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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나가수 출연 확정 박완규가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버리게한 김태원과 임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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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mbc 스페셜로 방영된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우연치 않게 추석 연휴 다시 보게되면서 여간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 쯤. 그 해는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 대한민국 가요계를 새로 쓰던 쟁쟁한 록밴드들이 위력을 떨치던 나날들이였습니다. 이제야 우리나라도 드디어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위대한 록밴드를 배출하나 싶었습니다. 실제 그 당시 록밴드의 인기는 어느 아이돌 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후 몇몇 보컬들을 제외하면 그들은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의 전설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 때 임재범과 함께 '아시아나'로 활동하면서 록의 본고장 영국에서 인정받았던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그 큰 덩치에 몇 십년의 소형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분식집에서 김치볶음밥으로 끼니를 떼워야했습니다.

하긴 <하이킥! 짧은 다리 역습>에서 그려내다시피 중산층의 도산이 이어지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빚더미에 쌓여 취업도 안되서 반년만에 고기를 먹는다면서 제대로 익지 않은 고기를 한꺼번에 몇 점 먹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소형차에 그나마 제대로된 식사를 먹으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가야합니다. 그러나 김도균은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로서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금자탑을 쌓은 인물입니다. 그런 그마저 여유가 없는 최소한의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김도균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 살기만을 고집하는 이들의 생활을 상상하니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록커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너무나도 고지식할 정도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고집합니다. 비록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한 이승철이나 김종서처럼 큰 주목과 돈을 거머쥘 수는 없겠지만, 한 때 음반 세션을 담당했던 시나위의 신대철처럼 밴드로서 쌓았던 유명세를 조금만 다른 곳으로 돌리면 어느정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로 삶을 꾸려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러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배고프고 돈 안되는 록으로 돌아오는 그들입니다. 임재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김도균과 '아시아나'를 결성하여 록의 중흥을 꿈꿨으나, 결국은 솔로로 전향하여 앨범 발매와 동시에 지금 <나는가수다>에 출연한 이후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록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록커로 비상하는 순간만을 꿈꾸며 연이은 도피행각을 벌인 끝에 결국 그는 록커라는 타이틀 대신 기인이라는 별명을 얻어야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랜 공백기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복귀 신호탄으로 <나는가수다> 무대에 섰을 때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록커이기 때문에 국가대표전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았고 방송 출연도 많지 않았던 그가 <나는가수다>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였습니다. 오랫동안 록커로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가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대중들 앞에 섰을 때 많은 대중들은 끊임없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이제 임재범도 조금씩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임재범의 활발한 행보는 후배인 박완규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부활 보컬에서 솔로로 전향하면서 '천년의 사랑'이라는 빅히트곡까지 내었지만, 그 뒤 박완규는 가요계에서 좀처럼 자리잡지 못한 채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가야했습니다. 그 사이 첫사랑 부인과 가슴아픈 이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임재범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돌 핑클의 '나우'를 리메이크하면서 대중음악과 타협을 이루고자 했던 김경호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에서 국민할매로 변신을 시도하는 김태원을 뜯어 말리던 박완규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박완규의 음악적 재기를 도와주고 했던 김태원의 손을 잡았고 그 뒤 조금씩 방송을 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박완규가 방송 출연을 활발히 시작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가수가 예능출연을 하면 음악을 갈고 닦아야하는 여유가 사라진다고 반대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는 임재범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하기 전에 임재범의 정체성과 신비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면서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을 반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랬던 박완규가 불연듯 김태원이 이끄는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 보컬 선생님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더니, 이제는 <나는가수다>에까지 출연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물론 출연 시기는 청춘합창단이 끝나는 무렵부터라고 합니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놓지 않았던 박완규가 변화한 계기는 뭘까요? 아마 아이들은 자라나는데 계속 자신의 고집만 부릴 수가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죠. 하지만 박완규는 굳이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지난 1년간 부활 김태원과의 합작 활동을 통해 다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한 때 성대결절으로 과거 최전성기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성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가수> 출연 제의가 왔으나 망설였습니다. 당시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김태원이 출연하는 남자의 자격과 동시간대에 방영되기도 하였지만 대중들의 평가로 인해 자칫 록커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앞선 박완규입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김태원과 함께 촬영했던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보면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나가수> 출연 제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힘들게 사는 형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후배 록커의 다짐이였습니다. 특히 이 록커의 가슴을 더욱 울린 것은 이제 나이가 들여 치열이 틀어져 있으면서도 살기 위해 기어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임재범의 한 마디였습니다. "나는 록이 좋다, 록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록이 잘 되기 위해서 죽으라고 하면 난 죽겠다. 나는 록으로 돌아갈 것이다". 결국 그 뒤로 박완규는 김태원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형님 전 이제 (록)을 위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 tvN의 러브송에서는 "(나가수)에 큰 칼을 들고 간다. 내 속살을 보여 구며 다 쓸어 버릴 것. 과거의 95%상태의 목상태를 만들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면서 박완규 나가수 출연에 대한 기대 자체를 더욱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김태원의 예능 출연을 만류했던 박완규였습니다. 이제서야 김태원이 예능에서 록커로서 카리스마를 벗고 국민할매라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하는지를,  왜 김태원을 비롯한 록을 하는 형들이 박완규 너도 변화해야한다는 그 말을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김태원은 망가졌지만 덕분에 부활은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되었고, 박완규를 포함 수많은 록커들이 다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또한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큰 히트를 친 덕분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대한민국 록커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록커로서의 삶을 지켜오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최근 임재범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강단에서 25일 첫 방송되는 MBC <바람에 실려> 촬영 일환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미니콘서트를 열어 큰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김태원은 난생처음으로 지휘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춘합창단>을 KBS '더 하모니' 본선 진출을 성공시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그저 임재범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당당히 나와서 대중들에게 훌륭한 노래를 선사해주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뿐입니다. 게다가 김경호에 이어 박완규까지 곧 <나가수>에서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90년대 대표적인 록의 지존들끼리의 선후배를 넘어선 불꽃튀는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한 때 록커로서의 삶만을 고집했던 이들이 보다 마음을 열고 우리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오는 만큼 부디 그들의 바람대로 록이 잘 되고, 록이 크게 살아 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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