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사극답게 뿌리깊은 나무에는 주연인 세종 이도, 겸사복 강채윤, 궁녀 소이 못지 않은 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묘하게도 <뿌리깊은 나무>에서 극 중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인물들 중에 장혁과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 많다.  이도의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 때부터 충성스러운 심복이었던 조말생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강채윤 역할을 맡고 있는 장혁의 연기를 가르쳤다고 화제를 모은 이재용이 맡았고, 반촌의 백정이자 집현전 학사들의 죽음의 검안을 맡게되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주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심종수와 함께 가장 유력한 정기준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가리온은 역시나 장혁이 출연했던 <마이더스>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던 명품 배우 윤제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은 단연 세종의 충성스러운 심복이자 조선 제일검 무휼 조진웅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등 각종 영화를 통해 실력을 쌓은 이후 작년 <추노>를 통해 수많은 대중들에게 조진웅 이름 석자를 알린 그는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서 시종일관 세종 이도를 지키는 무사로서 그의 연기 인생 중 최고의 피크점을 찍고 있다. 그 역시나 장혁이 다시 한번 정상에 우뚝서게한 <추노>에 나왔고, 그 인연으로 장혁이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뿌리깊은나무>에서 세종을 호위하는 충성스러운 무사 무휼역으로 조진웅을 강력하게 추천했다고 전해지니 이야말로 깊은 우정이 아닐 수 없다. 


장혁과 친분있는 사람들이 대거 총출동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 자체가 수많은 연예인의 매니저먼트를 맡고 있는 싸이더스HQ에서 제작을 맡았기 때문에 장혁을 비롯하여 싸이더스HQ 소속 배우들이 맹활약을 거듭하고 있다. 특별 출연 격으로 4회까지 출연하였고, 20일 6회 회상분에도 등장한 청년 이도 송중기, 그리고 강채윤의 절친한 동지 초탁으로 출연하는 김기방, 정기준을 도와 집현전 학사들을 살해하는 잔인한 무사 윤평의 이수혁, 집현전의 트러블 메이커(?) 성삼문의 현우, 곧 죽게되는 집현전 학사 역에 류승수, 심지어 현재는 싸이더스HQ 소속은 아니지만, 한 때 차태현 전 매니저로서 장혁과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신승환이 출연하여 극에 깨알같은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이 정도면 세종이 거느리는 남자들이 아니라 장혁의 남자들(?)이라고 부를 만도 하고, 왜 자꾸만 원작에도 없는 강채윤이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 이도에 버금가는 중심으로 몰아가는지 짐작이 될 만도 하다. 

그 뒤를 이어 또 하나 장혁과 인연(?)있는 또 하나의 비중있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 역시나 최근 장혁의 소속사이자 <뿌리깊은나무> 제작사인 싸이더스HQ와 계약하고 활발히 연기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배우 한상진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겉으로는 세종을 도와 집현전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세종의 측근을 연이어 살해하면서 이도의 목을 죄이고자하는 밀본의 핵심세력인 심종수이다. 

한상진이 맡은 심종수의 본격적인 등장은 6회였지만, 실제 한상진은 5회에서 얼굴을 가린 채 목소리로만 출연하였다. 역시나 반촌의 노비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은 밀본을 도우는 세력 도담댁(송옥순 분)에게 윤필을 납치하라고 명령하였던 것이다. 제작진으로서는 과연 그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하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나름 보안을 철저히 유지했다고하나(?) 안타깝게도 이미 영특한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목소리로만으로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6회에는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상당히 김이 빠진 모양새이다. 

분명 심종수는 <뿌리깊은 나무> 홈페이지에서 집현전 학사이고, 무예는 조선 제일검 무휼 다음이고 학식도 뛰어난 온화한 학자로서 수많은 유생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알고보면 잔인한 면이 많다라고 소개되어있다. 사실 실상은 잔인한 면이 있다는 면에서, '아 심종수가 알고보니 밀본의 스파이겠구나'하는 예측은 들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심종수의 정체가 제작진들에 의해서 쉽게 밝혀질 줄은 몰랐다. 

