하고 한이 설어있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이현우와 임시완의 공이 가장 크지요. 

또한 매회 예상치 못하지만, 개연성은 있는 반전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간이 갈 수록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다음주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첫회에서는 진노식이 선우의 친부일 가능성을 높게 제기하면서도, 정작 2회에 들어서는 선우의 친부는 진노식이 아니라, 한 때 진노식의 약혼녀를 사랑했던 문태주(정호빈 분)이 될 수도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과연 진짜 선우의 친아버지는 누구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킵니다. 

 


거기에다가 선우와 절친한 광춘이 선우의 아버지 진혼굿을 재현하면서, 이대로 진노식과 장일 아버지와 관련된 선우 양아버지 죽음이 허무하게 묻히지 않을 것이라는 복선을 제공한 김인영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솜씨가 남자들간의 복수극에 이어 치밀한 미스테리까지 가미된 극의 흥미도를 더욱 높여줍니다. 
 

워낙 쟁쟁한 수목 드라마 대전에 요근래 보기드문 묵직한 정극에 이승기, 하지원, 박유천 만한 스타파워가 없어서 7.7%로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한 <적도의 남자>. 하지만 과연 드라마를 표면적인 시청률로 재단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 엄태웅을 있게한 <부활>도 <내 이름은 김삼순> 때문에 한 자리 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좋은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잖아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김영철, 이재용, 이원종, 정호빈, 이대연 등 명품 중견 연기자들의 묵직한 힘과 이현우, 임시완 신예들의 열연. 그리고 복잡한 내용임에도 기막힌 반전과 질질 끌지 않는 개연성있는 전개로 보는 이들에게 깊이있는 재미를 안겨주는 스토리. 거기에다가 불과 몇 초 안되는 실명연기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엄포스님까지 출연하니, 다음주를 기대해봐도 괜찮을 듯 하네요. 무엇보다도 신들린 무당연기로 시청자들의 소름 돋게한 이재용의 명연기는 오랫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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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대한민국 30~40대의 비전을 나누기 위해서 임재범, 부활, 봄여름가을겨울, 포맨, 소울맨이 뭉쳤다.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윈저(WINSOR)의 광고의 일환으로 진행된 캠페인이었지만 대중들에게는 다시끔 자신의 인생과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돌아보게하는 좋은 노래를 만나게되었다는 나름 큰 문화적 혜택을 선사하였다. 

지난해 윈저의 광고모델 이병헌을 앞세워 '인프루이드' 라는 영화를 만들어 윈저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에는 배수빈과 이수경을 섭외해 한 청년의 꿈을 향한 전진과, 그 과정에서 얽힌 우정과 사랑 그리고 사람간의 신뢰를 다룬 작품 하나 만들었다. 

드라마 스토링 자체는 평범하지만 본인의 성공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향한 비전을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고자하는 후배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는 메시지가 참으로 인상깊게 다가왔다. 10월 2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HARE THE VISION(쉐어더비전) 콘서트에 참여한 가수들도 누군가에게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에 큰 공감을 느끼고, 그 어느 때보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비록 'SHARE THE VISION'이란 동명의 주제곡으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던 임재범은 개인 사정으로 콘서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대신 봄여름가을겨울, 부활, 소울맨, 포맨 등 'SHARE THE VISION' OST 참여 가수들이 뭉쳐 그날 찾아온 관객들에게 잊지못할 10월의 밤을 선사했다.

1986년 데뷔이래 대한민국 최초 퓨전밴드를 표방하여 지금까지 뮤지션으로 삶을 멋지게 그려나가고 있는 봄여름가을겨울,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함께 피쳐링하고 싶어하는 가수로서 감동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는 소울맨, '못해'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보이스 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포맨 모두 관객들을 열광시키는 큰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마지막에 등장했던 부활에게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평소 방송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과 인생의 가치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태원이 속해있는 그룹이기때문이다. 

실제 멀리서나마 실물로 접하게된 김태원은 묵직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의 영원한 친구인 기타를 메고 연주를 하던 김태원은 시종일관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노련한 기타리스트의 관록을 마음껏 뽐냈다. 현재 부활 보컬을 맡고 있는 정동하의 쉐어더비전 OST로 발표된 <가슴에 그리는 성> 노래가 끝나고, 관객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부활은 김태원뿐만 아니라 정동하, 서재혁, 채제민 모두 관객들의 배꼽을 빠지게하는 예능감과 수려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백미는 언어의 연금술사 김태원이었다. 