실제 19일 5회 분에서 얼굴을 가린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전파를 탄 이후, 네티즌들은 목소리만 듣고도 분명 한상진임을 확신하였지만, 그가 과연 정기준인지 아님 정기준이 주도하는 밀본의 핵심세력일 뿐인지까지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심종수가 정기준으로 확신하는 이들은 심종수가 집현전에서도 학식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대여섯명의 명나라 상인의 군단 정도는 쉽게 제압할 정도로 뛰어난 무예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선이란 나라에서 왕 세종 다음으로 이만큼 뛰어난인물은 정기준밖에 없다는 점을 든다. 또한 한상진이 과거 <이산>의 홍국영으로 주목받고 제작사 싸이더스HQ에서도 나름 인지도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봤을 때 결코 만만치않은 비중으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심종수는 인물도 좋은 편이고, 조만간 재상의 자리에 오른다고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에 가담한 인물을 차례차례 제거할 정도로 집현전 내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다행이도(?) 그는 자신들을 상징하는 밀이라는 글자를 어쩌다가 꿰맞춰도 불구하고 그게 왜 자기네들을 상징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하였다. 그 의문의 글자는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한 8명의 학사도 다 모르는 내용이고, 오로지 세종과 그 글자를 만든 윤필을 비록한 몇몇 학자만 알고 있었다, 지금은 누구나 다 하는 한글이지만 그 당시는 만드는 이들끼리의 비밀 암호로만 유용하게 쓰인 셈이다. 

역시나 세종은 곤구망기를 보자마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경기를 일으켰다. 심종수를 포함, 심지어 한글을 만드는데 알게모르게 관여했던 성삼문과 박팽년도 머리를 쥐어짜도 모르는 그 글자를 세종은 단박에 알았다. 흡사 명탐정 코난을 보는 듯한 대단한 두뇌이다. 그런데 <뿌리깊은나무>는 원작이 추리수사 장르인만큼 세종 못지 않게 머리가 아닌 검을 쓰는 무사 무휼 또한 상당한 추리력을 가지고 있다. 

무휼은 처음부터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강채윤의 수상한 칼에 맞은 흔적을 보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것은 즉슨 자신의 도흔이었기 때문이다. 연일 강채윤을 예의주시하던 무휼은 결국 그가 20여년전 "아버지를 죽인 왕을 죽이겠다고" 발악을 하던 한짓골 똘복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재빨리 위기에 처한 세종을 구해내고 강채윤이 한짓골 똘복임을 알린다. 보통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10회가 넘어야 겨우 알려줄까 말까한 중요한 단서들이 유독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초반에 다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러가다 가면 갈수록 맥빠진 전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처음부터 세종 이도의 손바닥 안에서 굴러가는 이야기이다. 애초에 세종이 굳이 의욕만 앞섰지 실질적인 수사는 못하고 삽질만 하다 끝낼 것 같다는 강채윤을 주요 수사관에 임명한 것도, 강채윤을 미끼로  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예상 외로 강채윤이 똘똘해서 그 점에 놀라면서도 세종 측에서는 강채윤이 밀본이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강채윤은 학사 허담의 죽음이 주상술임을 단박에 알아차렸고, 그도 역시 주상술을 구사할 줄을 안다. 다 왕 이도를 죽이기 위해 무휼보다 한 수 위인 이방지(우현 분)에게 열심히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도 또한 강채윤이 자기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리고 강채윤이 대놓고 곤구망기를 떠들고 다녀도 그를 제재하거나 제거하려고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냅둔다. 아버지 이방원과 달리 자기 때문에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심지어 자신의 최대정적 정기준마저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려는 성품을 가진 세종이라 가능한 일이지만, 언제 자신의 목을 겨눌지 모르는 강채윤을 살려두는 이도의 베포 또한 대단하다.

 


허나 이도가 강채윤을 가만히 냅두는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단편적으로 보자면 세종 이도는 똘복 강채윤 아버지의 죽음에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세종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똘복 아버지가 죽었고, 그것은 이도의 마음 속에 깊은 빚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세종은 단순히 정으로만 움직이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어떻게든 이도는 강채윤과 말로서 오해를 풀고, 그를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포옹력이 넓은 리더이다. 그런데 둘 간의 깊은 오해를 해결하기 이전에 가장 중요한 사건을 해결해야만한다. 또한 이미 이도와 강채윤은 사건의 해결이 끝나고 함께 술한잔 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현재 강채윤은 집현전 학사를 죽인 윤평을 쫓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아버지 죽음도 그렇지만 어느 한 곳에 필이 꽃이면 "감히 한짓골 똘복을 어떻게 보고" 하면서 죽자사자 달려드는 인간이 바로 강채윤이다. 게다가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야지 그토록 기다렸던 아버지의 웬수를 갚을 수 있다. 아마 강채윤이 이도의 목숨을 노리는 날은 그 때이지, 서둘러 이도를 제거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꾸만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 들 수록 강채윤은 자신처럼 세종이라면 이를 갈고있는 밀본의 실체에 가까이 갈 것이다. 세종은 바로 그 점을 노릴 수도 있다. 