과거만 해도 이런 큰 행사에 '부활'과 같은 밴드가 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감회에 젖었던 김태원의 말 한마디에 관객석이 잠시 숙연해지기도 하였다. 맞는 말이다. 과거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록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부활이 결성되던 1986년과 1987년에는 부활을 비롯한 시나위, 백두산 등 우리나라 대중들이 가히 자랑할 만한 수준높은 록밴드들이 탄생하였지만, 보컬들의 이탈과 억압적인 사회분위기에 맞지않은 록에 대한 간접적인 탄압으로 김태원은 상당기간 힘든 세월을 보내야했다. 

손에 대지 말았어야할 것에 손을 대기도 하였고, 무대에서 기타를 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서 더욱 무기력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김태원은 좌절하지 않았고, 다시 재기의 끈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며 결국은 예능출연이라는 로커로서 자존심을 버린 선택을 취하게 되었다. "어떻게 로커가 예능에 출연할 수 있지?" 라는 그리 곱지않은 시선 속에서 김태원은 그 어느 누구보다 자신의 숨겨진 유머감각과 여러 세월을 통해 터특한 삶에 대한 인생의 지혜를 맛나게 잘 버부리면서 '국민할매'라는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의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 뒤로 부활의 활동마저 큰 탄력을 받게됨은 물론이고, 그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성공을 이루게 된다.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많은 청춘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던 '국민멘토'에 이어 최근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서는 난생처음 지휘를 하면서 바쁜 삶을 보내는 김태원이다. 그러나 그는 인기 예능인과 여러가지 일을 수행하면서도, 로커로서 공연 활동과 음악작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건, 현재 자신이 가장 잘나갈 때, 록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을 시기에 보다 많은 로커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한다면서 예전에 함께 했던 부활 보컬들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과거 부활의 '론니 나잇' 솔로곡 '천년의 사랑'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한동안 방송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박완규를 다시 끌어와 재기에 성공시킨 인물도 바로 김태원이었다. 자신의 성공에서 안주하지 않고, 보다 많은 후배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여러가지 기반을 손수 마련해준다는 점이 '쉐어더비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메시지와 너무나도 닮았다. 

지금 부활 김태원의 등장에 열띈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을 향해 김태원은 앞으로도 홍대에서 인디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이 '부활'을 보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선배 로커로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위대한탄생> 멘토를 맡아 한 때 자기처럼 어둠 속에서 방황하였던 백청강, 이태권, 손진영 등 여린 영혼들을 훌륭한 가수로 만들어내고, 대중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멀어진 왕년 보컬들을 다시 모아 다시끔 주목받게 하였던 김태원이다. 

김태원이 로커로서는 다소 치명적인 예능 출연에 임한 것도, 일단은 가족의 생계와 마음이 아픈 아들을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조금더 부활과 록 장르를 알리고자하는 절박한 목표가 있었다. 그 비전을 많은 이들과 공감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태원은 큰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희망전도사'로서 나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면 김태원처럼 할 수 있다는 비전을 많은 꿈나무들에게 널리 전파하는 삶을 살으면서 많은 청춘들의 멘토가 되었다.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으면서 보다 많은 영혼들을 위로하고자하는 김태원. 그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다. 거기에다가 꿈에도 그리던 그의 기타 연주를 공연장에서 라이브로 듣게 되었으니 그 감격은 더할 나위없이 크다.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온 나날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는 김태원이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가치 전도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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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몇 달 전 mbc 스페셜로 방영된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우연치 않게 추석 연휴 다시 보게되면서 여간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 쯤. 그 해는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 대한민국 가요계를 새로 쓰던 쟁쟁한 록밴드들이 위력을 떨치던 나날들이였습니다. 이제야 우리나라도 드디어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위대한 록밴드를 배출하나 싶었습니다. 실제 그 당시 록밴드의 인기는 어느 아이돌 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후 몇몇 보컬들을 제외하면 그들은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의 전설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 때 임재범과 함께 '아시아나'로 활동하면서 록의 본고장 영국에서 인정받았던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그 큰 덩치에 몇 십년의 소형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분식집에서 김치볶음밥으로 끼니를 떼워야했습니다.