게다가 세종과 윤필 간의 비밀암호를 아는 이는 세종과 윤필. 그리고 누구보다 세종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린다는 소이. 그리고 세종이 대놓고 알려줘서 그 때서야 무릎을 탁 치는 정인지이다. 그리고 그 후 세종은 태종 때부터 밀본에 관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지만 현재 통치방법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조말생과 협력하고, 그 다음 똘복 강채윤을 이용하여 결국 본인 스스로가 정기준과 정면 대결을 펼칠 것이다. 자꾸만 최측근 궁녀 소이가 전하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려도, 조선의 모든 잘못은 내 잘못이라고 울부짖을 정도로 직접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기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고자하는 세종을 클로즈업하는 전개를 봤을 때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당연한 결과다. 
 

현재 <뿌리깊은 나무>에서 어느 배우가 정기준을 맡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흘려간 정황으로서는 심종수가 정기준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하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는 척하면서 뒤로 더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자하는 <뿌리깊은 나무>의 정황을 봤을 때, 심종수 역시 그의 진짜 실체를 더욱 궁금케만드는 일종의 미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설사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심종수=정기준이라고 해도 도대체 왕을 위협하는 세력이 누구나하면서 막판에야 적의 정체가 밝혀지는 추리극이 아니라 그 정체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서로 쫓고 쫓기는 정면대결을 펼치고자하는 <뿌리깊은 나무>에는 그렇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듯 하다. 오히려 막판에 심종수가 정기준이다, 아니다를 궁금해하면서 더 큰 반전과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게 한다.



그런데 만약에 진짜 심종수가 정기준이라면 구태어 홈페이지에 정기준이란 인물을 비밀로 포장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과연 <뿌리깊은 나무> 제작진은 정기준이란 인물을 기밀로 처리하면서, 정기준으로 지목받고 있는 심종수의 수상한 정체를 일찍 그것도 미씸적게 드러내면서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집현전의 학사의 죽음의 사인을 정확히 검안하면서 도적놈에게 부모를 잃었다면서 뭔가 이상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가리온의 정체는 뭘까? 캐면 캘 수록 의심쩍은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 더욱 궁금케만드는 <뿌리깊은 나무>이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오해다"라고 변명하지 않고 모든 것은 내 탓이라고 절규하는 군주 세종의 면모를 세심하게 캐치한 한석규의 명품 연기는 21C 대한민국을 살고있는 시청자들에게 정기준이 과연 누구나하는 것보다 더 큰 깨달음과 흥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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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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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연출자 장태유PD 연출, <대장금>,<히트>,<선덕여왕> 김영현 작가, 16년만에 드라마로 컴백하는 배우 한석규, <추노>, <마이더스>의 장혁. 제작진, 연기자 이름만 들어도 <뿌리깊은 나무>는 이미 예견된 히트작이었다. 하지만 요즘 연출과 작가의 필력, 연기력 등 모든 성공요소를 다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만 안겨준 드라마가 수도 없기 많기 때문에 <뿌리깊은 나무> 또한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선덕여왕>의 김영현 작가는 달랐다. 기존 정사와는 다른 접근으로 나가면서도 풍부하면서도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는 필력을 가진 김영현 작가가 새로 도전한 인물은 바로 이도 세종대왕. 국민들이 좋아하는 만원 화폐에 계신 분으로, 대한민국 왕조 최고의 성군이자 한글 창제자이신 대왕. 그러나 수많은 국민들이 존경하는 위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인간 이도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세종대왕하면 근엄하고, 오로지 백성들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으로 똘똘 뭉친 어진 왕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세종대왕은 세계 어느 위대한 황제와 견줘봐도 정치, 군사, 경제 등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천재였다. 그래서 김영현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를 공동으로 집필한 박상연 작가는 "세종대왕은 알면 알 수록 정말 위대한 분이시다"라고 극찬을 하였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더 위대한 이유는, 바로 지도자로서 유독 백성을 위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앞으로 백성들이 지도층에 맞서 새로운 권력을 만들 수 있는 '문자'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세종이 그저그런 왕이었다면, 기존 세력에 대항하기 때문에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킬 문자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충녕'이 아닌 '양녕','효령'이 되었다면 21C 현재에도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한자를 사용하면서, 인터넷에 댓글 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살 뻔 했다. 물론 세종대왕처럼 비범한 지도자가 작정을 하고 '한글'에 버금가는 문자를 만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단순히 '한자'라는 글자가 글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도층과 피지배층의 격차와 지도층이 앞으로도 글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백성들을 상대로 권세를 펼칠 수 있는 굉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종은 '한글'을 만들려 하였던 것이고, 지배층은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자. 설상가상으로 관료를 등용하는 과거 시험에 '한자'가 아닌 새로운 글자인 '한글'로 본다면, 법제적으로는 양반이 아니라 일반 상민도 볼 수 있으니 양반들이 그렇게 유지하고픈 신분제도마저 무너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지배층들은 한글이 도입된 이후에도 과거시험만큼은 유려한 '한문'으로 보게 했다. '한자'가 '한글'보다 더 수준있고 지식의 척도를 잘 말해준다는 이유로. 지금도 그 지식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수단이 '한자'에서 '영어'로 바꿨을 뿐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나누는 문자 기준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수많은 가족들이 기러기 가족과 막대한 외화유출을 감수하고 외국으로 떠나고, 대학생들은 오직 영어 관련 자격시험 고득점에 목을 멘다. 그래도 지금은 누구나 쓸 수 있는 '한글'이 있어서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이 막 왕에 즉위할 당시에는 일반 백성들은 간단한 상소문조차 쓸 수 없었다. 아니, 아예 읽지 못해서 목숨까지 잃는 봉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부지기수 였다. 

아마 강채윤(장혁 분)이 똘복이로 살았을 시절 그의 아버지도 조금 모자라긴 하였지만 만약에 문자를 읽을 수 있었다면  세종(송중기 분)이 장인을 위해서 보냈으나 이미 누군가에 의해서 조작된 밀지를 곧이 곧대로 충녕의 장인이자 어르신 심온 대감에게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밀지로 인해 심온 영감이 화를 당하고, 역시 똘복의 아버지 또한 밀지를 전달했다는 죄 하나만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그 때부터 똘복은 이 모든게 다 이도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면서 분노를 표하고, 결국 이도 앞에서 반드시 왕을 죽이겠다고 선언한다. 그 때부터 똘복은 아버지를 죽이게한 웬수 이도를 죽이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간다. 그리고 강채윤으로 변신한 똘복은 기어코 궁에 입성 이도를 죽을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다루면서, 그 당시 '한글'로 큰 혜택을 보게될 백성들 즉 강채윤 같은 노비 출신들이 당시에는 이 새로운 문자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의 생각은 그 당시 피지배층은 한글 창제에 대해서 마냥 설레면서 박수치지는 않았을 것 같단다. 오히려 그들은 왕이 왜 굳이 새로운 문자를 만드는데 힘을 쏟는가라는 의문을 품을 법도 하다. 그 문자 덕에 그들의 후손들도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지배층의 반열에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당시 피지배층들에게 '한글'이라는 문자는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할 듯 하다. 그래서 작가는 강채윤을 통해 당시 막 처음으로 '한글'이란 문자를 접한 백성들이 한글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결국 세종과 연합하여 한글을 반대하는 지배세력과 싸워나갔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단다. 그래서 초반부 글을 몰라 억울하게 죽은 강채윤의 아버지와 그 모든 분노를 이도에게 몰고간 강채윤을 그러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진심으로 백성들을 사랑하는 왕 '이도'의 진심을 알고 시종일관 왕을 노리는 세력들과의 다툼에서 왕을 보호할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단순히 세종대왕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 이도와 한글 창제 과정에 있었던 숨막히는 에피소드를 재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가 아닌 듯 하다. 어질고 품위있는 왕과는 차원이 다른, 저잣거리에서나 들릴법한 속어를 궁중에서 사용하고, 농경사회 조선에서 육식을 좋아하고, 가끔은 신경질도 잘내는 그역시 인간에 불과한 이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군주'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가진 약점을 슬기롭게 조절할 줄 알았고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백성을 이해하고자 하였고, 그래서 당대 백성들뿐만 아니라, 평민, 노비의 후손마저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래서 이도가 인간으로서 가진 모든 약점이 커버되면서, 600년이 지난 이후에도 대한민국 왕조 역사상 흠잡을 데 없는 최고 성군으로 추앙받는 것이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또한 의도치않게 대통령을 뽑는 대선 이후 빅매치라는 서울시장 보궐 선거도 치뤄야 한다. 특히사 서울 시장은 대선으로 나가는 발판이기 때문에 서울시민이 아니라도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법도 하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다 '한글'도 읽을 줄 알고, 어느 정도 배웠기 때문에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는 지도자를 직접 선출할 자격이 있다. 과거 세종과 강채윤이 살았던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획기적인 변화이다. 비록 백성들을 사랑했지만, 아직까지 역사적 사료로 판단해보면 전형적인 군주의 틀에 머물렀던 세종 또한 백성들이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는'혁명'까지는 원했을 것 같지는 않은 듯 하다. 오히려 세종은 칼로서 자신의 권력을 정