하긴 <하이킥! 짧은 다리 역습>에서 그려내다시피 중산층의 도산이 이어지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빚더미에 쌓여 취업도 안되서 반년만에 고기를 먹는다면서 제대로 익지 않은 고기를 한꺼번에 몇 점 먹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소형차에 그나마 제대로된 식사를 먹으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가야합니다. 그러나 김도균은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로서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금자탑을 쌓은 인물입니다. 그런 그마저 여유가 없는 최소한의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김도균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 살기만을 고집하는 이들의 생활을 상상하니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록커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너무나도 고지식할 정도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고집합니다. 비록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한 이승철이나 김종서처럼 큰 주목과 돈을 거머쥘 수는 없겠지만, 한 때 음반 세션을 담당했던 시나위의 신대철처럼 밴드로서 쌓았던 유명세를 조금만 다른 곳으로 돌리면 어느정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로 삶을 꾸려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러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배고프고 돈 안되는 록으로 돌아오는 그들입니다. 임재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김도균과 '아시아나'를 결성하여 록의 중흥을 꿈꿨으나, 결국은 솔로로 전향하여 앨범 발매와 동시에 지금 <나는가수다>에 출연한 이후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록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록커로 비상하는 순간만을 꿈꾸며 연이은 도피행각을 벌인 끝에 결국 그는 록커라는 타이틀 대신 기인이라는 별명을 얻어야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랜 공백기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복귀 신호탄으로 <나는가수다> 무대에 섰을 때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록커이기 때문에 국가대표전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았고 방송 출연도 많지 않았던 그가 <나는가수다>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였습니다. 오랫동안 록커로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가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대중들 앞에 섰을 때 많은 대중들은 끊임없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이제 임재범도 조금씩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임재범의 활발한 행보는 후배인 박완규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부활 보컬에서 솔로로 전향하면서 '천년의 사랑'이라는 빅히트곡까지 내었지만, 그 뒤 박완규는 가요계에서 좀처럼 자리잡지 못한 채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가야했습니다. 그 사이 첫사랑 부인과 가슴아픈 이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임재범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돌 핑클의 '나우'를 리메이크하면서 대중음악과 타협을 이루고자 했던 김경호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에서 국민할매로 변신을 시도하는 김태원을 뜯어 말리던 박완규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박완규의 음악적 재기를 도와주고 했던 김태원의 손을 잡았고 그 뒤 조금씩 방송을 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박완규가 방송 출연을 활발히 시작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가수가 예능출연을 하면 음악을 갈고 닦아야하는 여유가 사라진다고 반대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는 임재범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하기 전에 임재범의 정체성과 신비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면서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을 반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랬던 박완규가 불연듯 김태원이 이끄는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 보컬 선생님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더니, 이제는 <나는가수다>에까지 출연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물론 출연 시기는 청춘합창단이 끝나는 무렵부터라고 합니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놓지 않았던 박완규가 변화한 계기는 뭘까요? 아마 아이들은 자라나는데 계속 자신의 고집만 부릴 수가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죠. 하지만 박완규는 굳이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지난 1년간 부활 김태원과의 합작 활동을 통해 다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한 때 성대결절으로 과거 최전성기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성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가수> 출연 제의가 왔으나 망설였습니다. 당시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김태원이 출연하는 남자의 자격과 동시간대에 방영되기도 하였지만 대중들의 평가로 인해 자칫 록커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앞선 박완규입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김태원과 함께 촬영했던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보면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나가수> 출연 제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힘들게 사는 형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후배 록커의 다짐이였습니다. 특히 이 록커의 가슴을 더욱 울린 것은 이제 나이가 들여 치열이 틀어져 있으면서도 살기 위해 기어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임재범의 한 마디였습니다. "나는 록이 좋다, 록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록이 잘 되기 위해서 죽으라고 하면 난 죽겠다. 나는 록으로 돌아갈 것이다". 결국 그 뒤로 박완규는 김태원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형님 전 이제 (록)을 위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 tvN의 러브송에서는 "(나가수)에 큰 칼을 들고 간다. 내 속살을 보여 구며 다 쓸어 버릴 것. 과거의 95%상태의 목상태를 만들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면서 박완규 나가수 출연에 대한 기대 자체를 더욱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김태원의 예능 출연을 만류했던 박완규였습니다. 이제서야 김태원이 예능에서 록커로서 카리스마를 벗고 국민할매라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하는지를,  왜 김태원을 비롯한 록을 하는 형들이 박완규 너도 변화해야한다는 그 말을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김태원은 망가졌지만 덕분에 부활은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되었고, 박완규를 포함 수많은 록커들이 다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또한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큰 히트를 친 덕분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대한민국 록커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록커로서의 삶을 지켜오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최근 임재범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강단에서 25일 첫 방송되는 MBC <바람에 실려> 촬영 일환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미니콘서트를 열어 큰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김태원은 난생처음으로 지휘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춘합창단>을 KBS '더 하모니' 본선 진출을 성공시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그저 임재범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당당히 나와서 대중들에게 훌륭한 노래를 선사해주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뿐입니다. 게다가 김경호에 이어 박완규까지 곧 <나가수>에서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90년대 대표적인 록의 지존들끼리의 선후배를 넘어선 불꽃튀는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한 때 록커로서의 삶만을 고집했던 이들이 보다 마음을 열고 우리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오는 만큼 부디 그들의 바람대로 록이 잘 되고, 록이 크게 살아 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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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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