당화한 아버지 태조 이방원과 달리, 새로운 문자를 창조하여 백성들을 자기의 편으로 끌

인후 더 많은 지배층을 무력화시키고자하는 의도로 까지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만든 '한글'은 보다 많은 조선민들을 이롭게 하였고, 보다 자유롭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세종의 한글 창제 이유이자, 그토록 이도를 죽이고픈 강채윤이 결국은 세종에게 진심으로 머리숙어 항복한 이유다. 첫 도입부만 봐도 뭔가 큰 메시지를 내포하는 굉장한 드라마 하나 탄생할 기세다. 요근래동안 이처럼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하는 드라마는 실로 오랜만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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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반기 최고 기대작 SBS <뿌리깊은 나무>의 실체가 공개되었습니다. 박신양, 문근영 주연의 <바람의 화원> 원작자로 유명한 어정명의 또다른 소설 <뿌리깊은 나무>와 동명으로 지은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 김영현, 박상연 드림팀과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연출로 자칭 '박신양 전문 PD'로 유명한 장태유 PD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탄탄한 연출진 못지 않게 배우진도 화려합니다. 16년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한석규, <추노>, <마이더스> 장혁, 그리고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신세경이 캐스팅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화제가 되는 작품인만큼 많은 취재진들이 모였던 뜨거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역시 가장 많은 스포라이트를 받았던 인물은 단연, 16년만에 복귀하는 한석규와 빼어난 미모로 시선을 끈 신세경이었습니다.  특히 신세경은 고혹적인 미모에 많은 남성들을 설레게 하였던 그녀의 글래머스한 몸매를 강조하는 미니 드레스로 더더욱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드라마 소개를 잠깐 해보자면, <뿌리깊은 나무>는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성군이라고 불리는 세종대왕 이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원작 소설은 1492년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를 하면서 생기는 미스터리한 연쇄사건을 밝혀내는 추리극 위주였으나, 이번 드라마는 추리적 요소를 약화시키는 대신 각각 펼쳐지는 연쇄살인사건을 통해 세종의 업적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으로 묘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종대왕 이도는 박상연 작가가 "비현실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다"라고  평할 정도로 영민하고 나라의 아버지로서 백성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들이 똑똑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시 기득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만들었던 군주였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과연 당시 백성들은 자신들을 위해 글자를 만들려는 세종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왜 왕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야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글을 창제하려는 왕과 연합하여 어떻게 대항 세력과 싸워나가는지는 보여주고자하는 것이 <뿌리깊은 나무>의 기본 토대입니다.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보았던 세종은  어여쁜 백성들을 위해 친히 한글을 만들고자 하신 성군의 이미지만 떠오릅니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 속 이도는 전형적인 천재형 캐릭터이지만, 실상은 굉장히 성질도 급하고 다혈질이고 궁궐에서도 거침없는 민중들이나 쓰는 언어를 구사하는 위엄한 군주의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인간 이도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완벽하기보다 결점이 많은 이도일지도 몰라도, 그럼에도 세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입니다. 과거 아바마마 태종 이방원이 저지른 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조선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차지하면서도, 오히려 기득권의 입장에 서기보다 민초를 더욱 생각했던 이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21C형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드라마를 넘어 인간이자 왕인 이도를 통하여 진정 국민들을 위한 지도자의 자세를 곰곰이 생각해보게할 만한 대단한 작품이 탄생할 조짐입니다. 



거기에다가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등 탄탄한 연출력로 맡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었던 장태유PD와 역시 <대장금>,<서동요>,<히트>,<선덕여왕> 등 제목만 봐도 가슴이 뛰는 명작들을 집필했던 김영현 작가가 의기투합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요즘 볼 것없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완성도 높은 탄탄한 대작 하나 나올 듯 합니다. 거기에다가 이미 연기에 대해서는 평가의 기준을 넘어버린 명배우 한석규와  <추노>, <마이더스>에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장혁의 연기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그리고 <뿌리깊은 나무>에서 유일하게 인간 이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한글 창제 과정에서도 많은 활약이 예고되는 궁녀 '소이' 역할을 맡은 신세경이 <지붕뚫고 하이킥> 청순 식모 세경을 넘어 이 드라마로 진정한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슈퍼스타K3> 시사회에 이어 이번 <뿌리깊은 나무> 제작발표회로서 2번이나 접한 신세경은 볼 때마다 참 아름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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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